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천장 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원·달러 환율은 1375.4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370원을 넘은 건 지난 2022년 11월 10일(1377.5원) 이후 약 1년 5개월 만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2월부터 열 차례 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강달러' 압력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 한국과의 금리차도 당분간 2%포인트로 유지되게 된다. 금리차 축소에 따른 환율 하락 기대가 약화하는 것이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2일(현지시간)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106선을 웃돌기도 했다. 원화 가치는 유독 다른 통화보다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는 한국 경제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국가 경제의 위험을 가장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환율이다. 불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2일 오후 3시 55분 기준 달러 대비 주요 31개국 통화 가치의 변화를 의미하는 ‘스팟 수익률’ 비교에서 원화 가치는 지난달 29일 대비 2.04%
오는 12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현재 3.50%인 기준금리의 인하 시점이 주목받는 가운데 금통위원 일부가 교체되면서 통화정책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금통위는 이달 30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열린다. 또한 이달 20일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조윤제·서영경 위원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열려, 두 사람이 참석하는 마지막 금통위다. 국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금통위는 당연직인 한은 총재와 부총재를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된다. 비당연직 5명은 대부분 정부 기조에 순응하는 비둘기파로 구성된다. 전임 정권에서 임명됐지만 현 정부와 협의를 거친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전원이 경기 부양을 중시하는 현 정부의 인사로 채워지게 된다. 윤석열 정부 임기는 ‘금리 동결’의 시대를 걷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1월 0.25%포인트 인상한 뒤 2·4·5·7·8·10·11월과 올해 1·2월까지 9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해 왔다. 앞선 문재인 정부에서는 금리를 0.25%포인트씩 두 번 인상했다가 2019년 7월부터 내리기 시작했다.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투자자들의 손실에 대한 배상(사적 화해)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홍콩H지수 ELS를 대규모로 판매한 국내 주요 은행 6곳 모두가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 기준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권의 홍콩H지수 ELS 판매 잔액은 18조8000억원이며 이중 은행권의 판매 비중은 약 82%(15조4000억원)다. 금감원은 지난달 11일 은행·증권사 등 ELS 판매사 및 투자자 책임을 고려해 판매사가 홍콩H지수 투자자 손실의 0~100%까지 배상할 수 있는 분쟁조정 기준안을 발표했다. 은행권은 금감원의 기준안에 따라 평균 40% 안팎의 배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자율배상 절차 진행을 가속화해 손실이 확정된 투자자들의 배상비율을 조속히 확정하고 개별 합의를 거쳐 신속한 배상금 지급에 나설 계획이다. 자율배상 결정에 앞서 은행들은 ELS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고객 계좌를 체크하고 자체 배상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달부터 본격적인 조정 절차가 시작되는데 배상액만 최소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은행은 대부분 이 배상 추정액을 올해 1분기 대차대
‘최연소’ 금융지주 회장 후보, ‘82학번 출신'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대거 퇴임... 최근 금융권 CEO 인사의 특징은 ‘젊은 피’ 보강이다. 새로운 인사를 발탁해 안정보다는 변화를 추구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진앙지는 미래에셋그룹이다. 미래에셋그룹 창립 멤버이자 최장수 CEO로 꼽혔던 최현만 회장은 지난해 10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미래에셋증권은 김미섭·허선호 부회장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출범했다. 한국투자·NH투자·KB·삼성·메리츠·키움·대신·하이투자·SK증권 등 주요 증권사 가운데 10곳의 CEO가 교체됐거나 바뀔 예정이다. 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 내정자는 1967년생으로 국내 금융그룹 회장 중 가장 젊다. 금융권에서는 매년 ‘세대교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그런데 올해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업권에 드리워진 짙은 위기감 때문이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지난 12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올 한 해 은행업의 수익성은 떨어지고 리스크는 증가하는 어려운 한 해를 보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 회장의 위기감은 엄살이 아니다. 국내 은행권은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연체율 상승과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금융당국의 상
정부는 지난달 말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일본을 벤치마킹해 도입한 '기업 밸류업(가치 상승)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후 자문단 구성과 7년 만의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행동 지침) 개정 등 시장 참여자들의 '기업 밸류업'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밸류업 방안의 핵심은 상장회사의 ‘자본 효율성 제고’와 ‘주주환원 확대’를 통한 주가 부양이다. 미국 증시를 견인하는 7대 주요 기술기업 중심의 ‘매그니피센트7(M7)’이 있다면 일본에는 ‘7인의 사무라이’가 있다. 한국에도 M7, 7인의 사무라이가 나올 만한 기업 친화적 증시 환경을 만들 자는 것이다. 일본 증시는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만선을 돌파하며 ‘황소 장세(Bull Market)’를 이어가고 있다. 저금리와 엔저(엔화 가치 하락),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과 함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4월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배 미만인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그 결과 2022년 4분기 50.6%이던 일본의 저PBR 기업 비율은 지난해 3분기 45.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와 관련한 금융 당국의 배상안이 다음 주 발표될 예정이다. 투자 시점의 홍콩H지수가 만기시 30% 가량 떨어져도 원금이 보장되는 ELS 상품을 증권사가 운용하고 은행이 판매했다. 국내 금융회사의 홍콩 ELS 총 판매규모는 19조3000억원으로 올해 약 80%에 달하는 15조40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가장 큰 관심인 ‘배상’ 비율은 0%부터 100%까지 차등화될 것으로 보인다. 원금 100%를 배상받거나, 아예 못 받는 투자자도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ELS는 한때 ‘중위험, 중수익’ 투자처로 각광받던 국민 재테크 투자상품이었다. 하지만 홍콩H지수 대규모 손실 발생으로 금융권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여기서 다시 생각하게 하는 것이 있다. 위험을 동반하는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 손실을 금융회사나 정부가 배상해주는 것이 자본주의 원칙과 시장경제 체제에서 맞느냐는 것이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앞세워 금융사에 책임을 지우며 문제를 해결하려 드는 금융 당국의 태도가 옳은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되풀이되는 대규모 손실 사태 속에서 금융 당국이 시장경제 원칙을 훼손하게 되면 국가 경제 시스템 자체가 위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