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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현대차 '실리파' vs 한국지엠 '강경파'...신임 노조지부장의 엇갈린 성향

‘실리파’ 현대차 이상수, 박빙 당선…임금 투쟁보다 고용 안정 중시
강성 성향 한국지엠 김성갑, 내년 1분기 사측과 교섭 이어갈 듯

 

[FETV=김창수 기자] 현대차와 한국지엠의 노동조합을 이끌어갈 새 지부장이 확정됨에 따라 앞으로의 향방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리파’로 분류되는 현대차의 이상수 지부장이 박빙의 차이로 당선되면서 현대차 노조는 임금 협상보다 고용 안정에 집중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달리 강성 성향의 김성갑 지부장이 선출된 한국지엠 노조는 올해 마무리하지 못한 사측과의 교섭이 숙제로 남아 있다.

 

현대자동차 제8대 노조 지부장에 당선된 이상수 신임 위원장은 내년 1월1일부터 2년간 임기를 시작한다. 1988년 입사한 이 당선자는 실리·중도 노선의 현장조직인 '현장노동자' 의장으로 2009년 3대 집행부에서 활동한 바 있다.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5만552명 중 4만3755명(투표율 86.6%)이 참여했으며 강성 성향 문용문 후보와의 격차는 405표(0.93%)에 불과했을 정도로 근소했다.

 

그간 강경 투쟁 위주였던 노조 기조가 노조원 전체의 실익과 노동 안정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한 전통 자동차 제조사에서 미래차 중심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과 사측과의 노사관계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당선자는 ▲호봉 승급분 재조정·61세로 정년 연장·해외공장 유턴(U-Turn) 등 4차 산업대비 고용불안 해소 ▲조합원 고용 안정 ▲합리적 노동운동으로 조합원 실리 확보 ▲장기근속 및 특별채용 조합원 차별 철폐 ▲투명경영 견인 ▲여성조합원 처우 개선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특히 미래차 시대를 앞둔 상황에서 노동자 수가 줄어들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4차 산업 대비 고용불안 해소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한 것이 조합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당선자는 "당선의 즐거움을 느끼기보다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챙겨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지엠의 신임 노동조합 지부장으로는 강성 성향의 김성갑 후보자가 선출되면서 노사 교섭 전망을 다소 어둡게 하고 있다. 노조의 중단 통보로 연내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 한국지엠은 내년 1분기에나 교섭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 당선자는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중대한 고비인 2021년 말까지 향후 세 차례 교섭을 책임지게 됐다.

 

김 당선자는 선거 당시 한국지엠의 생존을 위해 국내 공장을 전기차 등 친환경차 생산기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산업은행, 시민사회 등과 함께 ‘미래차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부평 2공장 창원공장 발전 방안 마련 ▲임금인상 ▲단체협약 원상회복 ▲정년연장 ▲조합원 처우 개선 등의 공약도 내세웠다.

 

김 당선자는 1986년 한국지엠 전신인 대우자동차에 입사했다. 사측의 정리해고에 맞서 쟁의에 나섰다가 두 차례 부당해고를 당했고 이후 복직되기도 했다. 다만 같이 결선 투표를 치른 안규백 후보자에 비해서는 중도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조는 올 임협에서 기본급 5.65% 인상과 통상임금 250% 규모의 성과급, 사기 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을 제시했다. 사측은 임금 인상 대신 신차를 구입 시 차종별로 1인당 100만~300만원의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복지 확대 카드안을 내놨다.

 

앞으로 김 지부장은 올해 마무리하지 못한 임협을 포함해 세 차례나 교섭을 책임져야 한다. 26대 집행부의 임기는 2021년 말까지로 그해 임협까지 김 지부장의 몫이다. 통상 두 차례의 교섭을 책임지는 다른 집행부와 달리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며 생산차질을 빚을 경우 사업 안정화가 멀어질 우려가 높다. 한국지엠의 한 관계자는 “노사간 대립이 없는 짧은 기간에나마 판매나 생산에 문제가 없도록 노력 중”이라며 “트레일블레이저 생산을 위한 준비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