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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글로벌 투자지도 바뀐다...굿바이 CHINA, 헬로우 VIA"

삼성·롯데·SK그룹, 사드 보복, 매출 하락 이유로 중국시장 철수 잇따라
중국시장에서 쓴 맛 본 국내 기업, "미국 시장에서 활로 찾는다
전자, 유통, 뷰티, 식품 등 국내 기업들, 베트남 인도 미국시장 투자 러시

 

[FETV=박광원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사업에 대한 투자와 철수를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발 사드사태이후 중국에서 사업장을 철수하는 대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차이나 에소더스'에 속도가 붙고 있다.

 

반면 베트남(Vietnam)이나 인도(India), 미국(America) 등 이른바 '바이아(VIA)'를 중심으로 현지기업을 인수하거나 대규모 투자하는 대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대한민국의 글로벌 투자지도가 빠르게 바뀌는 상황이다.       

 

◆중국발 사드사태 이후 차이나 엑소더스 가속화=한국무역협회의 ‘중국내 기업 해외이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여러 한국 기업이 현지 사업 조정을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선전 통신장비 공장과 톈진 휴대폰 공장을 차례로 철수했다. 현대차도 이달 베이징 1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기아차도 옌청 1공장 구조조정을 계획 중이다.

 

중국시장에 진출한 한화갤러리아도 매출증대가 어려워지자 지난달 중국 면세점 사업철수를 결정했다.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현지에 남아있는 유통사업도 전망이 어두운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사드 여파와 중국 업체 간의 경쟁 심화를 이유로 최근 중국 내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공장 매각을 추진중이다. 롯데그룹은 올해 상반기에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등 6개의 공장 중 4곳을 매각할 계획이다.

 

중국시장에 진출한 국내 화장품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국내 대표 유통업체인 신세계와 CJ, 롯데마트 등도 일찌감치 중국에서 발을 뺐다. 더페이스샵은 130여개에 달하던 중국 매장을 지난해 5월 모두 철수했다. 클리오와 토니모리도 올 연말까지 매장을 철수할 방침이다.

 

◆아메리카 드림 찾아 미국으로 미국으로=중국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은 국내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동력을 찾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루이지애나에 에틸렌을 연 100만t 생산하기 위해 한국 기업으로서는 가장 큰 규모인 3조600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대미 투자인 동시에 역대 한국 기업으로는 두번째로 큰 규모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향후 현지 상황을 고려해 에틸렌 40만t을 추가 생산하는 한편 화학 분야 외 호텔 사업 분야에서도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롯데는 1991년 롯데상사가 처음 미국에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알라바마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생산기지, 롯데뉴욕팰리스호텔, 괌 공항 롯데면세점 등이 현재 미국 땅을 밟은 상태다. 

 

롯데는 또 롯데케미칼, 롯데면세점, 롯데호텔,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상사 등 5개사도 미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롯데는 그동안 미국시장에 총 4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등 해마다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각각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에 세탁기 등 가전 공장을 건설해 가동을 앞두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올해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신설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총 16억7000만 달러를 들여 2025년까지 1단계와 2단계 개발을 통해 연 2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방침이다.

 

한화큐셀코리아는 미국 조지아주와 태양광모듈 생산공장을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GS그룹의 발전 계열사인 GS EPS는 국내 민간 발전회사로는 처음으로 미국 전력시장에 진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4차 산업혁명 관련 핵심 기술을 대거 보유해 향후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에 필요한 시장”으로 국내 업체들에게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인도 등 동남아시아로 영토 확장 =기회의 땅으로 알려진 베트남과 인도에서 활로를 찾는 기업들도 있다. 베트남 시장에서 오래전부터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그룹은 최근 1등 보험 지분인수에 참여하며 보험업계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 외에도 SK, 한화, 현대차, LG 등 국내 대기업들은 베트남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그룹은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인 빈그룹에 지분을 투자하며 사업을 확장 중이다. 또 SK그룹은 작년 9월 베트남 시총 2위인 식품·유통기업 마산그룹 지주회사의 지분을 매입하는 등 베트남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초부터 글로벌 사업에서의 '딥 체인지(근원적 변화)'를 강조하며 미국을 비롯한 북미지역과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공격경영을 주문했다. 이들 지역이 향후 세계 경제의 중심이자 성장판 역할을 한다는 게 최 회장의 판단인 셈이다.

 

한화그룹도 베트남 시장 공략에 매진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도 SK와 동일한 베트남 최대기업 빈그룹에 지난해 8월 4억달러 규모의 지분을 투자했다. 계열사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각각 지사와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등 베트남 시장 공략에 동참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지난 1월 베트남 탄콩 그룹과 판매 합작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현대차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빠르게 성장하는 베트남 시장에서 판매·서비스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신속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인도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은 인도 현지 스마트폰 생산을 위해 삼성SDI와 삼성디스플레이도 현지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현대차도 인도 공략을 위해 2020년까지 10억달러를 투자하고 9개 차량을 새로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현대차는 전기차·커넥티드서비스 등을 선보여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아차는 지난해 착공한 아난타푸르 공장을 올 하반기 가동해 인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이외에도 유통, 뷰티, 식품 등 여러 국내 기업들은 인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지에 생산공장과 지사 등을 설립하며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