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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유가증권 이익’ 눈에 띄네

저금리 속 채권 매매이익 급증...'비이자이익' 방어 기여
올 상반기까지 금리상승 전망에 증가세 지속은 '미지수'

 

[FETV=유길연 기자] 지난해 주요 시중은행들의 유가증권 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로 금리가 크게 하락하자 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채권의 가치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유가증권 이익은 지분증권(주식), 채무증권(채권) 등의 매매를 통한 손익과 각 금융상품의 시세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 주식 투자에 대한 배당금과 함께 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반영한 금액으로 집계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작년 유가증권 이익은 1조4576억원으로 1년 전(8972억원)과 비교해 무려 62.5% 급증했다. 특히 하나은행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유가증권 이익은 4280억원으로 전년(867억원) 대비 5배가량 증가했다. 유가증권 이익이 가장 큰 곳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4986억원의 실적을 올리면서 전년(3791억원)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신한은행(4465억원)도 같은 기간 56%가량 급증했다. 반면, 우리은행(845)은 42% 감소했다. 

 

유가증권 이익이 늘면서 은행들은 작년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자산관리(WM) 부문 수수료 이익의 감소를 일부 만회했다. WM은 은행 수수료 이익을 책임지는 핵심사업이기에 은행들은 비이자이익 확보에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WM 사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신탁 수수료 이익이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새로 마련된 규제로 인해 크게 줄었다. 

 

 

은행의 유가증권 이익이 늘어난 이유는 코로나 사태로 금리가 크게 하락하면서 채권 가치가 올랐기 때문이다. 금리와 채권의 가치는 반비례 관계에 있다. 은행 유가증권 대부분은 국공채를 비롯한 채권으로 이뤄져 있다. 채권 평가이익이 증가하자 전체 유가증권 이익도 늘었다. 

 

또 시중은행은 가치가 올라간 채권을 적극적으로 사고, 팔아 매매이익도 크게 늘렸다. 이에 주요 은행의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으로 분류된 채권의 매매이익은 1년 전과 비교해 257% 급증했다. 하나은행이 유가증권 이익을 크게 늘릴 수 있었던 것도 기타포괄손익으로 분류된 채권의 매매이익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기타포괄손익 채권 매매이익은 2811억원으로 1년 전(484억원)과 비교해 6배 넘게 급증했다.

 

회계 원칙 상 기타포괄손익 금융자산으로 구분된 유가증권은 매매·평가이익은 자본으로 잡혀 당기 손익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기타포괄손익으로 분류된 채권의 경우는 주식과 달리 가치 변동이 크지 않아 이익 조작의 가능성이 작아 매도를 통해 얻은 이익은 당기순익에 포함할 수 있다. 

 

 

올해도 유가증권 이익은 시중은행의 핵심사업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시장금리가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의 영향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 올해 유가증권 이익이 증가할지는 미지수다. 국내 시장금리를 나타내는 지표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작년 말부터 오르기 시작하더니 이달 15일에 1.23%까지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까지는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미 국채금리가 주춤했지만, 1분기 말이 지나고 2분기가 시작되면 미 국채금리는 다시 반등할 것”이라며 “미 국채 10년 물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없다면 1.70% 내외에서 유지되고, 하반기에는 금리 인상 기대가 일부 반영되면서 2.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