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길나영 / 김양규 기자]내달 말 임기 만료되는 한국보험대리점협회의 차기 회장 인선작업이 우려곡절 끝에 오는 24일 최종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대형보험대리점 사장단의 지지를 받고 있는 조경민 전 금감원 팀장과 다양한 부류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손해보험협회 상무 출신의 양두석 가천대 겸임교수가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오는 24일 열린 예정인 임시이사회에서 개인보험대리점업계의 적잖은 지지를 받고 있는 강길만 현 회장도 회장후보로 추천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3파전 양상으로 전개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23일 보험대리점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초 열린 지경협(지에이 경영자 협의회) 모임에서 차기 협회장 후보로 추천된 조경민 전 금감원 팀장 출신의 엠금융서비스 고문과 손해보험협회 상무와 보험연수원 부원장을 역임한 양두석 가천대 겸임교수 등 두 후보 모두 지난주 진행된 면접심사를 통과했다.

 

보험대리점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주 두 후보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 결과 이들 두 후보 모두 차기 협회장으로서 자질이 있다고 판단, 오는 24일 열린 임시이사회에 차기 회장 후보로 최종 추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러나 이들 두 후보는 대형법인보험대리점 사장단의 모임인 지경협에서 일방적으로 추천한 인물들로, 중소형 특히 개인보험대리점 사장단들이 반발하면서 기존 두 후보로만 차기 협회장 인선작업이 진행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현재 두 후보에 대한 차기 회장 추천을 대형법인보험대리점 사장단이 협회 정관을 위반, 독단적으로 진행하면서 개인보험대리점 사장단으로부터 항의를 받는 등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은창표 개인보험대리점협의회장은 “지경협이 무슨 권한으로 차기 협회장을 독단적으로 추천하느냐”면서 “지경협의 회장인 손형익 지에이코리아 대표에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양측간 갈등을 빚은 원인은 협회의 운영비인 분담금 각출 비중이 대형법인보험대리점들이 높다는 점을 들어 지경협이 일방적으로 차기 회장 인선작업을 진행한데 따른 것으로, 이에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한 개인보험대리점 사장단이 발끈한 셈이다.

 

더욱이 금융당국이 추진한 보험판매 수수료 개편 문제를 둘러싸고 대형법인보험대리점과 개인보험대리점업계간 상호 이해관계가 엇갈려 충돌을 빚는 등 양측 간 헤게모니 싸움도 내재돼 있다는 게 일각의 분석이다.

 

이에 중소형 및 개인보험대리점 사장단은 지경협에서 배제된 현 강길만 회장을 임시이사회에 추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대리점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대형법인보험대리점 사장단과 갈등을 빚어온 현 강길만 회장이 지경협에서 차기 회장 후보에서 배제됐으나 개인보험대리점 사장단을 주축으로 재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특히 개인보험대리점업계에서 대형법인대리점 사장단의 독단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강 현 회장을 차기 후보로 추천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개인보험대리점 사장단 사이에서 “들어온 돌이 박힌 돌 뺀다”는 식의 대형법인보험대리점 사장단의 행태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때문에 차기 보험대리점협회장이 대형법인보험대러점 사장단의 모임인 지경협에서 내세운 후보가 선임될 경우 대형대리점에 유리한 입장만을 피력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대리점협회 정관을 살펴보면 회장과 부회장은 각각 대형 및 중소형 그리고 개인보험대리점 2인씩 구성된 이사사들이 추천하도록 돼 있고 이사회에서 결정하도록 돼 있다”면서 “그러나 대형법인대리점 사장단 모임인 지경협이 개인보험대리점 및 중소형대리점 사장단과 아무런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차기 회장을 추천하는 등 규정과 절차를 위반하면서 양측간 갈등을 빚게 돼 잡음이 일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만한게 진행될 수 있었던 사안을 분담금을 많이 낸다는 이유로 규정과 절차를 간과한 채 지경협이 일방적이고 독단적으로 진행하면서 양측간 자존심싸움으로까지 비화된 셈”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차기 회장으로 추천된 후보인 조경민 엠금융서비스 고문은 금감원의 전신인 보감원 팀장 출신으로, IBK기업은행 연금사업본부장과 동양생명 전무를 거쳤다.

 

조 후보는 성향이 강한 편으로, 강골 기질로 추진력이 강한 편으로 평가된다. 이에 다소 업무 스타일이 독단적으로 비춰지고 있어 금감원 선후배들과 사이가 껄끄럽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두석 가천대 겸임교수는 손해보험협회 상무와 보험연수원 부원장을 지냈다. 대관업무를 오래 수행한 탓에 언론계 및 정치권 그리고 손해보험업계 등 상당한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 떠났어도 안실련 자살예방센터장, 웰다잉시민운동 재정위원장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 교수의 경우 대관업무를 수십년간 수행하면서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특히 정치권 인맥이 많다는 점은 큰 자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금융당국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소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점이 약점일 것”이라며 “ 때문에 실행력은 믿고 맡길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대형법인대리점 사장단과 갈등을 빚어 현재 회장 후보로 추천받지 못한 상태인 강길만 현 회장은 개인보험대리점 사장단의 지지를 받고 있어 임시이사회에서 추천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는 금융감독원 보험총괄팀장을 비롯해 보험계리실장과 분쟁조정국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메리츠금융지주 감사와 농협생명 감사를 거쳐 2016년 6월 보험대리점협회장으로 선임됐다.

 

하지만 협회장 선임 초기 일부 대형법인보험대리점 사장단과 충돌,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 회장의 경우 선임 초기 금융당국의 권위를 버리지 못했다는 등 대형법인보험대리점 사장단과 상당부분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안다”면서 “이 같은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것이 결국 대형보험대리점 사장단의 지지를 받지 못해 연임에 걸림돌이 된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24일 임시이사회가 열려봐야 확실한 결과를 알겠지만, 결국 그의 연임 여부는 중소형 및 개인보험대리점 사장단의 지지를 얼마나 이끌어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듯하다”며 “협회 발전을 위한 공략을 전달하는 등 연임 의지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