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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가 ‘BIS비율’ 개선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자기자본 비율 감소...코로나 충격 속 '대출급증' 영향
대규모 자본확충 등을 통한 손실흡수능력 확충 필요

 

[FETV=유길연 기자] KB·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지주 등 국내 5대 금융지주의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은 개선됐지만, 단순자기자본비율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BIS자기자본비율과 단순자기자본비율 모두 위기 시 금융지주의 손실흡수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대출자산을 크게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올 한해 금융지주는 단순자기자본비율 개선을 통한 손실흡수능력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말 단순자기자본비율의 산술평균은 5.40%로 1년 전(5.52%)과 비교해 0.12%포인트(p) 하락했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3곳의 지표가 하락한 결과다. KB금융은 5.94%로 1년 전과 비교해 0.51%포인트(p) 떨어지면서 가장 크게 하락했다. 우리금융(5.12%), 농협금융(4.47%)은 같은 기간 각각 0.27%p, 0.23%p 내렸다. 신한금융(5.8%)과 하나금융(5.66%)은 각각 0.25%p, 0.11%p 상승했다. 

 

반면, 작년 주요 금융지주들의 BIS자기자본비율은 일제히 개선됐다. 우리금융은 같은 기간 기본자본비율이 1.85%p 급등했다. 이처럼 BIS비율과 단순자기자본비율이 다른 경향을 보이는 이유는 금융당국이 작년 바젤Ⅲ 최종안을 도입한 결과로 분석된다. 바젤III 최종안은 내부등급법을 실시하는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기업대출 중 무담보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 부도시 손실률(LGD)을 각각 45%에서 40%로, 35%에서 20%로 하향 조정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LGD 값이 작아질수록 위험가중자산이 감소한다. BIS비율은 분자가 자기자본이고, 분모는 자산을 위험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한 위험가중자산이 된다. 

 

 

이에 작년 역대 최대로 늘어난 기업대출 부문에서 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들면서 전체 BIS비율도 개선됐다. 작년 금융지주는 코로나 충격으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을 급격히 늘렸고, 전체 대출 증가율도 최대치를 기록했다. 5대 금융지주의 작년 대출 증가율은 8~12%가량 불어났다.  

 

BIS비율이 바젤Ⅲ최종안 도입으로 개선되자, 일각에서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 BIS비율이 금융지주의 손실흡수력을 측정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이 급증했다는 것은 그만큼 원리금을 받을 수 없는 위험에 노출된 규모도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바젤Ⅲ도입으로 위험가중자산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감소하거나 상대적으로 적게 증가했다. 역대급 대출 증가가 위험가중자산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이에 BIS비율 지표만으로는 금융지주의 자본건전성을 파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최근 단순자기자본비율이 BIS비율을 보완할 지표로 주목을 받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단순자기자본비율은  기본자본(Tier1)을 대출자산과 파생상품 등 재무상태표 상 모든 위험노출액(총 익스포저·EAD)로 나눈 값이다. 위험가중치로 인한 자산 규모의 변동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에 대출 증대에 따른 손실흡수력의 변동 여부를 좀 더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5대 금융지주의 단순자기자본비율이 감소한 이유도 대출 급증이 지표에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지주는 자본건전성 개선을 위해 자본확충도 역대급으로 실시했다. 특히 KB·하나·우리는 신종자본증권을 조단위로 발행했다. 이러한 자본확충에도 지표가 악화된 것은 대출자산이 워낙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지주가 좀 더 튼튼한 손실흡수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출 관리를 통해 단순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려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다만, 올해 코로나 사태가 완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지표 개선은 비교적 수월할 전망이다. 우선 대출자산의 증가율은 작년보다 크게 낮아질 확률이 높다. 금융지주도 올해 대출자산 증가 목표치를 올해보다 낮게 잡고 있다. KB금융은 6~7%로 정했고, 하나금융은 5%대로 결정했다. 다른 금융지주들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올해도 대규모 자본확충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금리는 상승하고 있지만, 시중에 자금이 충분히 풀린 상황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 유리한 조건이다. 이미 이달까지 KB·신한은 각각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우리금융도 2000억원 규모로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단순자기자본비율은 바젤Ⅲ 도입 이후 중요해진 지표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측면이 있다"라며 "하지만 기존 BIS비율과 동등하게 중요한 지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