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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자본관리 역량 강화에도 넘지 못한 '6% 벽'

지난해 레버리지비율 개선 불구 6% 이상 2(+)등급 전무
대출자산 한계선 작용...리스크 감안, 자본적정성 높여야

 

[FETV=권지현 기자] 지난해 국내 대형 시중은행들의 자본적정성 지표가 일제히 개선됐지만 '마(魔)의 벽' 6%를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최대 순익 경신에도 금융 당국이 제시한 단순기본자본비율(레버리지비율) 기준에서 2(+)등급을 받은 대형은행은 한 곳도 없었다. 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이들 대형 은행이 리스크의 성격·규모를 감안해 자본규모의 적정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작년 말 기준 레버리지비율 평균 5.42%를 기록했다. 12월 말 기준 역대 최저 수준이던 2022년(5.15%)보다 0.27%포인트(p) 개선된 수치다. 국민은행이 1년 전보다 0.28%p 오른 5.77%로 가장 높았으며,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5.5%, 5.45%를 나타냈다. 우리은행은 4.94%로 1년새 0.23%p 좋아졌으나 여전히 나홀로 5%를 밑돌았다.   

 

'레버리지비율'은 바젤Ⅲ 하에서 등장한 자본완충력 개념이다. 기본자본(Tier1)을 대출자산과 파생상품·부외항목 등 감독목적 재무제표상의 모든 위험노출액(총익스포저·EAD)으로 나눠 구한다. 국제결제은행(BIS)비율과 함께 금융사의 위기 상황 대처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BIS비율이 대출자산에 위험가중치를 둬 자산을 조정해 반영한다면 레버리지비율은 위험가중치를 반영하지 않아 자본을 좀 더 직관적으로 나타낸다.

 

 

금융감독원은 레버리지비율, BIS비율, 기본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 등 4개 자본적정성 지표와 자산건전성, 경영관리, 수익성, 유동성 등을 통해 금융사의 경영실태를 평가하고 있다. 이중 레버리지비율이 7% 이상일 경우 1등급을 부여하며 6%는 2(+)등급, 5% 이상은 2(0)등급을 준다. 

 

금감원은 금융감독개론에서 "시중은행 경영실태평가 자본적정성 부문의 경우 계량등급은 단순기본자본비율 등급을 초과해 상위등급으로 평가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명시, 레버리지비율 등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중앙은행 준비금의 익스포저 제외 효과' 반영 여부에 따라 은행이 레버리지비율을 공시하도록 해 관리 부담을 더 지웠다. 

 

국내 대형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2020년 이후 크게 증가했지만 레버리지비율 개선은 더디기만 하다. 작년 말 기준 4대 은행 모두 역대 최저 수준이던 전년 동기보다 0.2%p가량 좋아졌으나, 시계열을 더 앞당겨보면 개선됐다는 평가를 내리기 힘들다. 4대 은행 평균 레버리지비율은 2020년 5.59%를 기록한 뒤 2021년(5.4%), 2022년(5.15%) 2년 연속 하락했다. 이후 지난해 5.42% 수준까지 반등했으나 여전히 5.4%대에 머물러 있다. 

 

레버리지비율이 크게 좋아지지 않는 데는 '대출자산'의 증가와 관련이 깊다. 이자이익 급증으로 순익이 늘어나 기본자본이 불어났지만 대출자산의 상승세가 워낙 커 총익스포저 증가율이 기본자본 증가율을 넘보고 있는 것이다. 

 

'위험'을 내포하는 대출자산이 크게 늘어 레버리지율 상승에 한계선으로 작용하는 만큼 국내 대형 은행들이 자본 구성의 적정성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각각 연 순익 3조원가량을 벌어들이는 4대 은행 가운데 위기대처 능력을 나타내는 레버리지비율에서 1등급과 2(+) 등급이 전무하다는 점은 이들이 더 적극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방증이다. 

 

대형은행 한 관계자는 "작년의 경우 전년보다 대출증가세가 둔화해 그나마 레버리지비율이 나아졌다"면서 "금융당국도 레버리지비율 공시를 강화하는 등 관리를 강조하고 있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