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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단독]“일 시키고 돈 안주고 겁박까지”...‘카스’로 대박 친 오비맥주 갑질도 “대박급”

OB맥주, 프리랜서 컨설턴트 J씨에게 ‘OTC 프로젝트’개발 관리업무 용역
J씨, 와이즈커머스 등 프로젝트 컨설팅 성과 보고서 OB맥주에 전달 활용
“프로젝트 성과물 문제제기 없다가”...OB맥주, 계약만료 하루 전날 '딴지'
컨설팅 의뢰 후 일체비용 지급거절에 되레 손해배상청구...'도 넘은' 갑질
OB맥주측 “한 일이 없다. 알아서 해”...J씨, 전형적인 대기업 갑질에 ‘소송’

[FETV=김우성 / 김양규 기자]국내 대표적인 맥주 브랜드 '카스(CASS)'를 내세워 진로하이트와 맥주업계 1~2위를 다투는 오비맥주(이하 OB맥주)가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개인 컨설팅사업자를 상대로 터무니 없는(?)갑질을 일삼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심지어 OB맥주는 컨설팅 용역을 맡기고는 계약 만료 하루 전에 컨설팅 성과물에 대해 각종 트집을 잡고 문제를 제기하며, 당초 계약한 용역비 일체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컨설팅 용역 발주로 인해 되레 금전적인 손실을 입었다며 손해배상청구까지 제기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일각에서는 양측간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심지어 뒷돈 거래 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대기업의 영세사업자에 대한 갑질 행태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관리 업무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컨설팅업자 J씨는 지난해 11월부터 OB맥주의 발주 시스템 개발에 대한 컨설팅 용역을 수행했다.

 

J씨는 OB맥주의 발주 시스템 개발에 대한 컨설팅 업무를 다루었으며, 각종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표출한 데이터를 분석, OB맥주측에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올해 1월 발주 시스템 개발을 담당했던 업체가 중도에 변경하면서 갑질 논란이 제기됐다.

 

법조계 및 J씨에 따르면 OB맥주는 0TC 프로젝트 신규 발주 물량시스템인 마젠토 시스템과 기존의 SAP ERP시스템의 연동 작업을 지난해 11월부터 소프트 개발업체인 이구아나와 함께 관련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시스템 개발 업체인 이구아나가 중도에 퇴출당하고, 시스템 개발 입찰 경쟁에서 떨어진 또 다른 소프트개발업체인 ‘와이즈커머스’가 2월에 새로 투입돼 해당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이에 따라 OB맥주는 11월부터 시스템 개발 컨설팅 업무를 담당해오던 J씨와 2월 15일 구두상의 계약을 새로 체결하는 한편 와이즈커머즈와는 2월 18일부터 4월 18일까지의 계약기간을 두고 마젠토 시스템 개발에 대한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양사간 실제 계약 체결은 10일 뒤인 2월 28일 이뤄졌다.

 

후속 시스템 개발업무를 맡게 된 와이즈커머스와 J씨와의 계약도 양측간 SNS를 통해 3월 5일 체결됐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OB맥주와 J씨간 OTC 프로젝트 마젠토 시스템 개발에 대한 관리업무 용역위탁 계약은 2월 15일 체결됐고, 당시 계약금액은 7300여만원이다”라며 “계약기간은 2월 18일부터 3월 29일까지로 대금지급시기는 계약금 30%는 계약 체결 즉시, 중도금 20%는 계약 발효 1개월 후 중간 검수 후에 그리고 나머지 잔금 50%는 최종 검수후에 지급한다고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OB측은 J씨에게 계약대금 일체 지급을 거부하고 있으며, 되레 전문 인력 추천에 따른 실력미흡 등의 하자를 제기, 책임을 J씨에게 전가하며 손해배상청구까지 운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OB맥주측의 용역비 지급 거절 행태에 대해 전형적인 불공정 하도급거래 등 갑질 행태로 규정하고 있다.

 

J씨에 따르면 OB맥주측은 2월 18일부터 마젠토 시스템 개발에 따른 컨설팅 업무를 맡기면서 J씨가 제출한 성과물에 대해 검수 불합격 통지 등 이렇다 할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OB측은 J씨와의 계약 만료 하루 전날인 3월 28일 저녁에 급작스럽게 성과물을 모두 검수하겠다며 검수 완료시까지 용역 대금을 일체 지급할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통보 조치했다.

