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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새주인’ 맞은 남양유업, "사명 변경 없다"

남양유업, 지난해 매출액 9968억원·영업손실 724억원···4년째 영업손실 지속
새주인 한앤코는 사모펀드 운용사···사명 변경시 최소 60억원 이상 소요
올해 창립 60주년···적자 개선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힘쓸 듯

[FETV=박지수 기자]  "새 술은 새 부대에?"

남양유업이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를 새주인으로 맞았지만 회사 이름은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명을 바꿀 경우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게 많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기업 이미지(CI) 통일화 및 홍보활동 등에 소요될 자금 부담도 '사명 변경 불가' 결정에 힘을 보탰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명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최소 60억원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명 변경을 위해서는 CI 개선을 포함한 제품 라벨 변경, 대리점 간판 교체 등 모든 브랜드 자산에 대대적인 변화를 줘야 하는 만큼 상당한 비용이 수반된다. 비용뿐 아니라 주총, 거래소, 상표등록 등 준비 과정에도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3월 29일 서울 강남구 본사 강당에서 정기주총을 열고 한앤코 인사 위주로 새 이사진을 꾸렸다. 윤여을 한앤코 회장과 배민규 한앤코 부사장의 기타 비상무이사로, 이동춘 한앤코 부사장은 임시 의장 및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홍원식 전 회장 임기는 같은 달 26일로 끝났고 한앤코 인사들이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면서 경영권 분쟁은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다. 

 

지난 1월 4일 대법원은 한앤코가 홍 회장 일가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소송 상고심에서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다. 홍 회장이 당초 계약대로 한앤코에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는 취지의 원심 판결을 확정하면서 홍 회장 일가의 남양유업 주식 37만8938주(지분율 52.63%)를 한앤코가 차지하게 됐다. 이에 따라 한앤코는 남양유업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한앤코가 남양유업의 새주인이 되면서 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이 사명 변경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남양유업은 고(故)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가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인 1964년 3월 13일 “이 땅에 굶는 아이들이 없도록 하겠다”라는 신념으로 설립한 기업이다. 남양유업의 ‘남양’은 1964년 홍 창업주가 남양 홍씨의 본관을 따 만들었다는 점과 각종 오너리스크로 남양유업 이미지가 훼손된 만큼 사명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한앤코는 새 경영진과 함께 남양유업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실적 개선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2013년 1조2299억원이었던 남양유업의 매출은 대리점주 밀어내기 사태를 시작으로 ‘갑질 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며 내리막길을 걷기 사작했다. 이후 오너 일가 친인척 마약 사건, 경쟁사 비방 댓글 등 총수일가를 둘러싼 각종 구설수에 휘말렸다. 특히 지난 2021년에는 ‘불가리스’에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가 허위사실 유포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남양유업의 매출액은 7107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남양유업의 매출은 9968억원으로 매출 1조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수익성 역시 악화일로다. 남양유업은 2020년 767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한 이후 2021년 779억원, 2022년 868억원, 지난해 724억원의 영업 적자를 내며 4년 연속 적자 늪에 빠졌다. 4년간 누적된 영업 적자만 3100억원이 넘는다.

 

한앤코는 사모펀드 운용사로 엑시트(지분 매각)를 통한 투자금 회수가 최우선이다. 적자가 이어져 오고 있는 만큼 막대한 비용이 드는 사명 변경보다는 경영 정상화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소비자 신뢰 회복과 이미지 개선 힘을 쏟을 방침이다. 실제로 남양유업 이사회는 대표이사 역할인 대표 집행임원에 김승언 남양유업 경영지배인을 선임했다. 집행임원제는 주총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대표이사제를 폐지하고 신규 도입된 것으로, 감독 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개로 업무 집행을 맡는 임원을 독립 운영하는 제도다.

 

김 대표는 불가리스 사태가 촉발했던 2021년 5월 이광범 전 대표가 사임하면서 같은 해 10월부터 경영지배인에 올라 비상 경영체제를 이끌어왔다. 김 대표는 남양유업의 사업을 다각화하고, 미혼모, 한부모 가정 지원 등 사회공헌활동에도 힘쓰며 기업 이미지를 재건했다. 또 맛있는우유GT, 불가리스, 초코에몽, 프렌치카페, 루카스나인, 17차 등 남양유업이 여전히 영향력이 높은 브랜드들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1100개의 대리점 등 영업망도 두텁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한편 남양유업은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남양유업은 새 주인이 된 한앤코 경영진들과 함께 새로운 남양유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