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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삼성물산 오세철號, 악재 뚫고 수익성 개선

매출 만년 2위 건설부문…원가 쇼크에도 영업익 ‘1위’ 전망
양호한 현금흐름에 현금성자산 2조 넘어…순차입금도 ‘감소’

[FETV=김진태 기자] 건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3분기 마진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체간 불필요한 출혈 경쟁은 피하고 수익성 중심의 사업 전략을 펼치는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의 남다른 경영기법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상사부문보다 매출이 적은 건설부문이 마진을 높이며 기업의 대들보 역할을 하면서 삼성물산의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호조세를 기록하는 모양새다. 삼성물산의 현금성자산만 2조원을 넘겼다. 또 순차입금도 제로(0)에 가깝게 축소하면서 사실상 무차입 경영에 돌입했다는 게 삼성물산을 바라보는 건설전문가의 시각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올 2분기 매출 10조8190억원, 영업이익 5560억원을 올렸다. 이중 매출에선 상사가 5조4150억원을 기록했다. 또 영업이익 부문에선 건설이 1550억원으로 각각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건설부문이 매출은 적었지만, 수익적인 면에서 상사보다 더 큰 역할을 한 셈이다.

 

건설부문이 상사보다 매출이 적은 상황에서도 마진을 높일 수 있었던 배경으로 오 사장의 탁월한 경영 안목을 꼽는다. 건설은 수주산업이라 특성상 경쟁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사업성이 좋은 사업지이면서도 출혈경쟁을 피하면서 높은 마진을 거둘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올해만 2건의 수의계약을 성사시키며 1조원 가까운 수주고를 올렸다. 삼성물산은 지난 2월 12일 방배6구역 재건축(공사비 3696억원)을 시작으로 다음달인 17일 이촌코오롱 리모델링(공사비 4476억원)까지 수의계약을 수주를 따냈다.

 

삼성물산은 또 공공재개발 최대어로 불리는 흑석2구역(공사비 5700억원)에 대한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돼 수주가 가시화된 상황이다. 흑석2구역까지 품는다면 삼성물산은 수의계약으로만 1조원이 넘는 수주를 올리는 셈이다. 오 사장의 선구안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동작구 인근 4만5229㎡ 부지에 지하 7~지상 49층, 총 1216가구 규모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공동 시행자로 나서는 공공재개발 1호 사업지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눈에 띄는 것은 최근 원자재 가격이 올라 타 경쟁사의 경우 마진이 줄어서다. 삼성물산은 건설에 사용되는 주요 원자재 중 하나인 철근을 올 2분기 기준 톤(t)당 103만8350원에 사들였다. 지난 2020년 말 기준 t당 철근 가격이 66만7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2년 만에 55.6%나 오른 셈이다.

 

실제로 올 시공능력평가에서 5단계 뛰어오른 DL이앤씨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2%(2603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도 각각 27%, 57.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원가 비용이 늘어난 탓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의 수익성 개선은 3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물산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2%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의 매출 1위인 상사부문의 영업이익은 11.6%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단순 수치만 비교하면 건설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이 상사부문보다 3배가량 더 늘어난다는 평가다.

 

다만 기저 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지난해 3분기 올린 영업이익은 건설부문보다 상사부문이 더 많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건설부문의 상승폭이 크다는 시각에서다. 지난해 3분기 삼성물산의 영업이익은 1410억원, 건설부문은 13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대조적인 실적을 나타냈다.

 

삼성물산이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흐름도 양호한 모양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지난 2019년 말 기준 1조원대를 밑돌았다가 2020년과 2021년 1조원대로 회복했다. 올해엔 2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예상되는 삼성물산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조2495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삼성물산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1조1957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1년만에 2배 가까운 현금을 더 벌어들이는 셈이다. 삼성물산이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이 많아지면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증가 추세다. 삼성물산의 올 2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873억원이다. 지난 2018년 이후 꾸준히 2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현금흐름이 좋아지면서 차입금도 제로에 가까워지고 있다. 최근 금리가 치솟으면서 삼성물산이 이자부용 비담을 줄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물산의 순차입금은 2020년 6200억원에서 2021년 3460억원으로 절반가량 줄었고 올해엔 480억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6000억원이 넘었던 순차입금이 2년 만에 6000억원 가까이 줄어드는 셈이다. 삼성물산이 사실상 무차입 경영에 들어갔다는 평가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