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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화학·반도체, "인력스카웃전쟁 전선이 사라진다"

화학업계, 최근 인재영입 큰 이슈로 부각돼
완성차업체 출신 인재 영입경쟁에 열 올려
유럽·중국도 전문인력 영입에 발 벗고 나서

 

[FETV=박광원 기자] 최근 업계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인력 유출 소식이 알려지며 인재영입이 핵심 화두로 등장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두 업계는 소송까지 불사르며 진흙탕 싸움을 예고했다. 업계 간 인재영입으로 인한 갈등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과거부터 동종 업계 간 인재영입 경쟁은 치열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중국 등에서 배터리 관련 전문 인력에 대한 스카우트 경쟁이 활발하다는 소식이다.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 LG화학의 배터리관리시스템 관련 인력 3명은 스웨덴 볼보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2년 동안 LG화학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이동한 인력은 76명으로 밝혀졌다.

 

국내 화학업계들은 우수 인재 확보에 전면적으로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2014년에 우수 인재 발굴 및 채용을 전담하는 인재확보팀을 신설해 인재 발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또 전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을 비롯해 현재 LG화학 부회장인 신학철 LG화학 부회장부터 임원들까지 참여하는 글로벌 인재채용 행사도 매년 개최하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험정신이 강한 인재를 데려오겠다"며 글로벌 인재영입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신 부회장은 실제로 올해 안에 미국과 일본 등에서 채용행사를 직접 주관할 계획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업체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초부터 전기차 배터리 분야서 대규모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 중이다. 헝가리, 미국 조지아주, 중국 등 배터리 공장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면서 채용규모는 최소 1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최근 배터리 전문가 모셔가기 바람이 거세지고 있어 전문인력 유지와 새로운 인재 발굴에 총력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도 김승연 회장이 2019년 신년사에서 “새 성장동력의 엔진이 될 특급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인재 확보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한화케미칼은 이미 2017년 캠퍼스 연구소 설립을 통해 우수 인재를 미리 확보하려는 기조도 세웠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시스템 반도체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박용인 시스템LSI개발실 실장(부사장)은 “인재 육성이 가장 중요하고 당장 없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며 “제가 하는 일 가운데 3분의 1을 인재 육성과 찾는 일에 쏟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임원진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시스템 반도체 인재 접촉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업체나 경쟁사인 SK하이닉스로 이직하는 인사에 대한 법적절차를 단행해 인재 유출에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에 대한 영업비밀이 경쟁사에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선택이다.

 

배터리사업을 향유하는 화학업계는 완성차업체 출신 인재 영입경쟁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배터리를 신사업으로 지목하고 관련 사업에 투자를 예고한 바 있다.

 

한편, 국내 업체들은 인재 영입경쟁에 비해 인재 육성에 대한 관심은 저조한 편이다. 장학금으로 대변되는 지원을 통해 인재를 육성하는 것은 불확실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업체에 '계약학과'를 통한 인재 육성을 권장하고 있지만, 정부의 권장사항일 뿐 정부가 강제적으로 업체와 대학에 종용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업계 자체의 인재수요가 높은 상황이지만, 시장 자체가 성숙되지 않은 만큼 전문성을 갖춘 인재 자체가 부족해 각 업체들은 혹시나 모르는 인력 유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체에서 인재영입을 선호하는 이유는 훈련과정이 필요없고 현장에 즉시 투입이 가능하며 보장된 만큼의 업무를 해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