 

J씨는 “내 역할은 시스템 개발업체인 와이즈커머스가 보내 온 데이터를 검토해 주간보고서와 월간보고서는 물론 매일 같이 각종 성과물을 작성,OB측에 보고하는 것”이라며 “보고한 성과물은 50건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간혹 작업물에 대한 오류가 발견되기도 하나, IT업무의 특성상 곧바로 피드백과 수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제출 당일이나 늦어도 다음날이면 오류가 수정된다”면서 “성과물에 크게 문제 제기해 오지 않다가 계약 만료 전날 일방적으로 검수 등을 운운하며 일체 비용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건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J씨는 용역비 거부에 대해 OB측에 항의했으나, 전문 인력을 잘못 추천해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했다며 되레 손해배상청구를 운운하며 겁박까지 하고 있다.

 

J씨는 “시스템 개발에 전문인력이 필요했고, 이에 러시아인인 전문인력을 추천, 주급으로 용역비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투입하게 됐다”면서 “거래대금 지급거절에 항의하기 위해 내용증명을 보내자 인력을 잘못 추천해 손해를 봤다며 되레 러시아인에게 지급된 주급비용 손실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며 손해배상청구 요지의 내용증명을 보내왔다”고 토로했다.

 

J씨는 러시아 전문인력 투입에 대해 OB측과 와이즈커머스가 문제 제기를 하지 않다가 용역비용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하자, 꽤심죄를 물어 되레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건 대기업의 갑질이라는 주장이다.

 

더구나 컨설팅 용역비용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자 뒷돈 거래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J씨는 “OB맥주측이 용역비 지급을 거절하면서 갈등이 빚어지면서 개발업체인 와이즈커머스측이 뒷돈 거래까지 이야기해왔다”면서 “이에 고민을 안해 본 것도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이해가 가질 않았다”고 꼬집었다.

 

J씨는 현재 OB맥주측의 부당한 거래 및 용역비 지급 거절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한편 OB맥주와 와이즈커머스에 대해 민사 소송까지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OB맥주의 시스템 개발 용역담당자인 박 모 PM은 이 같은 갑질 논란 제기에 대해 답을 회피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J씨의 사건과 관련 전형적인 갑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제 23조)에 따르면 거래상의 우월적 지위 남용에 따른 불이익 제공으로 간주하고 있다.

 

하도급법 등 관련 법률에서는 성과품을 수령한 후 10일 이내에 합격여부를 통지하지 않을 경우 검사에 합격한 것으로 간주, 수령일로부터 60일 이내에 계약대금을 지불토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J씨의 경우 50여건의 성과물을 OB맥주측에 보고했음에도 불구 이렇다할 문제를 제기하지 않다가 계약 만료 하루 전에 일방적으로 검수 등을 운운하며 대금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업계의 특성상 J씨와 같은 컨설팅업무에 특화된 인력들은 대부분 프리랜서들로 소득이 일정하지 않다”면서 “ 때문에 일거리를 주는 사람이나 기관이 절대적으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종속관계로, 특히 J씨 역시 을의 입장이라 당초 용역계약에서 정한 대금지급 시기에도 불구 잔금을 커녕 중도금이나 계약금조차 지급받지 못한 채 업무를 수행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OB맥주측은 J씨가 제출, 보고한 성과물을 수령할 당시에는 불합격 통보 등 아무런 문제 제기가 없었고, 더구나 OTC 프로젝트 마젠토 시스템 개발에 사용했음에도 성과물의 하자를 이유로 계약 만료 하루를 앞두고 모든 성과물을 검수하겠다며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은 전형적인 갑질 행태로 봐야한다”라고 꼬집었다.

 

더구나 OB맥주측은 J씨가 용역비 지급 거부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자 용역비를 개발업체인 와이즈커머스에게 전가하는 행태까지 보이고 있다. 하지만 와이즈커머스측도 J씨를 회피하고 있다.

 

J씨는 “일은 시켜 놓고 돈은 안주고, 게다가 손해배상청구까지 하는 행태는 힘 없는 개인프리랜서를 상대로 갑질을 하는 게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며 “OB맥주와 와이즈커머스 양측에 법적 책임을 묻는 한편 국민청원도 고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OB맥주의 대주주는 안호이저-부시 인베브 (AB 인베브)다.  벨기에 루뱅의 덴 호렌 브루어리(Den Horen Brewery) 설립했으며, 지난 2014년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 (이하 KKR),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재인수해 지금까지 OB맥주를 경영하고 있다.

 

최근까지 업계 일각에서는 AB인베브가 자금 마련을 위해 오비맥주를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오비맥주는 이를 계속 부인하고 있으나, 최근 몇 년간 희망퇴직까지 진행한 데다, 신세계그룹과 인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매각설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