육군 취사병이 군대 요리 노하우를 책으로 펴내 화제다.
육군은 13일 바쁜 부대 생활 중에도 후임병을 위해 취사병 근무 매뉴얼을 펴낸 제8기계화보병사단 정보통신대대 우승한(23) 병장의 사연을 소개했다.
우 병장이 지난 3월 완성한 ‘신입 취사병 길라잡이’엔 부대찌개를 맛있게 끓이는 법부터 식당 위생관리법까지 군대 취사병이 익혀야 할 팁이 담겨 있다.
길라잡이에서 우 병장은 “부대찌개의 경우 재료를 넣을 때마다 센 불과 중불 사이를 오가는 불 조절이 중요하며, 소시지와 햄은 너무 오래 끓이면 터질 수 있기 때문에 중간쯤에 넣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오징어무국을 끓일 때는 오징어를 넣고 국을 자주 저어주어야 한다. 많은 양의 국을 끓이다 보면, 오징어가 솥바닥에 가라앉아 눌러 붙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우 병장의 신입 취사병 길라잡이에는 메뉴별 조리법뿐 아니라 위생관리, 식자재 수령·관리, 폐식용유 반납 등 취사병의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방법이 담겼다.
우 병장이 신입 취사병 길라잡이를 쓰기 시작한 것은 상병 시절인 작년 10월이다.
군에는 취사병을 위한 ‘표준 조리 지침서’가 있다. 하지만 우 병장은 조리 양이 많은 군대요리에는 나름의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동안 익힌 자기만의 비법을 후임병들에게 전수하기로 했다.
우 병장이 신입 취사병 길라잡이로 후임병을 교육한다는 사실은 소문을 타고 사단 사령부까지 전파됐다. 사단 사령부는 신입 취사병 길라잡이를 책자로 만들어 예하 부대 식당에서 활용하도록 했다.
우 병장은 호텔 주방장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적부터 요리사의 꿈을 키워왔다. 영남대 식품영양학과를 다니다가 입대한 그는 이달 말 전역해서 대구에 식당을 차릴 계획이다.
우 병장은 “내가 만든 음식을 전우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며 “군대 음식은 맛이 없다고들 하지만 취사병의 정성을 담으면 어머니의 손맛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