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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베이비스텝' 속도조절...기준금리 4.50~4.75%로

2007년 이후 최고 금리...당분간 인상 필요성에 무게

 

[FETV=권지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리는 '베이비 스텝'을 단행했다. 강도 높은 금리 인상에서 인상 폭을 낮춰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연준은 1일(현지시간) 올해 처음으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성명을 내고 기존 4.25∼4.50%인 기준금리를 4.50∼4.75%로 0.25%p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16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는 최대 1.25%p로 확대됐다. 

 

앞서 연준은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난해 6, 7, 9, 11월 4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았다. 이후 지난달 인상폭을 줄여 0.5%p 올린 바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조짐을 보이자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올 들어 물가 상승세가 더 주춤하자 일찌감치 베이비 스텝에 무게를 실었다. 실제 한때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9%대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치솟았으나 12월 CPI가 전년 대비 6.5% 오르는 등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이는 시장의 예상(6.5%)에 부합한 것이고, 전월(7.1%)을 크게 밑돈 수치다.

 

같은 기간 1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0%, 전월 대비 0.1% 올랐다. 11월(5.5%)보다 오름폭이 큰 폭 줄어들면서 15개월 만에 최소폭 상승을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올랐다. 직전월인 지난해 11월 기록한 4.7%보다 낮은 기록이다.  PCE 가격지수는 연준이 가장 정확한 물가 지표로 여기는 지표로, 연준은 이 수치를 바탕으로 긴축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인플레이션율이 둔화하자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하락세를 보였다. 최근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은 3.9%로 지난해 12월(4.4%) 보다 완화됐다. 

 

다만 지나친 통화긴축이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에도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연준은 성명에서 "소비와 생산 측면에서 완만한 성장이 이어지고 있고, 노동시장도 견고하다"며 "인플레이션은 완화했지만 여전히 상승 국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적인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연준은 인플레이션 위험에 고도로 주의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 기조 유지 필요성에 무게를 실었다.

 

연준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적정 목표 물가상승률을 2%로 제시했다.

 

연준이 여전히 긴축 정책을 내비치고는 있지만 그 속도가 줄어들면서 한국은행의 내달 결정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연준이 예상대로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하면서 한은도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을 다소 덜게 됐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이달 2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폭을 결정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11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경제성장 등 국내 여건이 우선이나 연준의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어떤 의미에서 한미 간 금리 격차가 너무 크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3.50% 안팎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마무리하길 희망한다"면서 "금통위가 통화 긴축 속도를 재검토하고 집값을 연착륙 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