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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HDC 정몽규, 3배 불어난 실탄 어디에 쏠까

현금성자산 7000억원 이상 증가한 HDC현산, 3Q 기준 1조612억원 확보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에 ‘현금’ 쌓아놔…유상증자 등으로 1.7조 수혈
주택사업 의존도 높은 HDC현산, 분양물량 증가에 올해 수익 늘어날 듯
3.3조 필요한 개발사업에 현금 투입... 용산·공릉역 사업, 올해 ‘첫 삽’

[FETV=김현호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으로 재무상태가 급격히(?) 좋아진 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투자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금고에 현금성 자산이 소복히 쌓인 만큼 정몽규 회장 특유의 불도저식 공격경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위축됐던 분양시장도 공급물량 급증이 점쳐지면서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는 상황이다. 디벨로퍼(종합부동산회사)와 모빌리티그룹 등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던 정 회장이 체질 개선을 다시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HDC현대산업개발 사령탑 정몽규 회장의 일거수 일투족에 재계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현금 폭등한 HDC현산, 분양사업 호재에 더 늘어날 듯=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3분기 누적 기준 현금성자산만 1조612억원을 확보했다. 이는 전년(3610억원)대비 7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실탄(현금)이 3배가량 불어난 규모다. 10대 건설회사중 보유현금 증가율을 서열화할 경우 현대건설에 이어 '넘버2'다.

 

현금성자산이 급격하게 증가한 이유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을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다. 앞서,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금액인 2조50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3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3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총 1조7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다.

 

 

지난해 4분기는 2019년 신규분양 감소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향후 주택분양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금 실탄’은 추가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산은 전체 매출 가운데 75%를 주택사업에 의존하고 있어 분양 실적은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올해 분양이 예정된 전국 아파트 세대수는 전년대비 15% 이상 늘어난 42만호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HDC현산의 공급물량도 원활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승현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HDC현산의 분양세대수는 전년대비 20%가량 증가하는 1만8000~9000여세대가 될 것”이라며 “분양 세대수가 증가한 만큼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굵직한 사업 앞두고 있는 HDC현산, 정부와 박자 맞출까=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서울 및 수도권의 용적률을 올리고 규제를 완화하는 등 공급물량 확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종합 디벨로퍼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HDC현산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인사청문회 당시 “서울 도심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역세권의 반경을 500m까지 넓히고 용적률은 300%까지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HDC현산은 광운대 및 공릉역 역세권, 용산부지 등 굵직한 자체 개발사업 부지를 확보하고 있어 정부의 정책기조와 유사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에서 자체 개발사업을 할 수 있는 디벨로퍼는 많지 않다”며 “정부 정책 방향이 수요 억제에서 공급확대로 변화하고 있어 사업 가치가 점차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사업의 규모만 총 3조3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확보한 현금은 모두 투입될 예정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용산부지와 공릉역 역세권 사업은 연내 착공될 예정이다. HDC현산은 철도병원이 있는 용산부지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상업시설 등 주거복합단지로 조성하고 공릉역은 공공임대와 민간분양을 동시에 진행해 직주근접 주거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반면, 총 사업비 규모가 2조6000억원에 달해 초대형 역세권 개발 프로젝트로 평가되는 광운대 사업은 올해에도 착공 자체가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다. 46층짜리 복합건물과 2466세대의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를 짓는 이 사업은 행정절차 문제로 수년간 답보상태에 놓여있으며 올해에는 용적률 상향문제로 설계변경이 필요해 또 다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은 이들 사업을 각각 자리츠(REITs)를 통해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모리츠에 편입해 상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