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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신동빈 회장, 50년 성공방식 지우고 ‘뉴롯데’ 입는다

신동빈 회장 한·일 경영권 모두 장악하며 신동빈체제 굳혀
“향후 5년내 오프라인 점포 200여곳 문닫는다” 구조조정 의지
5년째 표류 호텔롯데상장...올해는 이뤄질까

 

[FETV=김윤섭 기자] 3일 롯데그룹이 창립 53주년을 맞은 가운데 한국·일본 경영권을 모두 장악한 신동빈 회장이 새로운 50년을 향한 ‘뉴롯데’ 실현에 박차를 가할지 주목받고 있다.

 

◆ 신동빈 회장 한국·일본 경영권 모두 장악= 신동빈 회장이 4월 1일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 취임이 확정되면서 한국 롯데에 이어 일본 롯데 경영까지 모두 장악하게 됐다.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벌여왔던 경영권 분쟁도 마침표를 찍으면서 명실공히 롯데의 얼굴로 자리잡았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19일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난 18일 진행된 이사회에서 신동빈 회장이 4월 1일자로 회장에 취임하는 인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격호 회장, 신동빈 부회장 체제로 운영됐으며 신격호 회장이 2017년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이후 회장직은 공석으로 남아 있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2월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번 회장 선임에 따라 기존 지바마린스 구단주 대행에서 구단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 선임으로 일본 롯데 경영진의 굳건한 신뢰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한편, 한일 양국 롯데의 경영을 책임지는 리더로서의 자리를 공고히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일 경영권을 모두 장학한 신동빈 회장의 첫 행보는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롯데건설, 호텔롯데 대표이사직에 이어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계열사의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으며 그동안 신 회장을 압박했던 과다 겸직논란을 해소했고 자사주 매입에도 나서면서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건설·호텔롯데 대표이사직, 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신회장이 현제 현재 그룹 계열사 중 ▲롯데지주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롯데칠성 ▲캐논코리아 ▲에프알엘코리아 사내이사직을 맡고 있다.

 

특히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사내이사직에서 신 회장이 물러난 것은 지난 2000년 이후 20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신 회장이 그간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들로부터 공격받았던 과다 겸직 논란을 해소하고 전문경영인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행보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신 회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강희태 부회장에게 그룹의 유통계열사를 모두 총괄하도록 했으며 지난 5일 일본 매체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역대 최대 규모의 점포 구조조정 단행 등을 포함한 향후 사업 계획을 밝히면서 강희태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신 회장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서도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20일 지난해 연봉의 절반 정도인 10억원을 투입해 롯데지주 4만7400주를 매입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도 300주를 매입하면서 자사주 매입 행렬에 동참했다.

 

롯데지주는 “2018년 발행 주식의 10%를 소각하고 반기 배당을 시행하는 등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조치들을 시행해왔지만 대내외적인 여건 악화로 주가 약세가 지속하자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강희태 부회장도 지난 24일 자사주 140주를 매입했다. 같은 날 롯데쇼핑 HQ재무총괄본부장인 장호주 부사장은 보통주 66주(약 403만원), 백화점사업부장 황범석 전무는 보통주 100주(약 598만원)를 매입했다.

 

 

◆“과거 성공 방식 버려야...향후 5년내 오프라인 점포 200여곳 문닫는다"=지난 50여년간의 성공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시대를 향한 혁신도 시작했다.

 

신 회장은 지난달 24일 비상경영회의를 소집해 롯데지주 및 BU 주요 임원진들과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상황 극복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최근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으로 경제 위기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그 이후를 철저히 대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회의에서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룹 전 계열사들이 국내외 상황을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사업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지금도 위기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가 더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의 비즈니스 전략을 효과적으로 변화시켜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일본 매체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주력인 국내 대형 마트(슈퍼)와 전문점, 백화점 가운데 채산성이 없는 약 20%, 총 200개의 점포를 폐쇄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전략 변화의 일환이다. 슈퍼는 536곳 중 대형점 중심으로 20%, 양판점은 591곳 가운데 20% 정도, 백화점은 71곳 중 5곳이 폐쇄 대상이다.

 

동시에 인터넷 사업의 강화도 선언했다. 신 회장은 지난 1월 인사를 통해 그룹 계열사의 최고경영자 40%를 교체한 것에 대해서 "말로는 디지털화를 외치면서 (종전처럼 오프라인) 점포 운영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면서 “기존의 경영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복수의 자회사가 별도로 담당했던) 인터넷 사업을 일원화하고, 모든 제품을 가까운 (롯데)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신동빈 회장이 최근 강조해온 옴니 채널 전략을 본격화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호텔과 화학 부문의 투자 확대 방침도 밝혔다. 신 회장은 "호텔 부문에선 인수·합병(M&A)을 포함해 향후 5년간 현재의 2배인 전세계 3만 객실 체제로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 5년째 표류 호텔롯데상장...올해는?=신동빈 회장이 뉴롯데를 향한 행보를 시작했지만 뉴롯데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다. 호텔롯데 매출의 주축인 면세점 사업과 호텔 사업이 모두 '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지난 2016년 호텔롯데 상장을 적극 추진했다. 호텔롯데 상장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당시 검찰수사로 인해 상장은 실패했고 현재까지 표류중이다.

 

롯데지주와 함께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의 상장은 신동빈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다. 롯데 지배구조는 총수일가→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지주→롯데그룹 계열사로 이어지는 구조로 돼있기 때문이다.

 

지분구조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19.07%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4.0%를 갖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광윤사로 신동주 전 부회장이 50%+1주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올라 있다. 이에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를 상장시켜 일본 주주 지분을 희석한 뒤 롯데지주로 통합하려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롯데=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로부터 자유로워지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과거 호텔롯데 상장을 주도한 송용덕 호텔·서비스BU장(부회장)을 롯데지주 공동대표로 선임한 것 역시 호텔롯데 상장에 대한 신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텔롯데의 실적도 상승세였고 실 월드타워점 특허권도 유지하면서 호재를 맞았다. 지난해 호텔롯데 매출액은 6조4474억원이었는데 이 중 면세사업부 매출액이 5조 307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2.3%를 차지한다. 이 중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1조 2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대형 점포로 롯데면세점 전체 매출의 약 20%에 해당한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순탄치 않다. 업계에서는 상장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국정농단 관련 총수 리스크가 지난해 대법원 집행유예 판결로 해소된데다, 면세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한 실적개선세도 뚜렷해 분위기가 갖춰졌다며 올해를 상장의 적기로 지만 코로나19 사태 악재로 인한 타격이 지속되면서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올해도 호텔롯데 상장 전망이 어두워진 가운데 신 회장은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과 계열사 상장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면세 사업부의 부진이 계속되는 만큼 당장 여력이 있는 계열사부터 상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황각규 부회장은 27일 주주총회에서 "코로나19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역량을 쏟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부회장은 주총에서 우선 "지주회사 출범 이후 순환출자 해소와 경영 투명성 강화를 추진해오고 있고 정보통신 등 자회사 기업공개(IPO)도 실시해왔다"면서 "이에 그치지 않고 추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보다 투명한 지배체제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계열사 가운데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과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과 인수합병 추진 계획도 밝혔다

 

황 부회장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서의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기존 진출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는 사업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이후 국내외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서의 인수합병 기회를 모색하고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