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이자 낮춰달라 했는데...올해 가산금리 슬쩍 올린 우리·농협은행

5대은행, 1월 가산금리 평균 3.54%...7개월 만에 최저치
신한·하나銀, 하락세 견인...향후 금리 산정에 관심 집중

 

[FETV=권지현 기자] 국내 대형은행의 가산금리가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융당국 수장들이 가산금리 인상으로 예대마진(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이)이 벌어져 은행들이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비판을 쏟아내자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가산금리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은행들은 대출을 할 때 기본금리에 일정 비율의 가산금리를 더해 금리를 결정하는데, 가산금리에는 대출에 소요되는 각종 비용과 함께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정하는 '목표 이익' 등 주관적으로 정하는 수치가 반영된다.  

 

지난해 2월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기준금리가 동결되면 대출금리의 원가가 되는 코픽스 등 자금조달 금리가 안정된다"며 "(은행이) 가산금리를 낮출 경우 대출금리가 오르지 않거나 내려갈 수 있는 여지가 더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선 1월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 등에서는 가산금리 조정에 어느 정도 재량이 있다"며 "은행이 지난해 순이자이익 등 규모에서 어느 정도 여력이 있기에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기업의 부담이 큰 점을 개별 은행들이 살펴봐 달라"고 했다. 

 

1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대출 금리에 붙는 가산금리(신용대출·신규취급액기준)는 평균 3.54%로, 작년 6월(3.47%) 이후 처음으로 3.60%를 밑돌았다.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5대 은행 평균 가산금리는 작년 7월 3.68%로 한 달 새 0.21%포인트(p) 상승한 뒤 8~10월 3개월간 3.7%대를 유지했다. 작년 11~12월 3.6%대로 낮아진 가산금리는 지난 1월 3.5% 중반대까지 내려왔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금융당국은 금융사들이 이들의 금융부담을 낮춰주기를 주문하고 있다"면서 "가산금리를 콕 찍어 언급하는 일이 잦아져 해당 부서에서 이전보다 가산금리를 더 신경써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작년 11월 4.65%에서 12월(4.62%), 올해 1월(4.56%) 2개월 연속 가산금리를 낮췄다. 하나은행은 11월(4.24%)과 12월(4.25%) 4.2%를 넘어섰지만, 1월 4.06%로 내렸다. 다만 두 은행은 모두 4%대로, 5곳 중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작년 11월 3.32%이던 신한은행은 12월(3.31%), 1월(2.98%) 연속으로 가산금리를 떨어뜨렸다. 특히 한 달 새 0.33%p 내린 것으로, 신한은행 가산금리가 2%대를 기록한 것은 2022년 8월(2.95%) 이후 17개월 만이다. 

 

반면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올해 들어 가산금리를 높였다. 우리은행은 작년 11월 2.85%로 3%를 밑돌았으나 12월(3.04%), 1월(3.09%) 2개월 연속 3.0%를 돌파했다. 농협은행은 작년 11월 3.11%를 기록하는 등 내내 3%대였으나, 12월 2.8%로 0.31%p 낮췄다. 하지만 지난 1월 0.21%p 올려 한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려놓았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작년 연초에 이어 연말에 또 다시 금리 인하를 당부한 만큼 향후 대형 은행들의 가산금리 산정 추이에 관심이 모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월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최대한의 범위 내에서 코로나 종료 후 높아진 이자 부담 증가분의 일정 수준을 직접적으로 낮춰줄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올해 신년사에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혼자만의 생존은 불가능하다. 우리 사회와 이웃, 함께하는 모두와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며 상생의 가치를 지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가산금리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용과 원가를 산정함에 있어 신용등급 체계는 적정한지, 우량 신용정보 수집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확보한 정보는 제대로 활용했는지 등을 자문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두 금융그룹 핵심 계열사인 신한·하나은행은 지난달 가산금리를 5곳 중 가장 큰 폭으로 인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