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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LG전자, 제품 혁신 대신 인건비 절감?

하이퐁 캠퍼스 이전…인건비 절감 및 수익성 개선 노려
글로벌 경쟁력 제고 미지수…스마트폰 ‘혁신’이 관건

 

[FETV=김수민 기자] LG전자가 국내 스마트폰 생산 중단을 공식화했다. 연속 적자의 수렁에 빠져있는 스마트폰 사업을 구출하기 위한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의 특단의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혁신을 잃은 LG전자가 인건비 절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업계의 불안한 전망이 남아 있다.

 

지난 25일 LG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경기도 평택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LG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 이전하고, 평택 스마트폰 생산인력은 창원 생활가전 생산 공장으로 재배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조치는 LG전자 MC사업부에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LG전자의 MC사업부는올해 1분기까지 16분기 연속 적자가 전망된다. 누적 적자만 3조원을 넘겼다.

 

LG전자는 국내공장 철수의 이유로 ‘수익성 개선’과 ‘글로벌 경쟁력’을 들었다. 베트남 하이퐁 공장은 한국 대비 8분의 1 수준의 저렴한 인건비가 강점이다. 당장 생산비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 효과는 뚜렷하다. 이를 반영한 결과로 25일 LG전자의 주가는 약 4% 상승한 7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또 LG전자는 하이퐁에서 생활가전,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스마트폰 등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제품 간 시너지를 내는 것도 가능하다. 베트남 제3의 도시이자 항구도시라는 지리적 이점도 존재한다.

 

다만 ‘글로벌 경쟁력 제고’의 측면에서는 미지수다.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록 디스플레이 결함 등 일부 문제가 발생했지만, 업계를 선도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LG전자의 대응책은 ‘듀얼 디스플레이’다.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비록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이 “(LG전자는)폴더블 디스플레이보다 한 차원 높은 롤러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기술력을 자신했지만, 혁신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는 LG전자다.

 

IT업계에서 혁신의 부재는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지속적인 사업부진의 수렁에 빠진 LG전자가 결국 스마트폰 사업을 내려놓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스마트폰 사업의 철수는 통신·제조 등 여타 LG계열사에 미칠 여파도 지대하다.

 

생산비용 절감으로 경쟁력 제고를 노린 상황에서,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이 지속되거나 적자폭이 커진다면 LG전자는 더 이상 손쓸 도리가 없게 된다. 베트남으로의 공장 이전이 당장의 수익성 개선에는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LG전자에게 필요한 것은 ‘혁신’이다. 이번 결정 역시 LG전자의 입장에선 배수의 진을 둔 결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