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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의 여성 감시 앱 퇴출 요구 이어져

 

[FETV=김영훈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자국 여성의 해외 이동을 실시간 감시, 통제할 수 있는 앱을 구글과 애플 온라인 앱스토어를 통해 유통해 인권단체와 미국 정치인 등이 퇴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우디 내무부의 행정서비스 제공 무료 앱 '앱셔(Absher)'는 지난 2015년 중순 출시돼 구글플레이와 애플 아이튠즈를 통해 수백만 차례 다운로드됐다고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 앱에는 남성이 아내와 딸, 여성 형제의 해외여행을 허가하거나 철회할 수 있는 기능이 있고, 특히 여성 가족이 공항에서 여권을 사용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문자를 보내주는 알람기능이 탑재돼 있다.

 

사우디 여성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남성 가족 후견인'이 있어야 하고, 후견인의 허락 없이는 결혼은 물론 여권 발급과 해외여행도 할 수 없다.

 

후견인은 앱셔 앱을 통해 여성 가족이 해외여행을 몇 차례, 어디로 갈 수 있는지, 어느 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지 설정할 수 있다.

 

한 사우디 여성은 아버지 휴대전화의 앱셔 앱에 몰래 접속해 자신의 해외여행을 허가한 뒤 몰래 호주로 떠날 수 있었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관련 사례를 소개했다.

 

휴먼라이츠워치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 앱이 여성들을 억압하고 반인권적이라고 비판했다.

 

앱셔 앱 논란이 수면 위로 떠 오른 것은 이달 11일 론 와이든(민주·오리건) 미국 상원의원이 팀쿡 애플 CEO(최고 경영자)와 선다 피차이 구글 CEO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미국 기업이 사우디 정부의 가부장제를 가능하게 하거나 용이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앱 퇴출을 요구하면서다.

 

와이든 의원은 "애플과 구글은 사우디 남성들이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가족들을 통제하고 그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것을 더 쉽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쿡 CEO는 다음날 미국 공영라디오 NPR 인터뷰에서 앱셔 앱에 관한 질문을 받자 "들어본 적은 없지만, 만약 그렇다면 분명히 살펴볼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애플은 동성애자를 '병자', '죄악'이라고 표현한 한 종교 관련 앱에 대해 한 동성애 인권단체가 반발하자 작년 12월 이 앱을 온라인 앱스토어에서 퇴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