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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더 치열해진 시중은행 '글로벌 전쟁'

작년 해외법인 순익 신한-1위 수성, 하나- 2위 탈환
국민-순익 급증...올해 순위 싸움 변수로 부상

 

[FETV=유길연 기자]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쳤다.

 

신한은행이 해외법인 순익 1위를 수성한 가운데, 하나은행이 순익 2위 자리를 되 찾았고 국민은행은 '만년 꼴찌' 탈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지난해 해외법인 순익은 2341억원으로 1년 전(2379억원)과 비교해 약 2% 줄었다. 실적이 소폭 줄었지만 국내 은행권 해외법인 순익 1위를 수성하는데 성공했다. 신한은행이 1위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현지화의 모범’으로 평가받는 신한베트남은행이 있다.

 

신한베트남은행(1206억원)은 코로나 영향으로 순익이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1200억원이 넘는 실적을 달성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현지 외국계 은행 1위의 위치에 있으며, 국내 은행의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을 올리고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과거 지휘봉을 잡은 바 있는 일본법인도 731억원의 순익을 거두면서 전체 해외법인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1436억원으로 1년 전(693억원)과 비교해 두 배 넘게 급등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2019년 우리은행에 내줬던 2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하나은행은 2019년 가장 큰 규모인 중국법인이 크게 부진하면서 전체 해외법인 실적도 급감했다. 하지만 중국법인이 지난해 정상화되면서 1년 전과 비교해 11배 넘게 급증한 868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고, 그 결과 2위를 다시 차지했다. 

 

또 다른 하나은행의 핵심 해외법인인 인도네시아법인이 코로나 사태를 뚫고 같은 기간 13% 늘어난 475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점도 최대 실적의 주요 요인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코로나 사태 충격이 특히 컸다. 지난해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행한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2.07%)을 기록했다. 이에 하나은행을 제외한 국내 시중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의 실적도 감소했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오히려 호실적을 달성했다.  

 

 

3위로 한 계단 내려앉은 우리은행은 1년 전 대비 7% 줄어든 1073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렸다. 가장 많은 순익을 올리는 인도네시아법인의 순익이 29% 급감한 결과다. 다만 지난해 총 2800억원의 자금을 유상증자로 투입한 베트남 법인(184억원)과 캄보디아 법인(306억원)은 각각 31%, 119% 급증했다. 투자의 효과가 나오고 있는 만큼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글로벌 사업에서 크게 뒤처지던 국민은행은 지난해 실적을 끌어올렸다. 국민은행의 해외법인 순익은 90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6배 늘었다. 이에 3위인 우리은행과도 100억원 가량의 차이로 바짝 따라붙었다. 국민은행은 작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해외사업 규모를 크게 늘렸다. 지난해 4월 캄보디아 최대 소액대출기관인 프라삭의 지분 인수를 완료했으며, 9월에는 인도네시아 중형급 규모인 부코핀 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M&A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프라삭은 지난해 1183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두면서 전체 글로벌 실적 증대를 이끌었다. 프라삭은 국내 금융권 해외법인 중 핵심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한 해 순익 1000억을 넘기는 해외법인은 신한베트남은행과 프라삭 두 곳밖에 없다. 국민은행은 향후 프라삭을 상업은행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상업은행으로 거듭나면 프라삭의 성장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완화될 가능성이 큰 올해 해외시장에서 시중은행 간의 ‘진검 승부’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맺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글로벌 동맹이 올해 구체적인 결과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작년에는 코로나 사태로 두 은행이 이렇다할 협력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이 올해도 ‘글로벌 전쟁’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부코핀 은행의 경영정상화를 이룬다면 4위 자리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은행은 부코핀 은행의 4분기 실적만 포함시켰는데, 3개월 동안 43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코로나 사태로 뱅크런을 경험할 정도로 부실규모가 컸던 만큼, 대규모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결과다. 부코핀 은행이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면, 시중은행의 글로벌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에는 코로나 사태로 국내와 해외 모두 영업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동남아 국가 중 현지 화폐가치가 크게 하락한 곳도 있어 실적을 올리기 여러모로 어려웠다”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은행들이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