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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꼼수인상" VS ”최저 수수료율“...배달의민족 ‘수수료 갈등’ 진행형

3월 초부터 가입 신청 받아...10만 곳 가입 中
우아한형제들 “최저 수수료율...52%가 혜택”
소상공인 “새 수수료 정책, 일방적 요금인상”

 

[FETV=김윤섭 기자]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앱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의 수수료 정책 변경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2위 업체인 요기요처럼 사실상 일정 비율의 수수료 체계로 전환하게 되는 새 제도가 되레 가입 점주의 부담을 늘리는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 정률제 '오픈서비스' 도입...건당 수수료 5,8%=우아한형제들은 재차 오픈서비스가 모든 업주들에게 혜택이 갈 수 있는 합리적인 서비스라고 강조했지만 소상공인들의 반발은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우아한형제들은 4월 1일부터 오픈서비스 제도를 도입하며 광고비 체계를 개편했다. 앱 화면 상단에 노출되는 '오픈리스트'가 '오픈서비스'로 바뀌고, 중개 수수료는 기존 6.8%에서 5.8%로 1%포인트 내리는 내용이다. 지난 3월 초부터 입점 업소를 대상으로 오픈서비스 가입 신청을 받고 있으며 현재 입점 업소 14만여 곳 중 10만여 곳이 오픈서비스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배달의민족은 배달 매출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앱 내 노출 시스템을 운영중이다. 앱 화면에 '오픈리스트' 3개 업소가 부문별 최상위에 자리하고, 그 아래 월 8만8000원 정액 광고료를 내는 '울트라콜'이 자리하는 시스템이었다.

 

오픈리스트는 여러 음식점이 신청하더라도 한 번에 3개 업체만 무작위로 보이고, 울트라콜에는 이용 중인 모든 업소가 등장한다. 이 두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음식점들은 상대적으로 눈에 덜 띄는 화면 하단으로 밀리는 구조다.

 

그러나 이 시스템상에서 이른바 깃발꽂기 문제가 불거졌다. 자금력이 있는 1개의 업체가 여러개의 울트라콜을 사용해 앱 화면 노출을 늘리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일부 지역에선 월 1천만원 이상 광고비를 내고 깃발을 200개 이상 꽂는 업체가 등장할 정도였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러한 깃발꽂기 문제를 해결하고 여러 업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이번 ‘오픈서비스’를 도입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이번 개편으로 오픈리스트에 3개 업체가 나오는 것을 드러내고 대신 '오픈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신청 업소를 모두 노출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울트라콜에 해당하는 업소는 하단으로 밀린다.

 

오픈서비스의 이용료는 월정액이 아니라 매출의 5.8%로 매겨진다. 즉 월 8만8000원 정액' 울트라콜에서 '매출의 5.8% 수수료'로 무게중심이 옮겨지는 것이다.

 

◆소상공인 “새 수수료 정책, 일방적 요금인상”=업주들은 최상단 노출 광고인 '오픈서비스'가 기존 3개 제한에서 '무제한'으로 바뀐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로 인해 최상단 노출을 원하는 업체들이 '오픈서비스'로 몰리게 되는 것은 물론 매출 기준으로 수수료를 내야하기 때문에 결국 배민에 내게 될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한 점주는 청와대 청원 게시판을 통해 이 점주는 "사실상 광고비 수수료가 월 8만8000원에서 총 주문금액의 5.8%로 바뀌는 것이다. 월 주문 금액이 150만원이 넘는 업장들은 결국 광고비 부담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매장 기준으로 현재 사용하는 주문량이 오픈서비스로 모두 전환된다면 광고비 부담이 2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자영업자가 모인 인터넷 카페 등에도 비슷한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광고비 부담이 늘어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소상공인연합회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이번 배달의민족의 수수료 정책 개편이 ‘꼼수 인상’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3일 논평을 통해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제도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꿨다"며 "금액에 제한이 있는 정액제와 비교해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기하급수로 증가하는 정률제는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기존에는 매출 규모와 관계없이 일정 금액만 냈으나, 정률제가 적용되면 매출이 높은 가게일수록 수수료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바뀌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바뀐 수수료 정책으로 기존보다 적은 수수료를 내는 경우는 월 매출 155만원 이하의 점포"라며 "이는 일 매출 5만원에 불과한 것이어서 대부분의 소상공인은 사실상 엄청난 폭의 인상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회는 또 “월 매출 1000만원의 업소인 경우 58만원, 월 매출 3000만원 업소의 경우 174만원을 내야한다며 기존에는 울트라콜 3~4건을 이용하면서 26만원에서 35만원 정도를 내면 되던 것이 수십에서 수백만원의 추가 비용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도 요청했다. 연합회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같은 꼼수 가격 인상에 대해 상세히 조사해야 한다“ 며 당사자인 소상공인연합회를 비롯한 배달 앱 사용 소상공인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갈등이 계속되자 정치권도 이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5일 페이스북에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극심한 이때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 업체들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 이용료 인상으로 과도한 이윤을 추구하며 자영업자들을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 면서 “공공앱 개발 등 지금 당장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의 수수료 부과 방식 변경에 대해 독과점의 횡포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우아한형제들 “특정 업체 주문 독식 해결...52%가 혜택”=이에 대해 배달의민족은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오히려 광고비 부담이 줄어드는 업소가 절반을 넘겼다며 시행 이후를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이번에 도입한 오픈서비스 제도는 특정 업체가 주문 독식하는 깃발꽂기가 합리적이냐, 주문 생길때만 세계 최저 요율을 내는 수수료체계가 합리적이냐는 고민의 결과“ 라며 ”전세계 주요 플랫폼들이 수수료 중심 체계로 운용되는 것은 그 체계가 가장 합리적이면서도 공평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배달의민족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절반이 넘는 52%가 광고비를 덜 내게 되고, 주로 영세업주가 이 혜택을 더 누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오픈서비스 도입 후 일각에서 주장된 대형업소 수수료 부담 증가에 대해서 연 매출이 30억원(배민 매출만이 아닌 전체 매출) 이상인 대형업소 중에서도 45%가 오픈서비스에서 수수료 부담이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매출 155만원 이하의 업체에만 수수료 인하 효과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일부에서 매출 155만원 이하의 업체에만 수수료 인하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155만원의 5.8%는 울트라콜 1개(8만8000원) 비용 보다 낮은데 실제 그렇게 매출이 적은 업소는 거의 없다"며 "배민 앱을 통해서 들어오는 매출만 따졌을 때 월 465만원 이하의 경우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직 시행한지 5일째이기 때문에 배민의 새 수수료 제도가 정말로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더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향후 이문제가 현재 공정위가 심사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과-DH 결합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