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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배당 확대에 영구채까지...자본여력 확충 잰걸음

출자여력 확대·BIS비율 개선 효과...M&A 위한 포석 분석

 

[FETV=유길연 기자] KB금융지주가 국민은행을 비롯한 자회사로부터 배당을 늘리고,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통해 자본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출자여력을 확대하고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금융권 일각에서는 KB금융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작년 국민은행으로부터 총 1조5164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이는 1년 전(7319억원)과 비교해 두 배가 넘는 규모다. KB금융은 지난해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해 국민은행으로부터 사상 처음으로 중간배당(5984억원)을 통해 자금을 확보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결산배당(918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5% 급증한 규모의 자금을 받았다. 

 

KB금융은 증권으로부터도 1년 전에 비해 500억원 늘어난 130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아직 공시되지 않은 카드와 보험 등 주요 계열사의 배당금까지 합하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13개의 자회사의 지분 전액을 소유하고 있어 자회사의 배당은 전액 지주로 간다. 자회사 배당은 조직 내부에서 자금이 도는 셈이기 때문에 지주의 사업 전략과 상황에 따라 배당의 규모와 방식이 결정된다.   

 

 

KB금융이 자회사로부터 배당을 늘린 이유는 지난해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인해 올라간 이중레버리지 비율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 직후인 지난해 9월 말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129.04%까지 오른 바 있다. 금융당국이 세운 규제 상한선인 130%에 근접한 수치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금융지주의 출자여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금융지주사가 무분별하게 외형확장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당국이 도입했다. 

 

이에 KB금융은 배당과 함께 영구채도 꾸준히 발행하면서 이중레버리지 비율을 개선했다. 그 결과 작년 12월 말 126.37%까지 내려갔다. 올해 들어서도 KB금융은 6000억원 규모로 영구채를 발행해 지표는 122.86%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영구채 발행으로 BIS자기자본비율도 올랐다. KB금융은 자본확충을 꾸준히 실행한 결과 푸르덴셜생명 인수에도 불구하고 총자본비율은 1년 동안 0.79%포인트(p) 오른 15.27%를 기록했다. 위험가중자산 규모가 작년 말과 같다고 가정하면, 올해 초 발행한 6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로 총자본비율은 15.50%로 상승해 약 0.23%p 개선되는 효과를 누린다. 

 

KB금융이 M&A를 위한 두 가지 핵심 조건인 출자여력 확대와 자본비율 지표 개선에 나서자,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이 금융사를 인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끊임 없이 나오고 있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을 고려했을 때 KB금융의 출자여력은 약 1조5000억원 정도다. 중형급 이상의 금융사를 인수하기에는 약간 부족한 규모이며, 동남아 시장의 금융사를 사들이기에는 넘치는 액수다. 영구채 발행으로 총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은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이 최근 중요시하고 있는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작년 말 기준 13.29%로 업계 상위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KB금융이 한국씨티은행을 인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지난달 미국 씨티은행 본사가 한국시장에서 리테일(소매)금융 부문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KB금융이 한국씨티은행의 리테일 부문을 인수해 자산관리(WM) 사업을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KB금융은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에서 상대적으로 덜 휘말려들면서 WM부문에서 1위 위치에 오를 기회를 잡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씨티은행을 인수해 기회를 충분히 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한국씨티은행의 WM규모가 크지 않아 인수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서울 반포, 청담 등 8곳에서만 WM센터를 소규모로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국내 금융권에서 프라이빗뱅커(PB) 개념도 확실하지 않을 때에는 씨티은행의 WM은 경쟁력이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주요 은행이 WM사업 인프라를 확고히 한 상황에서 한국씨티은행의 WM 인수가 KB금융에 큰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동남아 시장에서 M&A를 추가적으로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B금융은 작년 캄보디아 최대 소액금융기관인 프라삭을 인수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프라삭은 작년 1183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두면서 전체 글로벌 실적 증대를 이끌었다. KB금융이 여세를 몰아 추가 M&A를 통해 그간 약점으로 지적되던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영구채 발행과 자회사로부터의 배당금은 그룹 건전성과 경영안정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계획 아래 결정됐다”라며 “M&A는 외형적 성장의 핵심 전략으로, 좋은 매물이 나오면 수시로 검토한다는 방침이지만 현재까지 어떤 금융사를 인수할지 확정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