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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FETV-이사람]'청각장애' 딛고 바리스타에 점장까지...스타벅스코리아 권순미 점장

2살때 고열로 청각 상실...역경 불구 긍정적인 마인드로 극복
청각장애에도 불구 부단한 노력끝에 점장 승격에 합격 '최초'
스타벅스 코리아 장애인 직원에도 동등한 인사평가 "고마워"
점장이란 막중한 직책에 책임감...한편으론 성취감과 보람도

 

[FETV=박민지 기자] “지난 봄에 국무총리상을 받고 어머니한테 상장을 보여드렸어요. 어머니가 한참동안 상장을 만지시며 기뻐하시던 모습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국내 최초 청각장애 바리스타로, 세계적인 브랜드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의 점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주목받는 인물이 있다. 바로 스타벅스 코리아 최초의 청각 장애인으로 점장 자리에 오른 권순미(38·여) 씨가 그 주인공이다.

 

권 점장은 지난 2011년 스타벅스 코리아의 장애인 공채 1기로 입사해 청각 장애라는 어려움을 딛고 2015년 12월 부점장으로 승격한 이후 2년만에 점장 승격 평가에서 최종 합격했다. 

 

스타벅스 코리아에서 장애인 사원들 사이에서 '롤모델'로 평가받는 그는 현재 송파아이파크점을 총괄, 책임지고 있다.

 

특히 청각장애라는 어려움을 안고 있음에도 점장이란 자리에 오르면서 지난 4월 12일 개최된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 장애인 근로자 유공자로 국무총리 표창까지 받았다.

 

그의 청각장애는 후천적이었다. 그는 두살되던 해 극심한 고열로 인해 청신경 손상을 입었다.  이로 인해 그는 2급 중증 청각장애 판정을 받았다. 청각장애가 오면서 보청기를 착용해도 주변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생활을 하는데 힘겨웠지만, 상대방의 입 모양을 통해 대화하는 등 소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7년 전만해도 그에게 있어 스타벅스의 점장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자리였다. 과연 어느 정도의 노력을 쏟았을까. 어떤 노력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의 점장 자리에 올랐을까. 

 

지난 6일 스타벅스 송파 아이파크점에서 권 점장을 만나 그의 고난과 희망 그리고 성공 비결을 들어봤다.

 

그는 한때 사회복지학과를 전공해 사회복지사를 꿈꿨다. 그러던 중 우연히 2011년에 스타벅스에서 바리스타를 모집한다는 취업 공고가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물론 그는 커피를 좋아하고 관심도 많다. 이에 '한번 바리스타에 도전해보자!'라는 각오로 스타벅스에 입사 지원서를 제출했고,  당당히 스타벅스의 일원이 됐다.

 

입사 직후부터 적지않은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동료들은 물론이거니와 매우 중요한 고객과의 의사 소통도도 생각 만큼 원활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그는 불철주야. 즉 밤낮으로 구화를 연습했고, 커피 물을 내리는 훈련을 거듭했다. 손끝에 물집이 생길 정도로 지독히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바리스타를 위한 실기뿐만 아니라 이론 공부도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그는 바리스타→슈퍼바이저→부점장→점장 순으로 승진하기까지 7년이 걸렸다. 그에게 7년은 인내의 기간이었다. 과정 과정이 힘겨웠고,이에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이 요구시됐다.

 

그러나 그는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했다고 한다. 그의 성공비결 중 하나다. 긍정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익숙치 않은 업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던 노력을 첫번째 성공 비결로 꼽았다.

 

권 점장은 자신의 장애를 고객에게 표시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고객이 불편하게 느낄 경우 제대로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고객이 커피를 주문할때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낭패를 경험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란다. 

 

권 점장은 “그럴 때마다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시 한번 말씀해달라고 요청하면서 고객과 눈을 마주치고 자신있게 응대해 최상의 커피를 제공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권 점장의 역할은 매장운영, 매장매출과 고객, 8명의 직원관리를 맡고 있다. 매장의 총책임자로서 자신만의 운영철학에 대해서도 당차게 말을 이어갔다. 그는 식물마다 물 주는 주기, 습성이 달라 세심하게 키워가듯 매장관리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소통을 위해 직원이나 고객과의 대화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업무파트너와 고객들도 '내 얘기를 잘 들어주고 있구나'라고 느낀다”며 “소통에 정성을 다하고 매장과 파트너 모두가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고 했다.

 

어느덧 점장 8개월 된 그는 "부점장 시절보다 더 많은 성취감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커진 성취감 만큼 무거워진 책임감도 결코 잊지 않고 있다"고 강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이어 그는 “'혼자가 아닌 우리'라는 말이 있듯이 매장 파트너들이 다 같이 서비스 질적지표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을때, 그리고 파트너들이 성장한 모습을 지켜볼 때 뿌듯하고 흐뭇하다”며 “무엇보다 어머니가 장애를 극복하고 어엿한 사회인으로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때 가장 많은 성취감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그는 또 "특히 지난 봄에 국무총리상을 받고 상장을 보여드렸을 때, 어머니가 한참 상장을 만지면서 기뻐하는 모습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회상했다.

 

권 점장은 자신의 노력뿐 아니라 장애인 파트너도 노력하면 다른 파트너와 대등하게 성장할 수 있는 스타벅스의 복지 환경에도 감사함과 고마움을 표시했다. 권 점잠은 “장애인 파트너도 노력하면 다른 파트너들과 동일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환경을 만들어준 것이 가장 큰 배려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또 “본인의 의사에 따라 장애인 근무 안내판을 설치, 전문 상담사와의 면담을 통해 장애인 파트너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심리지원제도, 매년 열리는 장애인 바리스타 챔피언십 등 장애인 파트너의 역량 개발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스타벅스 사회복지환경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실제로 권 점장은 최고의 바리스타가 되겠다는 의지로 2015년 2월에는 스타벅스의 커피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인 커피마스터 자격도 취득했다. 2015년 5월부터는 바리스타 트레이너 평가를 통과해 매장에 입사한 신입 바리스타 교육도 전담했다. 내부 파트너 추천으로 선정되는 칭찬 파트너로서 2회 이상 선정돼 사내표창을 받은 바 있다.

 

권 점장은 스타벅스에서 장애인 바리스타를 꿈꾸는 지원자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권 점장은 “장애가 있지만 조금 다른 것뿐이다. 한때는 저도 점장은 머나먼 꿈이라고만 생각했다”며 “스타벅스에서 제2, 제3의 장애인 점장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