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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재계, 남북경협 대비 'TF' 추진 '잰걸음'

‘소떼 방북’20주년 현대 그룹 비롯, KT·한화·롯데도 남북경협 TF구성
철도,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사업 기대감에 가장 큰 수혜는 건설업계 

 

[FETV(푸드경제TV)=최순정 기자] 4·27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지면서, 재계에서는 남북 경제 협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직 남북경협은 검토 수준의 기초 단계지만 경협과 관련한 정부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재계들은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남북경협에 대한 준비에 나섰다.

 

◆ 현대그룹, 20여년 축적된 남북경협 경험

 

특히 남북경협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은 현대그룹이다.

 

지난 16일 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 20주년을 맞이한 현대그룹은 지난 5월 현정은 회장을 위원장을 하는 ‘현대그룹 남북경협사업 TFT'를 본격 가동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아산 대표와 그룹전략기획본부장이 대표위원으로 실무를 지휘하고, 계열사 대표들이 자문역할을 담당한다. 그룹 및 계열사의 경협 전문가들이 남북경협사업의 주요 전략과 로드맵을 짤 계획이다.

 

현대그룹 TFT는 매주 1회 정기 회의를 열고, 사안 발생 시 수시 회의를 소집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현대그룹은 남북경협 외에도 이달 초 통일부 차관을 단장으로 한 남북연락사무소추진단이 개성공단을 방문해 현지 점검을 했을 때 현대아산 직원도 참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29일 “통일부와 시설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시설관리 점검 차 시설직원이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 이산가족상봉 행사는 현대 측이 그 동안 주관해왔다. 오는 8월 이산가족상봉에 대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날 “통일부가 행사 진행을 맡기면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8월 4일은 故 정몽헌 전 회장의 15주기로, 현대그룹은 지난 2003년 정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난 이후 매해 금강산 추모식을 열었으나 2016년과 2017년에는 열지 못했다. 올해 금강산에서 추모식을 열 수 있을지에 대해 현대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그때 가서 확정 지을 것”이라고 이날 전했다.

 

◆ KT·한화·롯데도 남북 경협 TF 구성

 

KT는 지난 5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남북경제협력을 지원하고, 남북간 ICT 교류 확산을 위해 ‘남북협력사업개발TF’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남북협력사업개발TF는 '대정부지원 분과',  ‘BM/인프라 분과’, ‘그룹사 분과’,  ‘지원 분과’ 총 4개 분과로 구성된다.

 

 

KT는 남북 경협 지원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남북간 교류·협력을 위한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이 재개되는 즉시 통신서비스를 제공해 남북경협 참여기업들이 사업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구현모 KT 경영기획부문장 사장은 “KT는 국민기업으로서 ICT분야는 물론 사회, 문화적으로도 남북간 협력이 강화되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지난 19일 ‘대북사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북한 시장 진출 전략을 모색한다고 밝혔다.

 

한화는 자사 주력 사업인 산업용 화약을 매개로 북한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구상이며,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면 북한의 교통 사회간접자본(SOC) 및 자원개발 사업 등에 주목할 계획이다.

 

한화는 북한 화약 시장이 연간 12~15%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하며, 10년 후 북한의 화약 수요량을 화약 7만6000톤, 뇌관 2700만발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3일 그룹 내에 ‘북방TF'를 구성하고, 북한에서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 3성까지 아우르는 북방 지역 연구와 협력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성엽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 실장이 TF장을 맡았으며, 롯데지주 CSV팀·전략기획팀 임원, 식품·호텔·유통·화학 BU의 임원 및 롯데 미래전략연구소장이 참여해 총 8명으로 구성됐다.

 

롯데는 이미 1995년 그룹 내에 북방사업추진본부를 설립하고 북한과의 경제협력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2002년부터 2014년까지 개성공단에 초코파이, 칠성사이다 등 제품들을 공급하기도 했고, 2015년에는 16개 계열사의 신사업 전문가 20여 명이 모여 6개월간 ‘북한연구회’를 운영했다.

 

이처럼 그간 축적되어온 지식과 경험, 인프라 등을 바탕으로 북방TF를 통해 북방 지역과의 협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 남북경협 가장 큰 수혜자는 건설업계 

 

건설업계도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남북은 지난 26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철도협력 분과회담’을 갖고 동해선·경의선 철도 현대화를 위해 공동연구조사단을 구성하고, 경의선 북측 구간에 대한 현지 공동조사를 내달 24일부터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8일에는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북한의 도로 현대화 등을 논의하는 도로협력 분과회담이 열렸다.

 

 

이처럼 건설, 철도,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남북 경협이 진행되면서, 건설 관련 기업들도 이미 TF를 구성했다.

 

대우건설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전략기획본부 내에 별도의 북방사업지원팀을 신설한 바 있다.

 

GS건설 역시 최근 대북 TF를 조직하고 경협 참여 준비에 나섰다. 인프라 사업 담당자 10여명을 선발해 TF를 만들고 관련 정보 수집에 나섰다.

 

삼성물산도 남북경협 TF를 최근 구성하며, 임원 1명과 간부급 인원 3명 등 총 4명을 투입했다. 이밖에도 포스코건설, 대림산업, 금호산업 등도 남북 경협 관련 TF팀을 꾸렸다.

 

한편 지난 26일 남대문 상의회관에서 개최된 ‘남북경협 컨퍼런스에서는 섣부른 남북경협의 위험성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북한 제재해제와 제도구축 등이 필요하고, 현 시점에서는 개성공단 재개논의는 성급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며 일부에서 다소 성급하게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대를 현실로 만들려는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충분한 정보와 판단 없이 경쟁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옳은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석진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은 북한 내 경협여건 마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일부 기업은 북한의 내수시장 진출도 바로 가능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과세나 행정허가, 부동산점유 등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행정 프로세스가 정착되기까지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