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탄소섬유를 앞세워 국내 핵심주력 사업인 반도체‧배터리를 남부럽지 않고 있다. 효성그룹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친환경 그린기술을 놓고 특히 탄소섬유에 집중 공을 들이고 있다. 탄소섬유는 꿈의 소재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산업에 쓰여 가치가 높다.
효성그룹 계열사로는 ▲효성(효성그룹의 지주회사) ▲효성중공업(중공업, 건설) ▲효성첨단소재(탄소섬유 산업자재) ▲효성티앤씨(섬유, 무역) ▲효성화학(화학) ▲효성ITX(텔레마케팅 서비스업)으로 구성됐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탄소중립 정책에 일환으로 수소사업 활성화를 위한 탄소섬유, 폴리케톤 등 신소재 연구개발 및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현대자동차가 전기차용 이차전지 배터리가 보물이라면 효성 조현준호(號)는 첨단소재인 탄소섬유를 앞세워 미래형 성장동력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향해 깃발을 치켜든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의 일거수 일투족이 주목받는 이유다.
◆ 탄소섬유는 다양한 산업군에 폭넓게 활용 강점 = 탄소섬유는 효성첨단소재가 지난 2011년 국내최초 독자기술로 개발했다. 철보다는 10배 단단하지만 무게는 철의 5분의 1 수준이기 때문에 ‘꿈의 소재’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폴리케톤은 친환경‧탄소저감형 소재로 폴리케톤을 1t 생산할 때마다 일산화탄소를 0.5t(500kg) 가량 줄 일 수 있다. 최근 수소차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탄소섬유가 수소차 연료탱크의 핵심소재로 쓰일 수 있어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KISTI에 따르면 탄소섬유 적용 분야로는 ▲우주·항공(항공기 동체/날개/부품) ▲스포츠·레저(골프채, 낚시대, 테니스 라켓, 스노보드) ▲자동차(선루프 프레임, 휠, 후드, 도어, 브레이크 디스크/패드) ▲신재생에너지(풍력발전기 블레이드, 수소연료 저장탱크) ▲토목·건축(해양 구조물, 고압력용 해저 유전송유, 콘크리트 보강재, 해전 유전굴삭기, 케이블 로브) ▲전기·전자(전자기기 외장대) ▲생체·의료(인공관절, 인공뼈, 의족보행) ▲군수(특수탄, 경량구조 부품, 방탄조끼) ▲환경(화학필터, 정수/정화용 필터)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우주·항공 분야의 경우 항공기 경량화는 경제적 효과가 매우 커서 지속적으로 탄소섬유의 사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효성첨단소재가 생산한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45% 정도를 차지하는 넘버원 제품이다. 타이어코드는 타이너 내부를 구성하는 보강재로서 타이어 원형 형태유지와 편안한 승차감을 부여하는 핵심 소재다.
탄소섬유 외에 역점을 두고 있는 산업은 아라미드 섬유다. 강도와 내열성, 내약품성이 뛰어나 방탄복과 방탄헬멧 등의 방위산업과 광케이블 보강재, 건축용 보강재로 쓰인다. 효성첨단소재는 울산 아라미드 공장에 총 613억원을 투자해 올해까지 증설을 완료해 생산규모를 연 1200t에서 3700t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 조현준 회장의 ‘탄소섬유’에 대한 미래산업 안목 = 조현준 회장이 수소 밸류체인에 주목하는 이유는 강철을 대체할 만큼의 탄소섬유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 투자 협약식에서 조 회장은 “강철을 대체하는 탄소섬유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며, 탄소섬유를 사용하는 후방산업의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며 “앞으로 많은 기업들이 꿈과 용기를 가지고 전주에 모여 탄소 클러스터르 만들고, 상상력을 맘껏 발휘해 새로운 제품과 시장을 더 창출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효성그룹 계열사인 효성첨단소재가 지난 15일 전주에서 열린 ‘탄소소재 경쟁력 강화 성과보고회’에 참각해, 전라북도, 한국탄소산업진흥원과 함께 ‘탄소섬유 생산라인 증설투자 이행협약’을 체결했다.
탄소섬유는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모빌리티(수소‧전기차, 도심목적운송수단) 등 연구개발 및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여서 많은 산업군에서 활용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이로 인해 효성그룹이 탄소중립 정책에 발맞춰 수소사업 활성화를 위한 신소재 부문에 주목하고 있다.
조 회장은 일찍이 첨단 소재 분야에 대한 넓은 안목과 미래 청사진을 갖고 있었다. 효성은 지난 1996년 창업 이래 독자 기술을 추구하며 한 우물을 파 온 소재 전문기업으로 경영진의 70%가 공학도 출신이다. 그 결과 현재 스판, 타이어보강재, 에어백 및 시트벨트 원사 등 4개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조 회장은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함과 동시에 신소재 상용화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저탄소 시대를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RE100(신재생에너지 100% 전환 캠페인) 달성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앞서 효성첨단소재는 2019년 8월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서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연산 2만 4000톤의 탄소섬유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1차 증설을 완료해 연산 4000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 데 이어 2022년 7월까지 2차 증설을 통해 연산 6500톤 규모까지 늘릴 계획이다.
◆ 효성첨단소재와 효성화학간의 첨단소재 분야 ‘투 톱’ 체제 = 효성화학은 지난 2013년 세계 최초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친환경 플라스틱 ‘폴리케톤’ 상용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규제가 강화되면서 대기오염 물질인 일산화탄소(CO)를 원재료로 하는 폴리케톤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효성그룹은 탄소섬유와 더불어 친환경 플라스틱 '폴리케톤'을 앞세워 탄소섬유와 투 톱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친환경 산업군에 폭넓게 활용해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높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