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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FE워치] "롯데 신동빈 독기 품었다"...유통빅3, 한샘發 '리빙 삼국지' 예고

롯데쇼핑, 업계 1위 한샘 지분 인수에 2995억원 투자
롯데·신세계·현대 3사 모두 ‘홈 인테리어 시장’ 참전
롯데 메종 동부산 이어 의왕도 리빙관 추진...미래먹거리 ‘찜’

 

[FETV=김윤섭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두끈을 바짝 조여 매기 시작했다. 그동안 조용한 행보를 이어갔던 신동빈의 롯데그룹이 한샘 지분을 인수하면서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유통 빅3간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롯데는 가구업계 1위 한샘을 앞세워 가구시장을 완전히 평정한다는 각오다. 이를 통해 사업다각화 효과를 꾀하고 다소 침체된 유통사업에도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게 신동빈 회장의 전략이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눈빛이 예전과 다르다. 리바트를 앞세운 현대백화점과 까사미아를 거느린 신세계백화점도 롯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신상품과 마케팅 전략을 강구하는 등 고강도 맞불 작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 때문일까. 유통가엔 벌써부터 올해 하반기 유통 빅3의 '가구 삼국지'를 예고하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일각에선 이같은 유통 빅3의 대결이 가구전쟁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다점포 출점과 신세계의 기업 인수합병(M&A)이 최근 속도를 냈기 때문이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은 이미 백화점과 할인점, 홈쇼핑, 식음료, 패션, 뷰티 등 각 분야에 진출, 왕성한 마케팅 활동을 펼이고 있다. 일부 업종에선 치열한 시장 다툼도 진행되는 상황이다. 유통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롯데辛'의 한샘발(發) '리빙 삼국지'를 전망하는 목소리가 쏟아지는 이유다.   

 

◆ 롯데쇼핑, 업계 1위 한샘 지분 인수에 2995억원 투자=롯데쇼핑은 9일 이사회를 통해 해당 PEF에 2995억 원을 출자하기로 결의하고 IMM 프라이빗에쿼티(PE)에 출자확약서를 제출하였으며, 10일 IMM PE로부터 해당 PEF에 대한 참여를 확정 받았다.

 

IMM PE는 앞서 지난 7월 한샘의 지분(30.21%) 및 경영권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수 자금 확보를 위해 설립하는 PEF에 대한 전략적 투자자를 모색해 왔다. 롯데쇼핑은 이번 출자를 통해 해당 PEF에 단일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게 되었다.

 

한샘은 인테리어 가구, 리모델링 사업 등을 통해 국내 홈 인테리어 업계 독보적 1위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롯데쇼핑은 최근 홈 인테리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한샘의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고, 상품, 컨텐츠, 집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이번 IMM PE의 경영권 인수 PEF에 출자를 결정했다.

 

또 유통 빅3로 불리는 신세계과 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 모두 가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롯데도 사업다각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샘 인수 카드를 검토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018년 까사미아를 인수했고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리바트(현 현대리바트), 2018년 한화 L&C(현 현대L&C)를 인수하며 홈인테리어 사업을 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향후 한샘과의 협업을 통해 온·오프라인 상품 경쟁력 강화 및 차별화된 공간 기획 등의 분야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한샘이 스마트홈, 렌탈사업, 중개플랫폼 등 다양한 사업 분야로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고 있는 만큼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 계열사인 하이마트, 건설 등과 함께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한샘 인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가구 시장 내 관심 등을 감안해 매력적인 수준"이라며 "리하우스와 키친바흐 부문 매출 성장은 작년 1분기 이후 매 분기 20% 이상 증가했고 가구 시장 내 지위, 인력 채용 등을 감안하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롯데가 한샘 투자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지만 현대백화점 그룹은 현대리바트, 신세계는 까사미아를 운영 중이기에 이를 감안한 인수 검토라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최근 리빙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한샘 인수를 통해 단숨에 리빙 시장에서 선두그룹으로 도약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쇼핑은 최근 리빙 컨텐츠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샘과 손잡고 전국의 백화점 점포에 ‘한샘디자인파크’, ‘한샘리하우스’ 등 다양한 체험형 리빙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동부산 관광단지 오시리아 테마파크에 롯데쇼핑 최초의 리빙 전문관 ‘메종동부산’을 오픈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영국의 프리미엄 리빙 편집샵 ‘더 콘란샵’을 도입해 강남점에 첫 선을 보였으며, 올해 8월 신규 점포인 동탄점에 더 콘란샵 2호점을 오픈했다.

