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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오르락 내리락' 배당...'속사정'은 제각각

모회사 금융지주 상황·사업계획 등에 따라 결정
국민-큰폭 증가, 하나·우리-급락, 신한-제자리

 

[FETV=유길연 기자]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배당금 비중)이 1년 전과 비교해 변동의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업인 금융지주가 처한 상황과 사업계획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4대 시중은행의 전체 지분은 금융지주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의 배당은 모두 지주로 간다. 이에 시중은행의 배당은 지주가 세우는 계획에 따라 좌우된다. 금융지주는 별도의 사업을 영위하지 않기 때문에 자회사의 배당금은 외부 주주들에게 나눠줄 배당금의 재원이 되거나 인수합병(M&A) 자금 등으로 사용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65.98%로 1년 전에 비해 35.95%포인트(p) 급등했다. 이에 국민은행은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이 작년 배당을 크게 늘린 이유는 KB금융지주의 푸르덴셜생명 인수와 관련이 깊다. KB금융은 그룹 내 약점으로 꼽히던 생명보험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푸르덴셜생명은 2조2995억원에 인수했다. KB금융은 인수자금을 마련하는데 있어 국민은행의 중간배당이 큰 힘이 됐다. 국민은행은 작년 사상 최초로 중간배당을 실시해 5985억원을 지주로 보냈다. 이 중간배당 금액과 결산배당(9179억원)규모가 합쳐져 국민은행의 총 배당금이 1조5164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하나·우리은행의 배당성향은 급락했다. 우리은행의 배당성향은 49.9%로 같은 기간 40.1%p 급락했다. 우리은행의 배당성향 변동폭이 큰 이유는 지주사 출범과 관련있다. 2019년 지주사 전환으로 탄생한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비은행 계열사가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우리금융은 M&A를 위한 실탄을 확보하기 위해 그 해 우리은행으로부터 중간 배당을 통해 6760억원을 받았다. 우리은행은 이후 6760억원의 결산배당을 추가로 하면서 높은 수준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중간배당을 하지 않은 결과 배당성향이 크게 하락했다. 우리금융은 코로나 사태로 그룹 전체가 금융지원에 집중해야 했기 때문에 대형 M&A를 추진할 수 없었다. 이에 우리은행은 중간배당 등을 통해 지주에 대규모 자금을 보낼 일이 없었다. 오히려 우리금융은 작년 6월 코로나 대출 지원을 위해 우리은행에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유상증자 형태로 다시 공급해야할 상황이었다. 

 

하나은행의 작년 배당성향도 전년 대비 9.37%p 크게 하락한 35.56%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배당성향의 변화는 코로나 사태와 함께 하나금융지주의 중간배당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실시한다. 중간배당을 할 때 하나금융은 은행으로의 중간배당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왔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금융당국은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중간배당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떨어졌다. 하나금융은 고민 끝에 은행으로부터 배당을 받지 말고 지주의 자금만으로 중간배당을 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 국면에서 은행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을 크게 늘려야하는 만큼, 하나은행의 자금은 활용하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이에 하나은행이 지주로 보낸 총 배당규모는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한편, 신한은행의 배당성향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큰 변동이 없었다. 신한금융지주는 작년 대규모 M&A를 추진하지 않았으며, 또 지주가 적극적으로 자본확충을 시행했다. 이에 신한은행은 지주로 특별히 자금을 보낼 필요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배당은 결국 조직 내에서 자금이 순환하는 것이라 각 금융그룹의 내부 사정에 따라 결정된다”라며 “은행이 큰 규모의 배당을 하더라도 위급할 때 금융지주가 다시 유상증자로 자금을 은행으로 내려보내면 되기 때문에 배당 규모 자체는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