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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겐 질 수 없다”...토스·카카오페이증권 ‘플랫폼’ 싸움

MTS 고도화는 같지만, 토스 '개인' vs 카카오페이 '법인' 집중

 

[FETV=성우창 기자]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이 플랫폼 기반 간편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MTS 고도화에 대한 두 회사의 서로 다른 사업 방향과 함께 조직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이색 경력이 눈길을 끌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최근 사전예약자를 대상으로 MTS 서비스를 개시, 마찬가지로 핀테크 기반 간편 MTS를 먼저 출시했던 토스증권의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주 고객층인 MZ세대(2030세대)들에게 친숙한 모바일 핀테크 플랫폼을 통해 편리한 주식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한다. 토스증권은 현재 400만명이 넘는 고객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으며, 기존 증권사들도 초보 투자자를 겨냥한 간편 증권앱을 선보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

 

80년대생 증권사 대표이사인 박재민 토스증권 대표는 경력도 남다르다. 카이스트(KAIST) 컴퓨터과학 학사 및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하고 삼일PwC 컨설팅 컨설턴트, 쿠팡 마켓플레이스 사업부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7년부터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사업총괄 이사가 됐으며, 지난해부터 토스증권 대표직을 맡고 있다.

 

증권업계 경력이 없는 박 대표는 철저히 소비자의 눈으로 서비스를 평가한다는 것이 강점이라는 평이다. 따라서 주식 입문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환경과 경험(UI·UX)을 최적화했다. 환전 절차 등으로 복잡했던 해외 주식 투자는 별도 준비 없이 손쉽게 가능하도록 개발했으며 국내·해외투자를 앱 하나에 통합하고 외신 기사를 인공지능으로 실시간 번역해 제공한다. 앞으로도 타 증권사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에 못지않도록 캔들 차트를 추가하고 종목에 대한 제공 정보를 늘리는 등 기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또한 박 대표는 주식거래중개(브로커리지)만이 아니라 자산관리(WM)로 향후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안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로보 어드바이저 기반 WM 서비스를 개발 중이며, 투자성향 분석부터 포트폴리오 구성법까지 모두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많은 브로커리지 고객층을 차후 선보일 WM 서비스 고객으로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각 증권사에서 활약했던 여러 인재가 분야 별로 소속돼 충분히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사업 방향은 향후 WM 영역에 집중하겠다는 것 외 어떤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어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앱을 통해 펀드 상품만 판매하던 카카오페이증권도 최근 사전예약자 위주로 MTS 기능을 오픈했다. 토스증권처럼 카카오페이 앱 내에 주식매매 기능을 구현했으며, 초보 투자자가 접근하기 쉽도록 간편하게 디자인된 UI·UX와 한데 통합된 해외주식 투자 기능이 특징이다. 향후 HTS 출시 예정은 없는 만큼 MTS 기능은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카카오페이증권은 오랜 기간 증권업계에서 활약했던 김대홍 대표와 IT·금융 플랫폼 전반에 이해가 깊은 이승효 대표의 공동 체제가 내정됐다.

 

김 대표는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후 동원증권에 입사, 이후 미래에셋증권 설립준비위원·온라인사업팀장·온라인비즈니스본부장·용산타워지점장·콘텐츠개발본부장 등을 거친 베테랑 증권맨이다. 이후 2019년 카카오페이증권 태스크포스(TF) 총괄 부사장으로 부임한 후 2020년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카카오페이증권 출범 및 시장 안착을 이끌었으며, 기업 경영과 개인금융 서비스 부문(리테일)을 총괄해 카카오페이증권의 채널을 카카오페이로 일원화하는 플랫폼 전략을 구축했다.

 

이 대표는 미국 카네기멜런 대학교에서 전자·컴퓨터 공학 학사 및 e비즈니스 기술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오라클·페이팔 등 유명 기업의 프로덕트매니저를 지냈다. 이후 2014년 국내로 넘어와 삼성전자 서비스전략 부장을, 2018년부터 카카오페이 프로덕트 총괄 부사장(CPO)을 지내다가 올해부터 공동 대표에 올랐다. 김 대표가 깔아놓은 기반을 고도화하고 최신 기술을 접목시키는 등 플랫폼에 최적화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리테일 WM 강화와 더불어 향후 법인영업인 홀세일 부문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홀세일은 증권사가 자산운용사 등에 리서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주식 및 채권 주문을 받아와 수수료를 챙기는 영업 방식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최근 이를 위해 법인영업본부 조직을 재정비했으며, 그 과정에서 다수 인력이 퇴사하는 등 내부적인 의견차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투자자 고객이 많았던 키움증권이 투자금융(IB)과 홀세일 강화 등을 통한 성공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MTS 고객들은 한번 정한 플랫폼을 그대로 계속 이용하는 경향이 있기에 400만명을 확보한 토스증권이 유리하지만, 워낙 '카카오'라는 플랫폼이 탄탄한 카카오페이증권의 잠재력도 무시할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