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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해외


베트남, 유기농식품 시장 성장 속도 낸다

최근 베트남에서 유기농 식품 시장이 새로운 식품 트렌드로 급부상중이다. 이는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하이테크 농업 발전 의지와 베트남 소비자들의 식생활 개선 및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5일 코트라 호치민무역관에 따르면 베트남 식품 시장은 9천300만 명의 풍부한 인구를 바탕으로 매우 유망한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호찌민과 하노이와 같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유기농 식품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베트남 유기농식품 소비자들은 주로 중산층 이상의 소득자들로써 먹거리 안전 및 가족들 건강에 관심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베트남인들의 안전 식품 소비 향상은 현지 대기업들의 베트남 유기농업 투자로 이어진다.

과거 현지 언론을 통해 식품 안전 이슈들이 여러 차례 보도됐지만 유기농식품이 일반 식품에 비해 약 1.5~2배 비싸 가격에 민감한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대부분의 베트남 소비자들은 가격이 저렴한 재래시장에서 일반 농산물을 구입한 후, 깨끗하게 세척해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유기농식품에 대한 베트남 소비자들의 이해와 지식수준 역시 낮았다.

그러나 최근 5년간 매년 5~6% 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베트남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이 향상되고 건강에 대한 인식도 급증하면서 안전한 먹거리, 클린 푸드(Clean food)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안전식품 인증과 위생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 수도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이다.

베트남에서는 유기농식품 전문점을 통해 과일류, 채소류, 곡물류(쌀, 차 등)를 중심으로 유통 중 이다.

주로 생산되는 유기농산물로는 시나몬, 스타아니스(star anise), 후추, 과일, 캐슈넛, 차, 쌀, 고기, 생선, 새우, 채소류 등이 있다. 과일, 야채, 곡물류와 같이 내수소비되는 유기농식품들도 있지만 차, 새우, 쌀 등은 수출도 이뤄지고 있다.

베트남 유기농 식품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트라 관계자는 낮은 유기농 재배 면적 비율과 유기농 인증기관 및 관련 표준 부재를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베트남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베트남 내 유기 농경지 면적은 전체 농경지 면적의 0.2%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유기농작물을 생산하려면 친환경 농법 투자 및 관련 인증 등을 획득해야 하지만, 그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즉 높은 생산비 및 낮은 수익을 이유로 유기농업 농가 수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유기농 작물 재배 면적은 2007년 1만2000㏊에서 2014년 4만3000㏊까지 증가했으며, 향후 더 많은 투자자들이 동 분야에 투자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그 재배 면적 및 농가 수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코트라는 내다봤다.

또 베트남은 아직 유기농 인증기관이 존재하지 않고 관련 표준 및 규정이 정비되지 않은 상황이다.

베트남 농작물생산국 팜반유(Pham Van Du) 부국장에 따르면 아직까지 베트남은 유기농 인증을 위한 정부기관이 없기 때문에 베트남 내 유통되는 대부분의 유기농 제품들은 USDA(미국 유기농 인증), Ecocert(유럽 유기농 인증), IFOAM(국제유기농운동연맹 인증)과 같은 국제 표준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베트남 식품 회사들은 국제 유기농 인증을 받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고, 이는 결과적으로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기농 인증 대신 베트남 식품 회사들은 베트남 우수농산물 품질인증제도인 VietGAP* (Vietnamese Good Agricultural Practices)을 활용하고 있고 현재 베트남 농작물생산국은 유기농 관련 표준 규정을 위한 초안을 작성 중이다.

코트라 호치민무역관 관계자는 “베트남 유기농 식품 시장은 높은 제품 가격과 높은 생산비용, 이로 인한 낮은 접근성 때문에 아직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유기농 식품이 베트남인들의 생활과 밀접히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다만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친환경 농업정책 추진 의지, 현지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 향상에 따른 프리미엄 식품 지출 증가, 현지 대기업들의 유기농업에 대한 잇따른 투자 덕분에 베트남 유기 식품 시장의 성장속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또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베트남 시장 진출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고 대베트남 수출을 통한 진출도 고려해볼 만하다”며 “제품의 유기농법 및 생산과정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교육·홍보해 충성도가 높은 베트남 소비자들로부터 브랜드와 제품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