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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포스코·SK 지분 정리...쉬워진 자본비율 관리

위험가중자산은 줄고 BIS비율은 올라가

 

[FETV=유길연 기자] 국민은행이 약 9000억원 규모의 포스코, SK(주) 보유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이번 처분으로 국민은행은 금융사의 손실흡수능력을 측정하는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 관리가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10일 보유하고 있던 포스코 지분 157만9112주(지분율 1.82%)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전량 매각했다. 총 매각금액은 약 4800억원으로 전해진다. 매각 전날인 9일 종가 31만7000원에서 약 3~4%의 할인율이 적용된 결과다. 국민은행은 이번 매각으로 지분의 최초 취득 금액인 7152억원 대비 약 2352억원의 평가손실을 입게 됐다. 포스코 주가가 지분 매입 당시보다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은행은 포스코 지분을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으로 분류했기 때문에 평가손실은 당기손익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로써 국민은행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소유하게 된 KB금융지주 지분을 처분하기 위해 사들였던 포스코·SK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SK 지분을 작년 6월 블록딜 형식으로 전량 매각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2008년 지주사 전환 후 지분 처분을 위해 다양한 방식을 검토했다. 상법상 은행은 지주 지분을 소유할 수 없어 이를 매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국민은행은 2008년 12월 포스코와 주식을 맞교환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포스코도 글로벌 철강회사들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백기사(우호세력)'가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두 기업의 이해관계는 맞아떨어졌다. 이후 2009년과 2011년에도 주식교환을 했고, 지분율은 1.82%까지 오르게 됐다. SK지분도 2011년 SK텔레콤이 보유한 SK C&C 주식과 맞교환으로 소유하게 됐다. 주식 교환 이후 SK그룹이 SK(주)와 SK C&C를 합병하면서 국민은행이 가진 SK C&C 주식은 SK(주) 주식이 됐다.

 

금융권에서는 지분 매도 시점은 모두 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 지분의 처분은 평가손실이 발생했지만,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을 때 매각해 손실규모를 최소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의 주가는 작년 10월만 하더라도 20만원 초반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후 증시 호황의 영향으로 주가가 우상향을 그리더니 이달 8일 32만원 선까지 올랐다. 

 

SK 주가도 지난해 6월 SK바이오팜 기업공개(IPO) 효과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이에 국민은행은 2011년 주식 교환 당시 2008억원으로 인식한 SK주식을 약 5000억원에 매각해 3000억원의 차익을 얻었다. 이 금액은 작년 국민은행이 사상 최초로 실시한 '중간배당'의 재원이 됐다.     

 

이번 매각으로 국민은행은 BIS자기자본비율 개선 효과를 누리게 됐다. 주식은 위험가중치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많이 보유할 수록 위험가중자산도 커지게 된다. 바젤Ⅲ 최종안에 따르면 주식의 위험가중치는 250%다. 국민은행이 보유했던 포스코·SK 지분의 최초 취득 금액의 합만 9000억원이 넘었고, 여기에 가중치가 적용되면 위험가중자산 규모는 더 늘어난다. 이번 매각을 통해 지분 자산이 현금으로 바뀌면서 위험가중자산도 그만큼 감소하고, BIS비율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BIS자기자본비율은 분자가 은행의 자기자본이 되고, 분모는 자산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적용한 위험가중자산이 된다. 

 

주가 변동에 따른 BIS비율 관리의 어려움도 해소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포스코와 SK 주가의 상승과 하락에 따라 자본 규모도 변동이 생겨 자본비율 지표 관리에 다소 애를 먹었다. 특히 포스코의 주가 하락은 자본규모 감소를 가져왔다. 이번 매각으로 향후 두 기업 지분에 대한 평가손실에 대한 가능성이 사라졌다. 포스코·SK 주식은 기타포괄손익 금융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지분 가치의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은 자본계정인 ‘기타포괄손익누계액’에 포함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보유한 두 기업의 지분 규모가 컸던 만큼, 매각으로 인해 BIS비율 상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