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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효율성 잡은 JB금융, '부실채권'은 7년 전으로 회귀

1분기 순이익 '역대 최대'에도 NPL비율 1%대로 악화
중금리대출 '부메랑'...은행 건전성 지표 안정성 높여야

 

[FETV=권지현 기자] 올해 1분기(1~3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JB금융그룹이 '건전성'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받아들었다.

 

그룹 성장전략으로 추진해온 '중금리 신용대출'에 힘입어 이자이익이 증가했지만, 긴축 추세 속에서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도리어 이 전략이 그룹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732억원으로 전년 동기(1634억원)보다 6%(98억원)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자이익이 1년 새 5.9%(275억원) 늘어 사상 최고치인 5000억원에 육박한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계열사 중에선 JB우리캐피탈이 효자 역할을 했다. 올 1분기 순익 565억원을 기록, 1년 만에 15.3%(75억원) 성장하며 2년 만에 다시 500억원대 순익을 기록했다. 

 

효율성도 잡았다. JB금융의 3월 말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7.3%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p) 낮아졌다. 대표적인 경영효율성 지표인 CIR은 총 영업이익 가운데 판관비 지출 비율을 의미한다. JB금융 CIR은 2020년 3월 말 50%에 달했으나, 매분기 개선세를 거듭해 올 1분기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문제는 건전성이다. 3월 말 JB금융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0%로 1년 전(0.84%)보다 0.16%p 상승했다. 금융사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NPL비율은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부실화 대출 채권 비율을 의미한다. 금융회사는 자산건전성 등급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대출 채권을 분류하는데, 이 중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합계를 고정이하여신(NPL)으로 취급한다.

 

 

JB금융 NPL비율이 1%대로 뛰어오른 건 2017년 6월 말(1.01%) 이후 약 7년 만이다. 2022년 3월 말 NPL비율이 0.53%였음을 감안하면 2년새 배 가까이 부실채권 비율이 불어난 셈이다.  

 

특히 그룹 당기순이익의 75%가량을 책임지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에서 NPL비율이 크게 늘었다. 전북은행은 3월 말 0.95%를 기록, 1%에 육박했다. 은행권 최고 수준으로, 1년 전(0.85%)보다 0.1%p, 2년 전(0.39%)보단 0.56%p 급증했다. 3월 말 광주은행의 NPL비율은 0.54%로, 전년 동기(0.38%)보다 0.16%p 높아졌다. 2년 전(0.27%)보단 정확히 두 배가 됐다. 

 

'중금리 신용대출' 전략이 부메랑이 된 셈이다. 지난 2022년 3월 연임에 성공해 집권 2기를 잡은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새 임기 경영 방향으로 작지만 강한 '강소금융그룹' 비전을 제시했다. 이 때 김 회장이 강조한 전략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자산 확대'다. 대출 중개·관리 핀테크기업 핀다와 적극 손잡은 것도 이 시기였다. 씬파일러(thin-filer·금융거래이력부족자)를 겨냥한 중금리 대출 상품 라인업을 대폭 확대한 결과 두 은행은 이자이익이 늘었으나, 연체도 함께 불어나면서 건전성 지표는 악화됐다. 

 

실제 광주·전북은행은 중금리 대출 확대 전략 약 1년 만인 지난해 3월 말, 전년 대비 이자이익이 20%가량씩 늘며 은행권 최고 수준의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부실채권비율도 높아져, 전북은행은 1년새 NPL비율이 0.39%→0.85%, 광주은행은 0.27%→0.38%로 뛰어올랐다. 고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원리금을 제 때 갚지 못하는 취약차주가 늘자 NPL비율은 올해 3월 말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수익성을 잡은 JB금융이 두 은행의 건전성 개선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금융그룹의 경우 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상대적으로 잘 관리되고 저축은행·캐피탈 등 제2 금융권의 건전성 지표가 부진해 전체 그룹 건전성 악화가 나타나고 있는 반면, JB금융은 서민금융진흥원 보증부 대출 등에 따른 영향 등을 감안하더라도 핵심 자회사인 두 은행의 건전성 부진이 도드라진다. 

 

송종근 JB금융 부사장은 지난 22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그룹의 연체율은 서민금융진흥원 보증부 상품을 제외할 경우 0.96%로 전분기 대비 상승했다"면서 "보수적인 관점에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예측 모형의 정도와 사후 관리 강화를 통해서 자산 건전성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그룹의 최우선 과제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