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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남발에 사무실 무단점거까지...'무법천지' 된 현대라이프생명

사측-보험설계사 노조, 일방 해촉 및 잔여수당 미지급 등 두고 9개월 째 갈등 지속
보험설계사 노조, 현대라이프 본사 앞 불법 천막농성 지속...현대차 본사 앞 시위도
양측간 갈등 지속 속 보험설계사 노조 본사 사무실 복도까지 무단 점거 '재차 충돌'
금융당국 및 공정위 "사측의 불공정 행태로 규정할 근거 없다" 결론에도 불법농성
일각 "불법행위 등 실력행사 통해 주장 관철 의지 잘못"..법치주의 근간 훼손 우려
노조 "문제 해결될때까지 집단농성 이어나갈 것"...양측간 갈등 장기간 지속될 듯

 

[FETV=김양규·오세정 기자] 수개월간 일방적인 해촉과 보험계약에 대한 잔여수당 지급여부 등을 둘러싼 현대라이프생명과 전직 현대라이프 소속 보험설계사들간 갈등이 갈수록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쌍방간 고소와 고발이 난무하고 있는 건 물론 전직 보험설계사들이 본사 정문 앞 인도를 불법 점거해 수개월째 천막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심지어 본사 사무실까지 무단 점거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잔여수당 지급 등 대다수의 보험설계사들과는 원만한 타협을 통해 해소된 사안이나, 보험설계사노동조합(이하 보험설계사노조) 등 제3자가 개입하면서 사태 해결이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부당한 위촉계약 등 보험설계사노조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 금융당국은 물론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냈음에도 불구 불법적인 시위를 지속하는 건 법을 무시한 채 일방적인 실력행사에 불과하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3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중 대주주 및 새 사명 변경을 앞두고 있는 현대라이프생명이 전직 일부 보험설계사들과의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현재 전직 현대라이프생명 보험설계사 수십명은 270여일째 본사 앞 인도를 무단 점거해 천막농성 시위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라이프생명이 대주주 변경작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직 슬림화 차원의 영업조직 통폐합 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보험설계사들이 해촉 된 바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위촉계약의 불공정성 및 잔여수당 지급 요구 등을 두고 극심한 충돌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창기에는 본사조직의 인력감축 문제를 두고 노동조합과도 충돌이 겹쳤으나, 현재 노사 양측간 문제는 해결된 상태”라며 “그러나 전직 일부 보험설계사들과의 해결이 안돼 장기간 집단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양측간 갈등이 시간이 지날수록 해결될 기미는커녕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전직 보험설계사들의 장기간에 걸친 불법 인도 점거 등 천막시위로 인해 행인들이 불편함을 겪고, 사측이 불법점거라며 관할구청에 신고를 했음에도 불구, 이들 보험설계사들은 불법 집단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관할구청인 영등포구청은 ‘불법 도로점용에 대한 계고 통지서’를 노조측에 통보했다.

 

통지서에 따르면 노조가 도로(인도)를 불법 점유 노점 또는 적치해 도시미관을 훼손하고 시민통행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에 7일이내 불법으로 점유한 농성장을 이동 또는 자진 정비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노조는 통지서 발급 후 3개월이 지났음에도 천막농성을 지속하며 인도를 불법 점유하고 있는 상태다.

 

이 처럼 보험설계사노조가 불법임에도 천막농성 시위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생존권 확보 차원이란 주장이다.

 

보험설계사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지난해 7월부터 9월말까지 전국의 70여 개가 넘었던 영업점포를 모두 폐쇄하면서 2000여 명의 보험설계사가 1년새 50여 명으로 줄어 일자리를 잃은 상황”이라며 “점포폐쇄와 함께 고객창구도 폐쇄돼 보험계약 취소 발생 및 설계사 수당 환수 등의 위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측이 보험계약 수수료를 50% 삭감할 것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모두 해촉시킨다고 통보했다”면서 “뿐만 아니라 회사 경영난으로 보험설계사를 해촉하면서 3년 동안 나눠 지급하는 보험판매 수당을 일방적으로 해촉한 후 지급하지 않고, 입사 1년 미만인 보험설계사들에게 지급했던 정착지원금도 환수하는 등 부당행위를 일삼고 있어 이를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불공정한 행태라는 이들의 주장도 금융당국은 물론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5워 공정위는 노조측이 접수한 위촉계약의 불공정 약관심사청구에 대해 문제 제기할 수 없다고 결론, 심사를 종결했다.

 

당시 공정위는 보험사가 보편적으로 활용하는 일부 항목에 대해 위촉계약서에 반영되지 않은 사항 또는 이미 사문화된 사항 등을 위촉계약서에 명확히 반영하는 것으로, 사측이 자신 시정조치함에 따라 심사를 종결한다는 답변을 노조측에 전달한 바 있다.

 

아울러 대법원 판결 등을 감안할 때 천막 농성의 핵심 쟁점 사안인 계약해지 후 보험계약관리 수수료 부 지급여부는 보험업법의 불공정행위 금지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심지어 보험설계사 노조는 현대라이프생명 여의도 본사 앞 불법 천막농성도 부족해 본사 사무실 무단 점거도 감행하면서 사측과 더욱 극한 충돌을 빚고 있다.

 

지난달 말 보험설계사노조는 현대라이프생명 본사 사무실을 무단 점거하고 수십명의 보험설계사들이 복도에 즐비하게 늘어서 장구를 치며 업무를 방해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설계사들이 무단으로 본사 사무실에 들이닥쳐 복도를 무단 점거하고, 장구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업무를 방해하는 등 시위수위를 높이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사측과 물리적 충돌도 빚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법을 무시하고, 사무실까지 무단 점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물리적 충돌로 구급차까지 오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상황이 풀리기는커녕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현대라이프생명 관계자는 “무단으로 사무실을 점거하고, 업무를 방해했기 때문에 퇴거 요청을 했고, 이 과정에서 사측이 폭력을 휘둘렀다고 경찰에 고소했으나, CCTV를 확인하면 헐리웃 액션이란 점이 명백히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측 역시 관할 경찰서에 고발한 상태로, 폭력으로 고소한데 대해서는 무고죄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본인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온갖 불법적인 집단 시위를 벌이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고, 지나친 처사”라고 덧붙였다.

 

양측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그 동안 사태를 지켜만 보던 보험업계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공정위 등 보험설계사노조가 문제 제기한 사안에 대해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 자신들의 주장이 관철될 때 까지 불법 농성 등 각종 불법 행위를 벌이고 있는 것은 지나친 실력행사”라고 꼬집었다.

 

이어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을 위반하는 불법시위에 대해 사법당국이 제재하지 않는 이유도 납득이 되질 않는다”면서 “현 문재인 정부가 노동정책을 중시한다지만 법을 무시하는 행태까지 용인한다는 건 결국 법치주의를 포기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합의를 이뤄낼 때까지 천막농성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어서  양측간 대치상황은 당분간 지속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