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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FETV-이사람]"투명하고 신뢰받는 공제산업 구축에 최선"…박종화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장

치열한 후보 경쟁 속 최종 낙점...지난달 3일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 공식 출범
87만대 사업용 차량 가입된 택시공제 등 6개 공제조합 관리‧ 감독 역할 수행
사고 보상부터 민원 서비스 선진화 및 불투명한 재무건전성 제고 등 과제산적
박 원장 "투명성 확보 등 제도권내 공제산업 초석 마련 위해 최선을 다할 것"
국토부 비롯 손보업계 "업무 능력은 물론 성품까지" 최적임자 호평 '기대고조'

 

[FETV=오세정 기자] “튼튼한 구조 속에서 소비자들이 피해를 받지 않는 서비스가 가장 중요합니다. 안정된 공제산업과 소비자들이 만족하는 보상서비스라는 두 개의 축이 저희가 계속 끌고 나가야할 목표가 될 것입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격언이 있다. 좋은 시작 하나 만으로 100점 만점의 50점은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만큼 모든 일에는 ‘시작’과 ‘처음’이 중요하다. 어떤 일을 할 때는 첫날의 ‘계획’이, 사람 간의 관계에서는 ‘첫인상’이 이러한 ‘시작’에 해당할 것이다.

 

이같이 중요한 시작점에 서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올해 9월 출범한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이하 진흥원)의 초대 원장인 박종화 원장이다.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은 지난달 3일 공식 출범식을 통해 그 존재와 시작을 알렸다. "튼튼한 공제, 신뢰받는 보상서비스"란 슬로건에는 진흥원의 당찬 포부가 담겨져있다.

 

진흥원은 앞으로 택시‧‧버스‧화물차‧렌터카 등 사업용 차량 87만대가 가입한 6개 공제조합의 ‘눈’과 ‘손’이 돼 공제산업을 통합 관리‧감독하게 될 예정이다. 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공제산업 규모는 약 1조4700억원이다. 이 처럼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는 진흥원의 첫 수장을 맡게 된 박종화 원장을 만나 그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초대 원장으로 선임된 박 원장은 손해보험협회에서 자동차보험부문장 등을 역임하며 자동차보험 스페셜리스트로 명성이 높다. 박 원장이 손보업계와 인연이 닿은 것은 벌써 만 30년 전의 일이다.

 

출판사에서 편집요원으로 일하던 그는 1988년 사보 담당자로 손해보험협회에 입사했다. 그는 18년 동안 홍보 업무를 맡아 일했고, 이후 보험업무·기획조사·경영지원부장, 선임상무 및 자동차보험부문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손보협회내 최초로 전 부서를 관할한 그야말로 '베테랑'이다.

 

박 원장은 “홍보 부서에서 일하면서 쌓은 역량이 이후 다른 업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됐다”며 “홍보 업무 자체가 산업구조를 전반적으로 폭 넓게 이해해야 하는 만큼 당시의 경험이 자산이 됐다”고 했다.

 

그는 업계에서 쌓은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3년 임기 동안 진흥원의 초석을 다지는 데 공헌하겠다며 강조했다. 그는 “업계에서 일하면서 성공했던 경험뿐 아니라 실패했던 사례들을 통해 쌓인 생각과 노하우들을 최대한 끌어내겠다”면서 “진흥원 내 전문 인력, 공제 분야 전문가들과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이를 종합해 최적의 답안을 제시하는 것이 원장으로서의 역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흥원은 국토교통부가 자동차보험을 관리하기 위한 전문적인 기관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법적근거를 마련해 설립한 산하 기관이다. 이 기관은 6개 공제조합의 사고 피해자 보상서비스 향상과 연간 공제금액(보험금)이 1조5000억원에 이르는 공제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검사‧지원 업무를 중점 수행한다.

 

박 원장은 “공제조합은 택시나 버스 등 산업용 차량이다보니까 운행횟수가 많고 시간도 길다, 여기에 비례해 사고률과 민원률도 높은 편”이라며 “금융감독원이 총괄 관리하는 일반 자동차사고와 달리 공제는 그동안 국토부에서 담당하면서 인력 부족은 물론 전문성 미흡으로 심도있는 관리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괄적이고 전문적으로 공제를 관리하고 소비자 민원 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기관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진흥원이 설립됐다”며 “진흥원은 기획관리부, 공제감독부, 연구지원부로 구성됐고, 20여명 규모다. 실무 직원들도 손해보험협회와 손해보험사 등에서 자동차보험 보상과 관련한 근무경험이 많은 인재들을 추려 배치했다”고 밝혔다.

