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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정용진 부회장 “우리는 고객 시간을 사는 경쟁을 한다”

이마트 연수점 리뉴얼 한 달, 매출‧고객수 다 늘었다
‘미래형 이마트’로 고객이 더 머물 수 있는 공간 선물

 

[FETV=김수식 기자] “현장방문이 아니라 나에게는 그냥 생활이에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말이다. 그는 항상 현장에 있었다. 매일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일주일에 한 번은 이마트에서 장을 본다. 늦은 밤이면 집 앞 이마트24에서 담배를 사기도 한다. 주말에는 백화점에서 쇼핑하고 아이들이랑 개를 데리고 스타필드에서 놀다가 야구장도 간다. 그렇다. 정 부회장에게는 현장이며 생활이고 일상이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신세계 유니버스에서 생활하고 더 많이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3일 이마트 연수점에 모습을 보였다. 이마트 연수점은 지난 3월 30일 리뉴얼 오픈한 ‘몰타입의 미래형 대형마트’다. 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리뉴얼은 큰 실험이다. 매장 면적을 절반 이상 줄이면서 고객들이 더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선물했다”며 “이로 인해 매출이 많이 줄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리뉴얼 개장 후 추이를 보니 줄지 않았다. 우리의 예상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실제 연수점은 종전 이마트 직영 판매 공간은 1만2561㎡(3800평)에서 5619㎡(1600평)로 줄였지만 핵심인 그로서리 매장은 3867㎡(1170평)에서 4297㎡(1300평)로 확대했다. 커진 공간에는 스마트팜, 대형 정육 쇼케이스, 치킨 로봇 등 이색 볼거리가 자리했다. 이마트 직영 공간이 줄어든 대신 전문점·테넌트 규모는 5950㎡(1800평)에서 2배 가까운 1만1570㎡(3500평)로 늘었다. 맛집, 문화 테마 공간이 크게 늘어난 이유다.

 

매장 면적은 줄었지만 매출은 증가했다. 연수점은 리뉴얼 개장한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30일까지 약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18%가량 증가했다. 방문한 고객수도 23% 늘었다. 실내 스마트팜’, ‘축산 숙성 전용 쇼케이스’, ‘참치 정육점’ 등 볼거리 많은 그로서리 매장은 델리 48%, 채소 20%, 수산 23%, 가공식품 13%, 축산 13% 등 매출이 고르게 늘었다.

 

정환성 이마트 연수점장은 “인천지역에 최초로 입점한 F&B만 10곳으로 평일 점심시간에도 좌석 점유율이 90%가 넘고 주말에는 대기가 발생할 정도로 많은 고객이 방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온라인이 강세인 요즘 오프라인에 힘을 주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온라인 시장이 중요해졌다고 오프라인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프라인 매장 중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연수점처럼 바꾼 것은 꼭 필요한 투자이며 앞으로도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마트는 2020년 이마트타운 월계점 리뉴얼을 시작으로 그로서리 혁신과 체험 요소를 강화한 공간 재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뉴얼의 핵심은 철저히 고객 관점으로 바꾸는 것이다. 매장 리뉴얼은 2020년 9개점, 2021년 19개점에 이어 지난해 8개 점포에서 진행됐다. 이를 바탕으로 이마트의 기존점 매출은 10개 분기 연속 신장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 신장율은 7.8%에 달했다.

 

오는 7월에는 이마트타운 킨텍스점이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를 거쳐 재개장할 예정이다. 연수점과 킨텍스점을 필두로 이마트는 올해 10여 개 점포 리뉴얼에 85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 부회장은 “10년 전부터 항상 강조하는 게 있다. 우리는 물건을 파는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고객의 시간을 사는 경쟁을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세계의 모든 사업은 그렇게 진화할 것”이라며 “이마트도 고객이 물건을 사러 가기 보다는 시간을 쓰러 가는 곳으로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