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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대전망]<7>보험, 저성장속 수익성 경쟁…실손보험료↑ 車보험료↓

전체 수입보험료 2.6% 증가 전망...IFRS17 2년차 CSM 확보 경쟁
해외·요양 성장동력 육성 박차...10월부터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FETV=장기영 기자] 2024년 국내 보험산업은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보험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저성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2년차를 맞아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를 통한 수익성 강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과 직결되는 실손의료보험료는 평균 1.5% 인상되고 자동차보험료는 평균 2.5~3% 인하된다. 또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에 따라 일일이 서류를 발급받아 제출할 필요 없이 간편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고물가·고금리에 생명보험 0%대 성장=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보험산업 수입(원수)보험료는 253조8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247조3000억원에 비해 6조5000억원(2.6%) 증가할 금액이다. 이 기간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119조2000억원에서 120조원으로 8000억원(0.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손해보험 원수보험료의 경우는 128조1000억원에서 133조8000억원으로 5조7000억원(4.4%) 증액된다. 2022년 대비 지난해 수입보험료 증감률 전망치는 생명보험 –10.1%, 손해보험 6.7%다. 생명보험은 역성장에서 벗어나겠지만 저성장이 지속되고, 손해보험은 성장률이 둔화되겠다.

 

생명보험의 경우 저축성보험의 역성장이 예상되지만, 질병·건강보험과 퇴직연금의 성장으로 수입보험료가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손해보험은 상해·질병보험과 운전자보험을 중심으로 장기보험의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동차보험은 보험료 인하에 따라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은 “2024년 국내외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저금리·저물가’의 뉴노멀(New Normal) 시대와 다른 ‘더 낮은 저성장·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물가’의 새로운 균형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가계의 초과저축이 감소하고, 이는 보험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익성 경쟁 속 손보사 1위 쟁탈전=지난해 크고 작은 혼란을 낳았던 IFRS17 시행 2년차를 맞아 보험사들의 수익성 강화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점쳐진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회계기준이다. 보험계약 체결 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 가치를 의미하는 CSM을 반영해 보험이익을 산출한다.

 

보험연구원이 추산한 지난해 업권별 CSM은 생명보험 61조9000억원, 손해보험 64조6000억원이다. 올해는 생명보험 69조9000억원, 손해보험 67조9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신계약 CSM은 생명보험 14조7000억원, 손해보험 12조3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CSM 확보에 유리한 고(高)수익성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개편하는 한편, 법인보험대리점(GA) 등 다양한 판매채널을 활용해 영업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순위 구도가 요동치고 있는 손보업계에서는 1위 쟁탈전을 예고한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를 중심으로 5대 대형사의 영업 경쟁이 격화할 공산이 크다.

 

지난해 1~3분기(1~9월) 당기순이익은 삼성화재가 1조643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메리츠화재의 당기순이익은 1조3353억원으로 DB손해보험(1조2624억원)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3분기(7~9월) 당기순이익은 메리츠화재가 4963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 삼성화재(4282억원), DB손보(3699억원), 현대해상(2894억원), KB손해보험(1551억원)은 차례로 뒤를 이었다.

 

 