 

진흥원이 제1의 선결과제로 꼽는 것은 ‘사고 보상 서비스의 선진화’다. 박 원장은 “다원화된 민원채널을 일원화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면서 “신속하고 체계적인 민원관리 시스템 구축을 통해 불편과 불만을 최소화하고, 소비자 만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 첫 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민원 발생률 감축 및 소비자 만족 제고를 위해서 진흥원은 ▲교통안전공단 ‘자동차공제민원센터’의 업무 이관 ▲공제분쟁조정위원회 조정 효력 강화 ▲사고접수 통합콜센터 구축 ▲보상·민원절차 안내서비스 ▲야간·휴일 지불보증 등의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진흥원은 ‘공제조합의 재무건전성 및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한 역할도 수행한다. 우선 재무 건전성 제고를 위해 매달 공제 재무현황 통계자료를 취합·검토하고 공제조합 역량에 맞는 건전성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진흥원 고유의 정보교화시스템을 구축해 민원자료 공유, 보험사기 방지 등의 업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제조합 경영공시 ▲경영실태 ▲공제분담금 조정절차 개선 ▲인력운영 효율화 ▲보상만족도 모니터링 평가 등 상시 점검체계를 갖출 방침이다.

 

이와 관련, 그는 “한 기업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려면 재무적으로 안정돼야 하고, 투명하게 균형을 가지고 경영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이런 부분을 들여다볼 것”이라며 “공제와 협력해서 공제산업이 금융이라는 제도권 안에 들어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업무들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등 관련 법령 개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정부와 업계 등과 많은 협의를 거쳐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진흥원은 앞으로 공제산업의 주효한 역할을 하게 되지만 그 설립까지의 과정이 짧지만은 않았다. 공제조합의 반대로 부침을 겪으며 2년이라는 오랜 기간의 논의 끝에 합의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 대해 박 원장은 “업을 영위하는 조합에게는 감독기관이 생긴다는 게 비용이나 심적인 부분에서 아무래도 부담이 됐을 것 같다”면서도 “조합에서도 공제산업이 금융의 한 축으로 들어와야 하고, 이를 통해 일반 보험회사에 준하는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제조합은 감독하고 제재를 가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협력해 나갈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진흥원은 공제의 개선할 부분에 대한 면밀한 조사·연구를 바탕으로 산업이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율적으로 개선이 되지 않을 경우에 최후의 수단으로써 감독과 규제가 필요한 것으로, 진흥원은 최적의 방향을 모색하고 제시하는 조력자이자 파트너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진흥원 운영 방향과 목표에 대해 그는 대화 내내 온화한 미소로 대답하던 것과 달리 야심찬 눈빛으로 답해 나갔다.

 

박 원장은 “3개 부서, 20명 정도의 규모로 시작하지만 3개 본부에 20개 부서라는 개념으로 직원 하나하나를 멀티플레이어로 만들어 공제산업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고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흥원이 공제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추적 기관으로 발돋움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손보업계내에서 그를 표현한 수식어들이 다수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현재 손보업계내에서는 지난 9월 그가 내로라하는 경쟁자들을 제치고 초대 진흥원장으로 선임된 것을 두고 사자성어를 빌려 '낭중지추(囊中之錐)' 라고 표현한다.  그의 탁월한 업무능력과  훌륭한 성품을 빗댄 의미다. 게다가 행운도 따랐다.

 

전직 대형 손해보험사의 대표이사는 “솔직히 국토부가 정부 산하 기관이라는 점에서 민간 출신인 박종화 상무가 초대원장이 될지 사실 반신 반의했으나, 그의 업무능력과 훌륭한 성품 등을 감안했을 때 최적임자란 평가에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며 “심지어 모 손해보험협회장은 손보사 사장단 모임에서 그를 임원으로 승진시켜 줄 것을 현장에서 바로 제언하는 등 그에 대한 신뢰를 아끼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초대 원장 인선을 둘러싸고 금융당국, 공제, 손보사, 유관기관 임원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20명 넘게 지원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 중에서 그가 초대원장으로 선임됐다는 건 그 만큼 흡결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가 진흥원을 제대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