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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본 금융권 CEO 새해 '출사표'

 

[FETV=권지현 기자] 국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신축년 새해를 맞아 올 한해 코로나19 등 각종 위기를 극복하며 미래를 향한 도전에 용감히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들 금융권 수장들이 제시한 네 글자는 유래와 의미는 제각기 다르지만 ‘담대한 도전’, ‘흔들리지 않는 실천’이 관통하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먼저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아름다운 꽃과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는 ‘근고지영(根固枝榮)’을 언급하며 “고객과 사회의 굳건한 신뢰 위에서 성장의 기초체력을 다져 위기를 기회로 바꿔가자”고 제언했다. 또 전장에 임하는 군대는 물과 같이 빠르고 유연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병형상수(兵形象水)’의 태도가 필요하다며 “높아진 시대적 요구에 맞춰 스스로를 변화시켜 금융의 미래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7월 생명보험 두 계열사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신한라이프’로 통합되는 만큼 이를 생보업계 상위사로 만들겠다는 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올 한해 임직원 모두가 서로 배려하고 다름을 인정하며 서로 상호 존중하는 마음을 갖기 위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자회사로 편입된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의 조직·문화에 잘 융화돼야 한다는 윤 회장의 의중이 드러난 대목이다. 또 윤 회장은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 앉힌다는 ‘파부침주(破釜沈舟)’를 강조하며 “기존의 익숙한 것이나 관습과 타성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담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끊임없이 해 나가자”고 역설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새로운 마음에서부터 변화를 이끌어내자는 의미로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자세를 주문했다. 김 회장은 “보다 효율적인 협업을 위해서는 조직, 인사, 일하는 방식, 기업문화 등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금융지주 처음으로 영어 닉네임을 사용한 것은 새로운 변화한 첫걸음이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우리 모두 안된다는 생각보다 작은 시작이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적극적인 태도와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올해 흔들림 없는 태도로 ‘디지털 KB’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우직한 소가 천천히 걸어서 만리를 간다는 ‘우보만리(牛步萬里)’의 자세를 당부했다. 허 행장은 먼저 올해를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사라지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과 ‘디지털 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리딩뱅크의 위상을 유지,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길은 크고 강한 디지털을 디지털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환골탈태하는 길”이라며 “2021년을 넘어 2030년, KB의 새로운 10년을 향한 담대한 도전을 뚜벅뚜벅 이어 나가자”고 독려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행하되 반드시 성실하게 임한다는 ‘행필성실(行必誠實)’의 자세를 강조하며 ‘고객 중심’이라는 큰 뜻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올해 다짐이 행동으로 이어지게 해달라고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진 행장은 현 상황을 복합적인 불확실성의 시대로 규정하고 “고객과 사회에 대한 신뢰를 지키고 동료와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도 국민은행과 치열한 리딩뱅크 각축전이 예상되는 만큼 말보다는 적극적인 실천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소처럼 착실하고 끈기 있게 행동하되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꿰뚫어 보는 ‘호시우행(虎視牛行)’의 태도를 제시했다. 권 행장은 “목표를 향해 변함없이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나아가는 자세와 더불어 예리한 통찰력을 지닌 선견 역시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난해 빠르게 조직을 정비하고 디지털금융 시대를 주도할 만반의 준비를 마친 만큼 이제 실행만이 남았다”며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올해 ‘라이프·파이낸스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해 ‘생각은 깊게, 행동은 담대하게’라는 ‘심사고거(深思高擧)’의 자세를 주문했다. 임 사장은 2021년, 데이터에 기반한 새로운 사업을 통해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로 거듭나야 함을 강조하며 “새로운 환경과 고객을 이해하는 깊은 전략을 바탕으로 올해 카드를 넘어 진정한 생활금율 플랫폼 기업으로 새롭게 변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동철 국민카드 사장은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가장 긴 한자성어를 제시했다. 이 사장은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는 끊임없이 전진하지 않으면 뒤로 밀려 내려간다는 ‘역수행주 부진즉퇴(逆水行舟 不進卽退)’를 언급하며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경영 환경이지만 지속적인 도전과 실천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이 사장은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으로 지금보다 더욱 사랑받는 성공한 기업이 되자”고 당부했다.

 

한편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우보만리(牛步萬里)'의 자세를 강조했다. 김 회장은 “코로나19로 경제·민생 등이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서 소의 해를 맞이하게 됐다”면서 소의 걸음이 느리지만 한 걸음씩 쉬지 않고 걸어서 만리를 가듯이 “우리 경제가 아직은 코로나19라는 길고 어두운 터널 속에 있지만 당면한 과제들을 끈기 있게 해결해 나간다면 밝고 희망찬 내일을 준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흔들림 없는 실천을 강조했다.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어려움을 굳건히 참고 견뎌내 목표를 달성한다는 ‘견인지종(堅忍至終)’의 자세가 필요한 시대임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올해 저축은행의 경쟁력을 높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하고자 힘쓸 것이란 계획을 밝히며 “비록 많은 어려움과 함께 시작된 신축년 새해지만 모든 임직원이 하나돼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