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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전수전] 뜨거웠던 은행 '기업금융' 싸움...우리 '약진' 속 꼴찌는

하나>우리>신한>국민은행 순 성장...'증가폭' 우리 1등
기업금융 전쟁, 올해 계속될 듯...높아진 '연체율'은 부담

 

[FETV=권지현 기자] FETV는 은행, 증권 등 금융 업권별로 수익성·건전성·성장률 등 주요 경영지표를 비교해 보는 기획기사 '산전수전'(産戰數戰)을 시작합니다. 산전수전에는 금융 산업에서 치열하게 펼쳐지는 수(數)의 전쟁을 들여다본다는 의미가 담겼습니다. 금융당국의 '밸류업' 기조와 맞물리며 금융사 실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경영활동을 숫자로 따져보는 이번 기획기사가 소비자들의 금융사 선택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산전수전은 매주 월요일 찾아갑니다. <편집자주> 

 

 -0.5 vs 5.1

 

지난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 모두 '기업금융 강화'에 발 벗고 나선 가운데, 우리은행이 증가폭을 두 배가량 끌어올리며 두드러진 영업력을 과시했다. 하나은행은 2년 연속 성장률 선두를 차지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증가세가 둔화했으며, KB국민은행은 지난 1년 새 가장 낮은 증가율을 받아들었다. 이들 은행 수장들은 기업금융 확대를 주문하는가 하면 관련 영업조직을 재정비하는 식으로 기업대출 확장에 열을 올렸다. 금리인하 시점이 늦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대형은행 간 기업금융 전쟁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4대 은행은 기업대출 부분에서 지난 1년 새 평균 10.6% 성장했다. 전년 같은 기간 증가율(9.1%)보다 1.5%포인트(p) 높아졌다. 작년 전례 없는 고금리 기조 속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거뒀다는 점은 4대 은행 간 기업대출 전쟁이 치열했다는 방증이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3월 말 기준 기업대출금(대중소기업 및 금융기관 등) 167조7540억원을 기록해 1년 전(146조6510억원)보다 14.4% 불어났다. 4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성장세로, 하나은행은 2023년 3월 말에도 기업대출금이 13.5% 증가, 1등을 차지한 바 있다. 올 3월 말에는 대기업과 SOHO(소규모 자영업)를 포함한 중소기업, 금융기관 및 기타 세 부문이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모두 두 자릿수 성장했다. 기업금융 전방위적으로 고른 영업을 펼쳤다는 얘기다. 대기업과 금융기관 등에서 대출금이 약 25%씩 늘었으며, 중소기업은 12%가량 증가했다.  

 

우리은행이 뒤를 이었다. 3월 말 기업대출금 179조9220억원을 보유, 1년 전(162조5260억원)보다 10.7% 늘어났다. 우리은행은 하나은행과 더불어 두 자릿수 성장에 성공했는데, 증가폭만 보면 하나은행을 앞지른다. 작년 3월 말 우리은행은 기업대출금이 전년 동기보다 5.6% 성장, 4대 은행 중 꼴찌였다. 하지만 지난해 '절치부심'해 영업력을 끌어올린 결과 1년 새 배(5.1%p)가량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이에 국민은행 기업대출금 잔액을 3조원 이상 따돌렸다. 대기업과 금융기관 등에서 대출금이 20%가량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중소기업 부문은 SOHO 대출금이 2.2% 감소했으나 법인 영업이 15% 불어 총 7.3%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3월 말 기업 원화대출금 176조5165억원으로, 1년 전(164조2632억원)보다 7.4% 늘었다. 4대 은행 중 가장 낮은 성장세다. 대기업과 공공기관 등에서 25% 성장했지만, 중소기업 부문이 3.4% 증가에 그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4대 은행 중 가장 낮은 성장률로, 가장 높은 하나은행(12.2%)의 4분의 1 수준이다. 다만 SOHO 대출금은 1년 새 3.8% 늘어 신한은행(4.1%)에 이은 2등이었다. 중소기업금융에서 법인보다 소상공인 영업에 더 집중했다는 뜻이다. 

 

신한은행의 3월 말 기업금융 잔액은 167조21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52조2081억원) 대비 9.7% 증가했다. 신한은행 기업금융 잔액은 작년 3월 말 4대 은행 중 3등이었으나, 이번 실적으로 4등으로 내려앉았다. 지난 1년 새 하나·우리은행 중소기업금융 증가세에 밀린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중소기업 대출금 성장률은 5.4%로, 하나은행(12.2%), 우리은행(7.3%)을 밑돈다. 신한은행은 기업금융 증가폭도 0.5%p 뒷걸음질 쳤다. 다만 대기업과 금융기관 등에서 1년간 31.4% 성장,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가장 높은 30%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업금융 전쟁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작년 7월 중소기업 특화채널을 만든 데 이어 조병규 행장이 '기업금융 1등' 도전장을 냈으며, 신한은행은 기존 보수적 태도에서 벗어나 지난해 신한GIB에 대기업영업부를 합치는 등 기업대출 증대 기반을 구축했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은행과 지주 최고경영자가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수익성 확대와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고 있는데 이 두 가지 요구에 부합하는 것이 기업대출"이라면서 "가계대출의 경우 정부와 금융당국이 상대적으로 매섭게 들여다보고 있어 기업대출 자산 성장을 위한 출혈경쟁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건전성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부담이다. 기업대출이 평균 10% 이상 불어난 지난 1년간, 4대 은행은 기업금융 연체율이 평균 4bp(1bp=0.01%p)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