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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신한금융, 유상증자로 배당↑

4대 금융지주 중 금융당국 '스트레스테스트' 유일하게 통과
배당성향 당국 권고치 3.5%p 넘겨...'주가반등' 계기 될 듯

 

[FETV=유길연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넘어선 수준의 배당성향을 결정했다.

 

지난해 실시한 '유상증자' 효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금융당국이 장기 경제 불황을 가정한 ‘L자형’ 스트레스 테스트를 유일하게 통과했다. 이에 그간 신한금융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던 유상증자가 이제는 주가 반등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2일 이사회를 열고 2020년 결산 배당 계획을 결의했다. 신한금융이 배당으로 결정한 총액은 8038억원이다. 작년 당기순이익(연결·지배지분기준) 3조4146억원을 고려했을 때 배당성향은 23.5%이다. 금융당국의 배당제한 권고치인 20%보다 3.5%포인트(p) 높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가운데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인 배당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금융지주와 은행을 대상으로 배당성향 20%를 넘지 말라고 권고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자본 유출을 줄이고 손실흡수력을 끌어올리라는 취지다. 금융지주와 은행이 배당을 하면 손실흡수력을 측정하는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한다. 이에 KB금융과 하나금융은 배당성향을 20%로 발표했다. 하지만 신한금융은 당국의 권고치를 넘겨 배당성향을 정했다. 

 

신한금융은 이번 결정으로 인해 그동안 부진했던 주가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은 사실상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배당성향을 기록하게 됐다. 우리금융이 아직 배당성향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당국의 권고치를 넘기기는 힘들다. 주주환원정책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확보했으므로, 주가 상승의 가능성은 커졌다.
 
신한금융 주가는 지난해 9월 유상증자 이후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신한금융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를 상대로 1조1582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했다. 증자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의 반응은 급격히 얼어붙었다. 기존 주주들은 사전에 증자에 대한 충분한 설득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증자로 신한금융의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에 신한금융의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신한금융은 적극적 주주환원을 골자로 한 자본정책을 발표해 주주들을 설득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신한금융의 사업능력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식의 비판 마저도 나왔다.

 

하지만 이번 배당 정책으로 인해 작년 유상증자는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는 모양새다. 신한금융이 배당성향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금융당국의 스트레스테스트를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통과했기 때문이다. 테스트 합격의 핵심 이유가 바로 유상증자다.

 

금융감독원은 배당제한 권고에 대한 근거로 올 초 스트레스테스트를 시행했다. 테스트는 1997년보다 외환위기(경제성장률 -5.1%)보다 더 큰 수준의 위기가 닥치는 상황을 가정했다. 금감원은 이러한 시나리오 속에서 은행과 금융지주가 BIS비율을 규제치보다 높게 유지하는지 파악했고, 규제치 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한 금융사는 배당 제한 권고를 따를 것을 요구했다.  

 

테스트 결과 대부분의 금융지주와 은행은 경기침체가 3년간 이어지는 것을 가정한 ‘L자형’ 시나리오를 통과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보통주자본비율이 당국의 규제선보다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BIS비율 가운데 총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Tier1)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수치를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주자본비율은 유상증자와 당기순익으로만 개선할 수 있어 관리하기 까다로운 지표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KB·하나·우리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들은 조 단위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등 자본확충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보통주자본비율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못하면서 테스트에서 낙방했다. 반면, 신한금융은 유상증자가 스트레스테스트에 포함되면서 좋은 결과를 거두게 됐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신한금융은 당국을 설득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당국을 무시하고 배당성향을 높게 잡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며 “그동안 신한금융이 유상증자 덕분에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했다는 관측이 꾸준히 나온 만큼, 이번 배당성향 결정은 테스트 통과를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