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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사도 올라탄 '메타버스'...대세 플랫폼은 어디

제페토·이프랜드·세컨드블록이 주류...NH투자증권. 자체 개발


[FETV=성우창 기자] 국내 금융투자사들이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서비스 플랫폼에 활용에 매진하고 있다.

 

대다수 금투사들이 '제페토'·'이프랜드(ifland)'·'세컨드블록(2ndblock)' 등 기존 플랫폼을 이용하는 가운데 NH투자증권은 자체 개발 플랫폼 출시로 관심을 끌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교보증권·유진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직접 지점을 설립해 가상세계에서도 고객들을 맞고 있다. 제페토는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Z가 개발했으며, 글로벌 이용자 수만 2억5000만명에 달한다. 특히 주 이용자 층 연령대가 10대인만큼 미래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미래에셋증권·교보증권이 각각 지난 8월, 10월에 대학생 서포터즈 행사를 진행했다.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대학생 세대들에 증권사가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제페토 내에서 실제 지점과 흡사한 가상 지점을 구현한 후 발대식·시상식 등을 개최했다. 향후 제페토 지점을 통해 더 많은 고객들에 계좌 개설, 상품 교육 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임을 밝혔다. 특히 교보증권은 지난달 제페토 지점에서 임직원을 대상 미션게임 등 놀이행사를 진행,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임직원을 위한 소통과 화합의 장으로도 활용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달 문화특화 자산관리(WM) 센터 '챔피언스라운지'의 메타버스 지점을 오픈했다. 실제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챔피언스라운지 금융센터를 제페토에 그대로 구현한 것이다. 1층은 문화예술 전시와 콘퍼런스 공간으로 활용하며 앞으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유진투자증권에 재직 중인 발달장애인 디자이너 직원의 작업물을 전시하고 있어, 자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홍보 효과도 나타났다.

 

삼성계열 금투사는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SK텔레콤의 '이프랜드'를 선택했다. 올해 7월 누적 가입자 300만명이 넘은 기존 플랫폼 '점프 버추얼 밋업'을 기반으로 MZ세대의 니즈에 맞춘 서비스 기능을 대폭 강화한 플랫폼이다. 직관적인 유저 인터페이스(UI)와 강화된 소셜기능 등으로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사용성을 높이는데 주력한다.

 

삼성증권은 지난 8월 이프랜드에서 올해 2분기 우수 본부·지점 시상식을 진행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시상식을 진행한 업계 첫 사례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재훈 채널영업부문장을 비롯해 삼성증권 임원 및 지점장 30여 명이 시상식에 참석했다. 삼성자산운용은 메타버스 시장 전망 및 관련 펀드에 관한 웹세미나를 이프랜드에서 진행, 120명이 참관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쳤다.

 

한화투자증권은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드블록'과 만났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로 유명한 두나무가 개발한 플랫폼으로 지난달 말 서비스를 시작했다. 젊은 세대 뿐 아니라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까지 타겟을 잡았으며, 두나무가 블록체인 관련 회사로 유명한만큼 향후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을 도입해 더욱 정교한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이 목표다.

 

한화투자증권은 세컨드블록 내 부스를 마련하고 오는 3일까지 채용설명회를 진행한다. 회사 소개 및 선배사원 합격 후기 등 콘텐츠를 공유하며, 1대 1 직무상담·채용절차 상담을 지원한다. 현업 선배들이 직접 상담자로 참여하며 질의응답 시간도 가진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직접 인삿말을 전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대면 접촉이 어려워 가상현실을 이용한 비대면 행사를 기획했다"며 "비교적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들을 고려해 소통 창구로도 활용할 목적"이라고 말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제페토·이프랜드·세컨드블록 모두 금융투자 목적으로 만들어진 플랫폼이 아니기에 가상 지점 체험, 사진 및 그림 전시 등 간단한 콘텐츠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몇몇 증권사의 지점 건물에는 딜링룸 같은 코스피·코스닥 지수 현황판이 있었지만 실시간 수치가 반영되지 않은 단순 이미지에 불과하다. 행사가 없는 평상시에는 방문자가 거의 없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NH투자증권은 최근 업계 처음으로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NH투자증권 메타버스'를 개발·출시했다. 사내 MZ세대 직원들이 주도한 기획이며, 고객과 고객간의 소통이 가능한 투자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목표다.

 

플랫폼에는 NH투자증권의 사옥 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됐다. 가상 공간에 마련된 키오스크에서 실제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과 연동한 다양한 서비스가 이뤄진다. 160만 구독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와 공동 제작한 강의 영상 시청도 가능하다. 앞으로도 투자 관련 콘텐츠뿐 아니라 인공지능(AI) 투자 상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 접목도 검토·추진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하고 HTS·MTS마저 흡수한 또다른 투자 생태계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른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메타버스 자체를 10대들이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MZ세대 이상 미래세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