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대표.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101/art_15465029489734_47d292.jpg)
[FETV=김수민 기자]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의 창업주인 김정주 NXC 대표가 회사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알려지면서, 게임 업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김 대표의 넥슨 매각 결정 이유로는 '공짜주식' 논란으로 인한 장시간 송사에 따른 피로감과 게임에 대한 부정적 여론 등이 주된 이유로 손꼽히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정주 NXC 대표는 자신과 부인 유정현 NXC 감사, 개인회사인 와이즈키즈가 보유한 지분 전량(98.64%)을 매물로 내놨다. 이번 김 대표의 지분매각은 전혀 예고되지 않은 일종의 폭탄선언이란 점에서 충격과 파장은 엄청나다.
김대표가 매각하려는 NXC는 일본 상장법인 넥슨의 최대주주(47.98%)이고, 넥슨은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넥슨코리아가 다시 넥슨네트웍스, 네오플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2일 종가 기준 넥슨의 시가총액은 1조2626억엔(13조원)으로 NXC 보유 지분 가치만 6조원 수준이다. NXC가 따로 보유한 유럽 가상화폐거래소 비트스탬프, 고급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 등의 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전체 매각 가격은 10조원에 달하리라는 예상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왜일까? 게임업계에서 잘나가는 김 대표가 갑작스럽게 NXC 지분 매각이란 카드를 뽑아들었을까. 자신과 부인 등 일가가 보유한 지분 전량 매각은 사실상 게임업계를 떠나겠다는 김 대표의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김 대표의 이번 매각 결정은 ‘진경준 전 검사장 공짜주식 사건’을 겪으면서 심신이 지친 점이 주된 이유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대표는 지난 2005년 대학 동창인 진 전 검사장에게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매입할 대금 등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당시 김 대표는 진 전 검사장에게 넥슨의 비상장 주식 약 4억2500만원 규모를 공짜로 준 혐의로 지난 2년간 검찰 조사와 재판을 받아왔다.
이후 김 대표는 지난해 5월 '추상적이고 막연한 기대감만으로는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무죄가 확정됐다. 다만 진 전 검사장은 대한항공 측이 처남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게 하고, 공직자 재산 공개 과정에서 차명 계좌를 이용한 점 등이 유죄로 인정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진 검사장은 곧바로 재상고 했지만, 4개월 만에 상고를 취하하면서 징역 4년이 확정된 바 있다.
이와 함께 넥슨의 기업 평가가 최대치를 기록한 시점에서 매각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넥슨은 국내 기업업계의 1위로 자리매김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다. 그러나 자회사 네오플의 중국 매출을 제외하면 한국과 일본 시장에선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테디셀러인 PC게임들이 안정적인 매출을 견인하고 있으나, 모바일게임에선 확고한 기반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에 인수합병(M&A)의 전문가로 알려진 김 대표가 적절한 시점에서 넥슨의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국내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도 이유로 든다. 국내 게임산업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확률형 아이템 등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를 받아왔다. 이에 김 대표가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이번 매각 결정까지 이르게 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NXC 측은 김 대표가 평소에도 적절한 게임 규제는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며 규제에 지쳐 매각을 추진한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