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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저축은행, '부실 직전' PF대출 1년새 두배 늘었다

5대 저축銀 '요주의여신' 1.6조원...애큐온 364% '최다'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 전망...PF 보수적 관리 영향 커

 

[FETV=임종현 기자] 대형 저축은행의 대출 자산에서 부실 직전 단계에 놓여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이 1년 새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저축은행의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 부실 위험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22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자산규모 상위 5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의 작년 말 부동산PF대출 요주의여신액은 1조6523억원이다. 전년(9604억원) 대비 72% 증가했다. '요주의여신'은 금융사의 대출에서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연체된 대출이다. 요주의여신은 부실채권으로 넘어가기 바로 전 단계에 위치한 여신이다. 은행 여신은 부실 위험성이 낮은 순서대로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5단계로 나뉜다. 이중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대출은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해 관리한다. 

 

 

은행별로 보면 OK저축은행이 758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웰컴저축은행(3673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3337억원) ▲애큐온저축은행(1162억원) ▲SBI저축은행(765억원) 순이다.

 

증가율로 보면 애큐온저축은행이 1162억원으로 전년(250억원) 대비 364% 급증했다. 이어 ▲한국투자저축은행(945억원→3337억원) 253% ▲웰컴저축은행(1864억원→3673억원) 97% ▲SBI저축은행(552억원→765억원) 38% ▲OK저축은행(5993억원→7586억원) 26% 순이다.

 

문제는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 악화 영향 등으로 기업들의 상환능력이 떨어지면 부실채권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저축은행들이 정상으로 판단했던 부동산PF 대출을 요주의여신으로 분류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정상으로 분류했던 PF대출을 지난 2022년 말 8496억원에서 작년 말 4716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웰컴저축은행은 4605억원에서 1672억원 ▲OK저축은행은 3569억원에서 2310억원으로 ▲애큐온저축은행은 2372억원에서 1419억원 ▲SBI저축은행은 1017억원에서 379억원으로 줄었다.

 

금융당국은 작년 9월부터 PF대주단 협약을 통해 만기가 연장된 대출을 정상여신이 아닌 요주의여신으로 분류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저축은행들이 만기 연장 대출 건을 요주의여신으로 분류하면서 요주의여신액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잠재부실 증가로 대손충당금 적립 압박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은 여신의 위험도에 따라 단계별로 대손충당금을 쌓는다. 정상은 0.85% 이상, 요주의는 7% 이상, 고정이하는 20% 이상 쌓아야 한다. 이에 따라 수익성 방어도 그만큼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요주의여신액이 급증한 이유로는 PF대주단 협약이 영향을 끼친 것도 있지만, 저축은행들이 PF를 보수적으로 관리한 영향이 크다"며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저축은행들이 정상여신 기준치를 급격히 높이면서 요주의여신으로 분류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