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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단독]사망한 국가유공자 명의로 수개월간 마약처방...‘쉬쉬’해온 보훈공단

식약처,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 전수조사...광주보훈병원서 대리처방 적발
광주병원 직원 사망한 국가유공자 명의 도용해 약 2년간 마약류 대리 처방
보훈공단 등 자체조사 지지부진...내부일각선 '쉬쉬'하고 은폐 등 의혹 제기
지난 2012년 사망한 국가유공자 명의도용 대리수술 받다가 사망사건 발생도
일각, 마약관리허술에 국가유공자 명의도용 ‘관리부실’...책임면피에만 급급

[FETV=김양규 / 임재완 기자]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하 보훈공단) 산하 광주보훈병원 소속 직원이사망한 국가유공자의 친척 명의를 도용해 향정신성의약품(마약성분)을 대리로 처방해온 사실이 적발됐다.

 

그러나 내부 일각에서는 이를 관리 감독하는 보훈공단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서도 은폐하기에 급급하다는 의혹이 적잖이 제기되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6일 보훈공단 등 본지에 제보된 내용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보훈공단 산하 병원들을 상대로 한 전수조사에서 광주보훈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직원이 이미 사망한 국가유공자의 친척 명의를 도용해 1년 7개월간 마약성분인 수면제 ‘졸피뎀’을 대리 처방한 사실을 적발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광주보훈병원은 지난 10월 11일 마약류 통합관련시스템 전수조사에서 사망한 국가유공자명의로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 성분 의약품이 처방된 건에 대해 식약처의 조사를 받았다.

 

광주보훈병원 소속 간호직원이 자신의 친척이 국가유공자인 점을 이용해 사망한 친척 명의로 1년 넘게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 성분 의약품을 대리처방 받았고 그 내역이 시스템에 기록됐다.

 

이에 보훈공단과 광주보훈병원은 해당 사건에 대해 실태파악에 나섰으나 실질적인 조사는 제대로 진행하지 않는 등 되레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사건이 대외적으로 불거질 경우 병원 관계자는 물론 관리감독의 책임을 지고 있는 보훈공단, 더 나아가 보훈처까지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어 은폐하고 있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졸피뎀은 수면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전문의약품이다. 국내 17개 제약회사에서 수입·제조되고 있으며, 마약류로 분류돼 관리되고 있어 마약류 관리법에 의해 의사 처방 없이는 구할 수 없는 약품이다.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졸피뎀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대리 처방을 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등 강력 제재하고 있다.

 

그러나 광주보훈병원에서 근무한 간호직원은 병원시스템을 이용해 국가유공자였던 사망한 친척의 명의를 이용, 1년 7개월간 졸피뎀을 대리 처방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의 직원 및 마약류 관리에 허점을 악용해 온 셈이다.

 

이에 대해 보훈공단 관계자는 “지난 10월 11일 식약처가 광주보훈병원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 전수조사에서 적발된 사건이 있다고 들었다”며 “내부 시스템 기록상에 잘못인지 진짜 사건이 일어났는지 광주보훈병원에서 확인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리처방 받은 약품인 졸피뎀인지는 여부는 확인이 안된 상태로, 향정신성의약품이라는 것까지만 파악이 됐다”면서 “정확한 사항은 해당병원측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마약류 대리처방 등 내부직원의 불법행위가 자행되고 있음에도 불구 보훈공단 등은 책임 회피를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고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처 관계자는 “광주보훈병원에서의 내부조사와 식약처의 조사내용 결과가 나오면 공단에서 행정처분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현재 식약처의 조사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단에서도 별도 조사가 진행 중이나 해당병원에서 쉬쉬하고 사건을 숨기려 할 경우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해명했다.

 

내부 일각에서는 “산하기관인 보훈병원을 관리 감독해야 할 보훈공단의 대처가 매우 어이가 없을 정도”라며 “현 정부 들어 낙하산 인사로 선임된 이사장 취임 후 적잖은 부작용이 발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 큰 우려는 해당병원인 광주보훈병원의 경우 마약류 관리법 위반 소지가 큰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광주보훈병원 관계자는 “지난 10월 11일 식약처가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 상 사망환자에 대해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 성분 의약품이 처방된 기록으로 병원 측에 확인·조사를 했고, 이 사항까지만 윗선에 보고를 했다”면서 “외부감사나 사건에 대한 경중을 따져봐야겠지만 이번 조사는 식약처에서 별도 후속조치가 없어 더 진행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호직원이 1년 7개월간 졸피뎀을 대리 처방받았다는 의혹은 말이 안된다. 간호직원이 저질렀다는 소문은 내부 일각에서 제기된 소문에 불과하다”면서 “현재 개략적인 파악은 된 상태로, 심증은 있으나 확실치 않고 사법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철저한 조사는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보훈공단은 현재 식약처의 조사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한다는 입장이나 약 두달이 다 된 시점에서도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을뿐더러 함구로 일관하고 있어 은폐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보훈공단 관계자는 “자체조사를 진행해야하는지 식약처의 처분에 따라 후속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현재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다만 식약처의 처분이 나오면 그에 따라 자체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일이 예상보다 커져 명확히 윤곽이 드러나면 정식으로 보고해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마약류 관리법 위반 가능성이 높은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 사건을 쉬쉬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내부 일각에서는 은폐하려는 시도라고 보고 있다.

 

보훈공단의 한 제보자는 “내부 일각에서는 마약류에 관련된 심각한 사건임에도 불구 공단과 해당병원이 자체조사를 철저히 진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식약처의 조사 결과만 기다리며 해당 사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건 납득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지난 2012년에는 중앙보훈병원의 경우 사망한 국가유공자 명의로 대리 수술을 받다가 사망하는 의료사고도 발생했다.

 

보훈공단 한 관계자는 “지난 2012년께 중앙보훈병원에서는 사망한 국가유공자 이름으로 외과 대리 수술을 받다가 의료사고로 인한 사망 사건도 발생한 바 있다”면서 “이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넘어간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훈공단 관계자는 “당시 발생한 의료사고는 처리가 완료된 상태로, 명의도용과 관련된 것은 별도 조사가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제보에 따르면 2012년 당시 중앙보훈병원은 사망한 환자가 국가유공자의 명의를 도용해 접수에서 진료, 수술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음에도 불구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보훈공단 관계자는 “당시 명의를 도용했을 때 사망한 국가유공자 명의자의 동생, 즉 가족이 보증을 섰기 때문에 당시에 문제가 안됐다”면서 “사고 발생 후 본인여부에 대한 확인절차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이 후 자격확인 등의 절차를 강화했다”고 했다.

 

또 다른 보훈공단 한 관계자는 “보훈병원내 각종 위법 행태가 난무하고 있으나 보훈공단과 해당병원측은 직원들 입단속에만 급급하다”면서 “특히 병원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위법행위를 관리 감독해야 할 보훈처와 보훈공단은 사건이 발생하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숨기려고만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사법당국 한 관계자는 "해당 사건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라며 "필요할 경우 수사 착수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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