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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카드 업계 첫 '공모 신종자본증권' 발행, 왜 지금일까

'리딩금융' 계열사·자본비율·순익 등서 경쟁력 갖춰
이창권 대표, 수익성·건전성 두 마리 토끼 잡는다

 

[FETV=임종현 기자] KB국민카드가 다음달 초 업계 최초 공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금융권 이목을 끌고 있다.
 

국내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가 신종자본증권을 사모 방식으로 발행한 사례는 2020년 이후에만 20여 건 이상이나, 공모방식을 통한 발행은 국민카드가 처음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이달 마지막 주에 증권신고서 제출 및 수요예측 등 절차를 진행하고 4월 초 발행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발행금액은 최대 2500억원 이내다. 발행금리는 수요예측일 기준 5년물 국고채 금리에 적정 스프레드를 가산해 결정된다. 

 

앞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현대카드와 롯데카드가 각각 금리를 5.564%, 6.2%로 결정지은 것을 감안하면 KB국민카드도 비슷하게 금리가 측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목 받는 부분은 발행보다는 ‘시점’이다. 최근 금융지주와 은행의 신종자본증권 흥행사례가 나타나며 KB국민카드도 용기를 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리딩금융을 차지한 KB금융그룹 계열사라는 점과 KB국민카드의 안정적인 자본비율, 당기순이익 등이 조달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금리를 책정받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 근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그간 카드사들이 공모 방식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지 않은 이유로는 신용등급 하락 등 리스크가 존재했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신종자본증권은 일반 회사채보다 신용등급이 낮게 측정된다.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로 임기 3년차를 맞은 이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1등 도약’을 천명하면서 본업에서 내실 성장과 체질 개선 등을 내세웠는데 이번 채권 발행이 이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 성격을 동시에 지닌 영구채 성격의 하이브리드 증권이다. 신종자본증권은 후순위인 탓에 금리가 높게 산정되지만,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계산 시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금융권의 자본확충 수단으로 활용된다.

 

올해 수익성, 건전성 지표는 이 대표의 연임과도 연관돼 있다. 2022년 취임해 ‘2+1년’ 임기를 올해로 채우게 되는 이 대표로서는 그룹에 자신의 존재감을 더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성이 있다. 

 

이 대표는 임기 3년 연속 ‘1등 카드사’를 경영 목표로 삼았지만, 당기순이익으로만 따지면 목표와 거리가 멀어졌다. 첫 취임 당시인 2022년 순익은 3830억원, 2023년은 3512억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올해 이 대표가 풀어야할 과제로는 ‘위상 회복’이 꼽힌다. 이 대표는 1등 카드사를 향한 성장 발판으로 ▲비즈니스 영토 확장 ▲고객 기반 내실 성장 ▲다중채무자 등 고위험군 선제적 관리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영토 확장은 결제와 금융 사업은 물론 쇼핑·라이프·데이터 비즈(Data Biz) 등 비금융 영역과 가맹점 등 사업자 영역(B2B)로 눈을 돌려 고객과 데이터 접점을 넓히고 역량 있는 파트너와 협력한다. 이를 통해 금융과 비금융, B2C(기업대 소비자)와 B2B를 아우른다는 방침이다.  또한 지난 기간 견고하게 쌓아 올린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고객 온보딩(On-Boarding)을 위한 정교한 마케팅과 상품, 플랫폼에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리스크 관리도 강조했다. 최근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서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빚내서 빚갚는’ 다중채무자들이 많아진 영향이다. 이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리스크 관리는 이익 실현과 지속가능 성장의 최종수비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은 높아진 연체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KB국민카드 작년 말 연체율은 1.03%로 2022년 말(0.92%)와 비교해 0.11%포인트(p) 증가했다. 바로 직전인 3분기(1.22%)와 비교하면 0.19% 감소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1%p 상승한 1.06%를 기록했다.

 

이에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손실흡수능력과 자본건전성도 챙긴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KB국민카드 작년 말 조정자기자본비율은 약 16.6%, 레버리지배율은 6배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발행을 통해 올해 말 기준 각각 약 17.6% 및 약 5.8배 수준으로 자본건전성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 이유로는 손실흡수능력과 자본건전성 강화 목적이 크다”며 “조달 자금은 카드 금융 전반 영업활동에 쓰일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