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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D-데이]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될까?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한미사이언스 겨냥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
수원지방법원, 21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 관련 첫 심문 징행
가처분 소송 결과 이르면 3월 중순 발표···주총서 양측간 표대결 불가피
경영권 분쟁시 우호 지분 추가 확보 필요···신동국 회장 지분 12.15% 핵심

[FETV=박지수 기자] 한미약품그룹의 ‘모자의 난’이 격화되는 가운데 경영권 분쟁 향방을 가늠할 첫 번째 분수령인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첫 심문이 21일 열린다. 가처분 신청 인용 혹은 기각 여부에 따라 오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향방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은 이날 오후 3시 15분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명예회장 장·차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이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와 OCI그룹 지주사인 OCI홀딩스의 통합을 저지하기 위해 신청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첫 심문을 시작한다. 임종윤·종훈 사장은 법무법인 지평 소속 변호사 7명을, 한미사이언스는 법무법인 화우소속 변호사 11명을 각각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한 상태다.

 

앞서 임종윤·종훈 사장은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제3자배정 유증을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신청한 상태다. 그동안 임종윤·종훈 사장은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 통합 계약에 반발해왔다. 앞서 한미약품그룹은 지난달 12일 OCI그룹과 통합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계약에 따라 OCI홀딩스는 한미약품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구주 및 현물출자 18.6%·신주발행 8.4%)를,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현물출자를 통해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게 된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이번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 쟁점은 "법원이 이번 상황을 경영권 분쟁 상황으로 보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임종윤·종훈 사장은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는 것은 위법이며 한미약품 경영권이 통합 법인으로 넘어가는 것은 사실상 합병에 해당해 주주총회에서 특별 결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미약품그룹은 그룹 통합 계약이 이뤄질 당시에는 경영권 분쟁 상황이 아니었으며 경영권이 유지되는 계약인만큼 이사회 의결로 가능하다고 반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이 이번 상황을 경영권 분쟁 상황으로 본다면 신주 발행은 최대주주 지배력을 약화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됐을 수 있기에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임종윤 사장이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 있지 않아 요건상 문제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은 이르면 3월 중순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사와 달리 가처분 결정엔 선고 기일이 별도로 없어 이날 즉시 나올 수도 있지만 통상 한 달내 결정된다.

 

이번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결과는 향후 경영권 분쟁 향방을 가늠할 첫 번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통합 작업에 제동이 걸리지만 반대로 기각될 경우에는 송 회장 등 한미사이언스측에 재차 힘이 실리게 된다. 다만 가처분 신청과 별개로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는 양측간 첨예한 표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8일 임종훈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장이 한미약품에 각각 대표이사로 올라 경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며 자신을 포함한 6명을 한미사이언스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총에 상정해달라는 주주제안을 내놨다. 상법에 따라 발행 주식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제안한 안건은 주총에 자동으로 상정되기 때문에 이들의 안건도 주총에 자동으로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임종윤·종훈 사장측이 현재 확보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28.4%로 OCI홀딩스와 통합을 추진하는 송영숙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35%)보다 작다. 결국 임 사장 측이 표 대결에서 이기려면 지분 12.15%를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국민연금(7.38%)과 소액주주(21.0%)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향할지도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의 주요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