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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중간배당 전쟁’ 최후 승자는 하나금융?

보통주자본비율 관리 성공, 바젤Ⅲ 도입으로 비율 급등 예상
작년 총배당 성향 낮춘데다 올해 실적 전망도 밝아 기대감 높혀


[FETV=유길연 기자] 올해 주요 금융지주의 '중간배당'이 예고된 가운데 하나금융이 ‘배당 전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성공적으로 관리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중간배당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통주자본비율은 금융지주와 은행의 손실흡수력을 측정하는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의 한 지표다. 배당으로 자본이 외부로 유출되면 이 비율이 하락해 건전성에 문제가 될 수 있기에 배당정책에 있어 핵심적으로 고려해야한다.    

 

하나금융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매년 중간배당을 시행해왔다. 특히 올해는 중간배당 규모를 늘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금융당국의 배당제한 권고로 결산배당을 줄여 총 배당성향을 20%로 낮췄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지난해 말 보통주자본비율은 12.03%로 1년 전과 비교해 0.13%포인트(p) 올랐다. 하나금융은 작년 코로나 사태로 대출자산이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줄 곧 12%대를 유지했다. 특히 하나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 개선은 바젤Ⅲ 최종안을 도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룬 것이라 눈에 띈다. 다른 금융지주들은 지난해 3분기 바젤Ⅲ 최종안을 적용해 큰 폭의 지표개선을 이뤘다. 바젤Ⅲ 신용리스크 개편안은 금융지주의 기업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일부 낮춰줘 BIS비율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이와 달리 하나금융은 무리하게 자산을 늘리지 않고 인수합병(M&A) 등에 대규모로 투자하지 않으면서, 규제 변경 없이 지표 관리에 성공했다. 특히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당기순익이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비율이 올랐다. 

 

 

이에 하나금융이 올해 '바젤Ⅲ'를 도입하면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보통주자본비율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회 자리에서 바젤Ⅲ를 도입하면 보통주자본비율이 1.5%p 오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대입해보면 2020년 말 하나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5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게 된다. 

 

하나금융이 보통주자본비율 관리에 성공하자 금융권에서는 올해 벌어질 중간배당 경쟁에서 하나금융이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최근 금감당국은 은행권의 자본비율 관리의 초점을 총자본비율에서 보통주자본비율로 바꾸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일부 은행의 경우 바젤Ⅲ 최종안 적용 등에도 보통주자본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보수적인 자본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올해 금융지주와 은행이 중간배당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보수적인 감독 기준을 통해 배당을 제한하려고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이 보통주자본비율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면 주요 금융지주는 중간배당을 결정하기 까다로워진다. 총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Tier1)은 배당으로 지표가 하락해도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으로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주자본비율은 영구채로 확보한 자금은 자본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보통주자본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당기순익을 늘리거나 유상증자를 해야한다. 하지만 두 가지 방법 모두 어려움이 있다. 유상증자를 하면 주가하락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 금융지주의 주가는 줄곧 저평가돼 왔기 때문에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큰 부담이 될 수 있어 유상증자는 선뜻 선택하기 쉽지 않다 당기순익 증대도 지표의 분모인 위험가중자산을 함께 늘려 순익이 크게 늘지 않는 이상 뚜렷한 지표 개선 효과를 내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나금융이 보통주자본비율을 잘 관리해온 점은 중간배당의 규모를 결정하는데 있어 유리한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금융이 연이어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넘고 있는 점도 배당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대목이다. 

 

이후승 하나금융 최고재무관리자(CFO)는 작년 실적발표회 자리에서 “경영진이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 방침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주주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환원정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