 

이와 함께 롯데가 의왕시에 건설하고 있는 롯데타운에도 한샘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롯데는 대규모 리빙전문관 ‘메종 의왕(가칭)’ 설립을 추진한다. 리빙전문관답게 한샘의 대규모 매장이 주축이 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와의 협업 시너지도 긍정적이다.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는 최근 소비 중심 층으로 떠오른 M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체험형 매장이다. 가전과 가구가 직접 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메가스토어에 한샘의 가구를 입점하면 시너지 확대를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 현대 ‘리바트’·신세계 ‘까사미아’에 롯데 ‘한샘’ 구도 관심↑=롯데그룹이 한샘을 인수하게 되면 국내 가구·생활용품 시장에서 백화점 빅3의 패권 다툼이 치열할 전망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거리두기로 소비자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구·인테리어·생활용품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소매판매액은 사상 첫 10조원을 넘어섰으며, 이중 44%(4조9880억원)가 온라인 고객이다. 한샘은 지난해 매출 2조원대를 회복하고 영업이익 931억원을 올리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현대리바트도 지난해 영업이익 372억원 2019년(239억원)대비 크게 성장했다.

 

편입 3주년을 맞은 신세계 까사미아는 지난해 공격적인 투자와 사업 확장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약 38% 신장했다. 까사미아의 지난해 매출은 1634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38% 증가했으며, 적극적인 투자로 발생했던 적자 역시 70억가량 크게 개선했다. 이 같은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까사미아는 올해 매출 목표를 2250억으로 설정하고 흑자 전환 원년의 해로 삼겠다고 밝혔다.

 

선발주자인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현재 ‘고급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주방 욕실 인테리어 부문에 고급 제품을 추가했다. 8월에는 이탈리아 왕실용 장인 가구로 불리는 ’죠르제띠‘를 들여오며 고급화에 나섰다. 까사미아는 5월주터 스웨덴 명품 침대 브랜드 ‘카르페디엠베드’를 독점 수입하며 고급 수면 가구를 선보이고 있다. 죠르제띠와 카르페디엠베드는 한 개 제품당 가격이 1000만원에서 최고 2억원에 육박하는 초고가 브랜드다.

 

 

◆ 롯데그룹, 하반기 체질개선 본격화...공격 투자 예고=한편 롯데그룹의 이번 인수는 최근 롯데그룹이 소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나온만큼 더욱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실제로 롯데쇼핑이 10년 간 단행했던 대규모 M&A는 2012년 1조 2,481억 원을 투자했던 하이마트 인수가 유일하다. 올 3월 단행한 중고나라 지분(20%) 인수는 거래액이 300억 원에 그치는 소규모 투자였다.

 

롯데그룹으로 넓혀봐도 빅딜은 지난 2016년 롯데케미칼의 삼성그룹 화학부문 인수가 마지막 이었다. 당시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을 통해 삼성SDI 화학사업부분과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을 총 3조 원에 인수했다. 올해 신세계그룹이 네이버와의 지분 교환, 야구단 SSG랜더스(SK와이번즈) 인수, W컨셉 인수, 이베이코리아 인수,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인수까지 상반기에만 M&A에 약 4조 원을 투자하면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것과 대비되는 행보였다.

 

특히 이베이코리아 인수 경쟁에서는 신세계 그룹에 비해 과감한 가격 제안을 하지 못해 고배를 마시는 등 유통공룡으로서의 자존심을 구긴 상황이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통해 3조 4400억 원에 이베이코리아 경영권을 인수했다.

 

상반기까지 조용한 행보를 보였던 롯데그룹은 최근 최근 ESG경영혁신실 산하에 바이오팀과 헬스케어팀을 신설하고 외부 영입에 나서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헬스케어팀은 디지털 헬스케어와 시니어 시장의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관련 스타트업과 협업 및 투자를 할 계획이다. 바이오팀은 기존 바이오 업체 인수나 제약사와의 조인트 벤처 등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외부 협력 전략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수소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오는 2030년까지 4조4000억원을 친환경 수소에 단계적으로 투자하는 등 국내 수소 수요의 30%를 공급하겠다는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을 내놓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7월 진행된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새로운 미래는 과거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다”며 미래 관점의 투자와 과감한 혁신을 주문한 바 있다. 실제로 신 회장은 지난 5~6월 비공식 일정으로 롯데백화점 강남점과 대구점을 직접 방문해 개선사항을 점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