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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단독] “멀쩡한 내 땅에 남이 공사”… 공무원 거짓말에 1년여간 뛰어다녀 진실 밝혀내

빌라 신축 위해 옆집 땅에 하수도 우회 공사… 구청 공무원 “여긴 빌라 땅이라 문제없어” 거짓말
J구청, 수십차례 민원 묵살… 민원인이 직접 뛰어다녀 본인 땅 증명

 

[FETV(푸드경제TV)=김수민 기자] 종로구에 살고 있는 회사원 정 모 씨는 지난 해부터 1년여간 J구청과 민원전쟁을 벌이고 있다. 공공하수관 이설 과정에서 정 씨의 토지가 침해받았지만 구청은 정 씨의 민원을 묵살했다. 정 씨는 스스로 자신의 토지가 침해 받은 사실을 입증했으며, 민원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이 거짓말을 한 사실도 밝혀냈다.

 

지난해 5월 정 씨의 건물 옆에 4채의 신축 빌라가 들어섰다. 신축 빌라가 들어설 부지에는 공공하수관이 묻혀있었다. 빌라건축주는 이 하수관의 길을 변경해야만 했다. 빌라건축주는 구청 담당자인 최 모 주무관과 협의해 임시 우회 하수관로를 설치했다.

 

정 씨는 임시 우회 하수관로가 설치된 부지가 본인의 땅이란 사실을 알았다. 이에 정 씨의 어머니는 J구청에 직접 찾아가 하수관의 원상복구를 요청했다. 하지만 최 주무관은 되려 “그 부지가 왜 할머니 땅이냐”며 핀잔을 줬다. 최 주무관은 "하수관로를 우회하기 위해 공사 중인 땅은 빌라건축주 소유의 땅"이라고 설명했다.

 

구청의 해명에 납득하지 못한 정 씨는 지난해 6월 19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다시 민원을 제기했다. 담당자인 최 주무관은 국민신문고 답변에서도 빌라건축주와 협의해 빌라 부지에 공사를 했다고 답변을 했다.

 

정 씨는 확실한 검증을 위해 대한지적공사에 문제가 되는 토지의 경계측량을 신청했다. 8월에 정 씨 소유의 토지라는 결과를 받았다. 구청이 빌라건축주의 땅이라고 하수로 변경허가를 내준 곳이 사실은 정 씨 소유가 맞은 것이었다.

 

정 씨에 따르면 최 주무관은 경계측량 직전까지도 “현장에서 경계측량 말뚝을 보고 공사를 진행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정 씨는 최 주무관의 부당한 업무처리에 대해 J구청 감사실에 민원을 넣었다. 민원에는 크게 세 가지 불만을 담았다. 첫째 최 주무관은 왜 거짓말을 했는가(빌라건축주의 부정청탁이 있던 것은 아닌가). 둘째 어머니가 직접 J구청을 찾아갔는데 왜 민원을 묵살했는가(정 씨는 어머니가 직접 구청을 방문했다고 했지만, 최 주무관은 구청 감사실에 민원자체가 없었다고 했다가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관에게는 전화로만 문의가 왔다고 번복했다). 셋째 어떻게 공사 지시 공문이 발송되기 전에 공사가 시작됐는가(임시 하수관 공사 시점은 5월이지만 공사 지시 공문은 7월에야 발송됐다).

 

공사 부지가 본인의 땅임을 입증하기 위해, 정 씨는 1년간 국민신문고에 11회, J구청 생활불편신고 3회, 감사실에 36번의 민원을 넣었다.

 

민원에 대해 J구청 감사실은 “공사하던 하수관 부지는 이전해서 매설했으며 최 주무관의 실수로 결론 내렸다. 부정청탁은 없었다”며 “정 씨의 어머니가 찾아온 적은 없었다. 전화상으로 민원을 받았을 뿐이다”라고 반복해 답변했다.

 

민원인 정 씨는 “만약 직접 내가 나서서 경계측량을 하지 않았다면 꼼짝없이 땅을 빼앗겼을 것이다”며 “최 주무관의 계속되는 거짓 증언, 민원에 대한 묵살이라는 일련의 과정이 자신의 토지를 뺏기 위한 ‘고의적 행동’이라 생각된다. 백번 양보해 실수라고 해도 최 주무관을 비호하는 감사실의 태도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씨는 11월 26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최 주무관을 신고했다. 권익위는 올해 4월 26일 ‘피신고자가 자신에게 부여된 업무에 대한 법령 및 처리절차 등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고 직무를 수행하고 민원인의 민원을 정직하게 처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 주무관의 위반사실을 확인했다.

 

권익위의 조사 과정에서 최 주무관은 “민원인을 속이기 위해 거짓말 한 것 맞습니다. 경계확인은 없었습니다. 현장에 나가보지 않았습니다”고 자백한 사실도 확인됐다.

 

권익위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공무원 행동강령’ 제4조(직무수행의 기본자세) 및 제11조(업무 전문성 등) 규정을 위반한 사실로 J구청의 감독기관인 서울특별시청으로 행동강령 위반사실을 통보했다.

 

 

한편 J구청은 최 주무관에게 주의·경고 수준의 경미한 징계를 내렸다. 현재 최 주무관은 J구청 감사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최 주무관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최 주무관은 “내 실수로 하수관 공사에 문제가 생긴 점은 인정한다”며 “결과적으로 임시 하수관을 이전했기 때문에 정 씨의 금전적인 손실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의 직접적인 보상요구가 없었다”며 “만약 피해보상을 요구했다면 ‘국가배상제도’를 이용하도록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문이 발송되기 2달 전에 공사가 시작된 것에 대해 최 주무관은 “하수관 공사를 하려면 '하수시설물공사' 공문이 나와야 한다. 이런 종류의 공문이 1년에 300여건이 넘게 나온다. 매 공사마다 공문을 보내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5월에 구두상으로 기초공사를 지시했고 본 공사는 6월 30일에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민원인이 제기한 청탁 의혹에 대해서 “실제 빌라건물주와는 한 차례 만났을 뿐이다. 임시 관로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건축소장과 빌라가 들어올 부지, 임시 관로의 진행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을 뿐이다”라고 일축했다.

 

한편 정 씨는 민사와 형사 소송을 진행중이다. 민사고발로는 J구청장, 최 주무관, 빌라건축주와 시공업자에게 고발을 접수한 상태다. 형사고발로는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죄로 최 주무관을, 주거불법침입으로 빌라공사업자를 고소했다.

 

해당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정 씨측 문효정 변호사는 민사소송에 대해서 "손해배상액은 3000만원으로 소송을 제기했다"며 "입증자료도 풍부하기 때문에 법원의 인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