해외·요양사업 미래 성장동력 육성=보험사들은 수익성 강화와 함께 해외사업, 요양사업 등 미래 성장동력 육성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들은 국내 보험시장 포화와 경쟁 심화에 따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 국내 보험사의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1억2250만달러로 전년 9080만달러에 비해 3170만달러(34.9%) 증가했다. 대표적인 예로 한화생명은 지난 2008년 국내 생보사 중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한 이후 15년만인 지난해 상반기 누적 손익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세전이익 1000억원을 달성해 현지 ‘톱(Top)5’ 보험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DB손보는 지난해까지 베트남 시장점유율 10위 이내 손보사 3곳의 지분을 인수해 시장 장악력을 높였다. 2015년 5위 PTI 지분 37.32%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2월 10위 VNI, 6월 9위 BSH 지분 각 75%를 인수했다. 생보사들의 격전지로 떠오른 요양사업 분야에서는 은행계 보험사인 KB라이프생명과 신한라이프의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현재 요양시장에서 가장 앞선 KB라이프생명은 지난해 10월 초 계열사 KB손보로부터 금융권 최초의 요양사업 전문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인수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도심형 요양시설 ‘위례 빌리지’, ‘서초 빌리지’를 운영 중이며, 지난해 12월에는 첫 실버타운 ‘평창 카운티’를 개소했다. 오는 2025년까지 ‘은평 빌리지’, ‘강일 빌리지’, ‘광교 빌리지’(이상 가칭) 등 3개 요양시설 시설을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는 신한라이프는 올해부터 헬스케어 자회사 신한큐브온을 통해 요양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서울 은평구 등 수도권 지역 요양시설 건립 부지 2곳의 매입을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신한큐브온에 400억원을 출자했다. 신한라이프가 부지 매입을 추진 중인 은평구의 경우 KB라이프생명이 이미 요양시설을 건립 중이어서 향후 두 보험사가 나란히 입소자 유치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손보험료 인상·자동차보험료 인하=소비자들에게 경제적 영향을 미치는 보험료의 경우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은 인상되고,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인하된다. 험업계는 지난해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에 따라 실손보험료 인상 폭은 최소화하고, 자동차보험료 인하 폭은 확대하기로 했다.

 

손해·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실손보험료 전체 평균 인상률은 약 1.5%다. 2022년 약 14.2%, 2023년 약 8.9% 인상된 것과 비교하면 인상률이 대폭 축소됐다.  실손보험 유형별로 2세대(표준화 실손보험)는 평균 1%대, 3세대(신 실손보험)는 평균 18%대 보험료가 인상된다. 지난해 상반기 손해율이 150%를 넘어선 3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첫 출시 후 5년이 경과한 지난해 처음으로 요율을 인상해 인상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반면, 1세대(구 실손보험)는 평균 4%대 보험료가 인하되고, 4세대는 보험료가 동결될 예정이다.

 

자동차보험은 지난해 손해율 안정화 추세를 반영해 올해 2월 중순 책임개시일부터 보험료를 평균 2.5~3% 인하한다. 2022년 4월 평균 1.2~1.4%, 지난해 2월 평균 2~2.1%와 비교해 인하 폭이 커졌다.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 4개 대형사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5~2.6% 인하한다. 회사별로 삼성화재와 KB손보는 각 2.6%, 현대해상과 DB손보는 각 2.5%를 인하할 예정이다.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메리츠화재는 가장 높은 3%의 인하율을 책정했다.

 

 

실손 청구 전산화·플랫폼 비교추천=올해 10월부터는 보험업계와 소비자단체의 숙원이었던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시행으로 소비자들의 보험금 청구가 간편해진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에 따라 소비자가 요청하면 병·의원과 약국 등 의료기관에서 보험금 청구 서류를 보험사에 전자적 방식으로 전송할 수 있다. 소비자는 진료를 마친 직후 의료기관에 청구 서류 전송을 요청하거나, 의료기관을 방문할 필요 없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청구 서류 전송을 요청하면 된다.

 

기존에는 보험금 청구 시 소비자가 일일이 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해야 해 번거로웠고, 이로 인해 소액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다. 다만,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는 ‘의료법’상 병원급(병상 30개 이상) 이상 의료기관부터 우선 시행한다. 의원급(병상 30개 미만) 의료기관과 ‘약사법’상 약국의 경우 내년 10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1월에는 소비자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보험상품을 비교하고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받아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도입된다.

 

소비자들은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지정한 네이버파이낸셜, 뱅크샐러드, 비바리퍼블리카, 에스케이플래닛, 엔에이치엔페이코, 카카오페이, 쿠콘, 핀다, 핀크, 해빗팩토리, 헥토데이터 등 11개 핀테크사의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사의 온라인 보험상품을 한눈에 비교하고 필요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서비스 대상 상품은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실손보험, 자동차보험, 여행자보험, 저축성보험(연금 제외), 펫보험, 신용생명보험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