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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현대차 정의선, '고객사수' 승부수 통할까?

정의선 회장, 첫 실적 적자 예고…현대·기아차, 3Q 품질비용에 3.4조원 투입
지난해比 2조원 증가한 충당금…“엔진 교환율 상향, 클레임과 KSDS도 늘어”
3Q, 6000억원 영업이익 예고된 현대차, 충당금 반영하면 적자규모만 1조원
세타2 엔진으로 발목 잡힌 현대기아차, 9차례에 걸쳐 리콜비용만 5.2조원
품질 리스크 또 다시 발생할까... 코나EV 화재사고에 미국 조사까지 겹쳐
충격 제한될 것... “추가 평판 비용 없고 자동차 판매 빠르게 개선돼”

[FETV=김현호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엔진관련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3분기에 3조4000억원 규모의 품질개선 비용을 반영하기로 했다. 오는 26일 3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이번 비용으로 대규모 영업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20년 만에 그룹 수장이 교체된 현대차그룹은 첫 적자 ‘성적표’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번 조치는 고객을 강조한 정 회장의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730만대 리콜 선언한 정의선=세타2 직분사(GDI) 엔진에 관한 품질비용은 현대차 2조1352억원, 기아차가 1조2592억원을 각각 부담한다. 이번 리콜 대상은 2011~2018년식 현대차의 쏘나타와 투싼, 싼타페, 벨로스터 등 372만9000여대와 K5, 쏘렌토, 소포티지 등 기아차 364만4000여대 등 총 737만여대에 달한다. 리콜차량 대비 현대차의 반영 비용이 높은 이유는 차량 가격이 차이나기 때문이다.

 

이번 품질개선 비용은 지난해 3분기, 세타2 엔진에 반영된 충당금보다 2조원 넘게 증가했다. 이는 실제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엔진 대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측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차량 191만여대에 탑재된 세타 GDI 11-14MY 엔진은 교환율 가정치가 상향됐고 평생 보증정책에 따른 차량 단종 기간도 7년 이상 늘어났다. 또 230만여대에 달하는 차량에 탑재된 세타 GDI 15-118MY 엔진은 지난해 리콜 발표 이후 클레임(배상청구)이 늘어났고 KSDS(엔진 진동감지 시스템)로 확인된 고장도 증가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쌓은 충당금이 있음에도 추가로 비용을 반영한 이유는 기존 가정비용을 너무 작게 잡았기 때문”이라며 “구체적으로 교체율이 상승하고 차량 운행기간 재산정, 클레임 상승 추이가 선반영 됐다”고 설명했다.

 

◆적자 불가피해진 현대기아차, 향후 전망은?=현대기아차는 대규모 충당금으로 적자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21일 기준,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6073억원, 기아차는 2695억원으로 예측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충당금 반영시 현대차는 최대 1조원, 기아차는 6000억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된다.

 

대규모 충당금이 또 다시 반영되면서 현대기아차의 품질 리스크는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타엔진은 전 세계 완성차 업계 최초로 독자적인 파워트레인 시스템을 보유한 현대차의 상징이다. 현대차는 환경규제가 강화되자 2007년 후속작인 세타2 엔진을 선보였고 터보차저와 GDI 방식을 채택하며 엔진성능을 높였다. 하지만 2015년부터 불거진 리콜비용은 현대차그룹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의 리콜 ‘흑역사’는 2015년 9월, 북미시장에서 시작됐다. 당시 현대차는 차량이 멈추거나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로 GDI엔진이 부착된 47만여대의 차량을 리콜에 들어갔고 2017년 3월부터 기아차까지 차종이 확대돼 미국과 한국, 중국 등에서 대규모 리콜에 나섰다. 현대차는 이번 충당금 설정과 더불어 총 5차례에 걸쳐 약 3조5000억원, 기아차는 4차례에 걸쳐 1조9000억원에 달하는 리콜 비용이 발생했다.

 

향후 품질 리스크는 또 다시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고차 가격을 올리기 위한 소비자, 기타엔진이 장착된 모델에 대한 클레임 증가와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품질비용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다”다고 지적했다. 앞서, 현대차는 코나EV에서 발생한 잇따른 화재사고로 7만7000여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또 김민경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본 결함의 은폐 시도 의혹에 대한 미국 검찰 조사결과 여부는 리스크”라고 전했다.

 

반면 현대기아차가 받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세타2 엔진 결함은 과거에 발생한 이슈로 이미 시장에 알려져 있어 추가될 평판 비용은 거의 없다고 판단된다”며 “최근 발표된 신차들의 평가가 양호해 자동차 판매는 빠르게 개선되고 있고 4분기부터 기존에 예상했던 이익 수준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