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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HBM' 승자독식 예상…SK하이닉스·삼성전자 2파전

HBM 시장, 기술 경쟁력 갖춘 기업이 이익을 얻는 구조로 예상
고대역폭메모리 양산, 질적 성장과 경쟁력 관건 포인트

 

[FETV=허지현 기자] 올해 주목해야 할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반도체'가 떠오르면서 시장 선점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D램(DRAM)이 질적 성장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이 경쟁력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올해 HBM 시장은 기술 경쟁력을 갖춘 업체가 이익을 가져가는 '승자독식' 구조 가능성이 높다. 그 중 경쟁력 및 기술력이 모두 탄탄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중심 2파전 독과점 공급구조를 예상하고 있다.

 

과거 D램 관련 업체들은 클린룸 확보를 통한 범용 메모리 생산능력 증설에만 치중했다면, 최근 D램 시장은 평균판매단가(ASP)가 범용 제품 대비 5~7배 이상 높은 고부가 스페셜티 디램 중심으로 신규 증설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질적 성장으로 전환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이렇게 되면 범용 D램 공급축소로 가격 협상력도 높아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은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한 880조원 규모로 확대되고, 4년 후에는 2배 성장 (1700조원)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850개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중 점유율 65%를 차지하는 아마존 (AWS), 마이크로소프트 (MS), 구글 등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접목한 AI 서비스 고도화와 월 사용료 (20~30) 구독을 통한 점유율 확대 경쟁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11일(현지시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인공지능(AI) 시대를 선도해 나갈 차세대 반도체 제품들 또한 대거 선보였다.

 

또 삼성전자의 반도체의 경쟁력을 한 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게 온디바이스 AI용 D램, 차세대 스토리지용 낸드플래시 솔루션, 2.5·3차원 패키지 등 차세대 기술 경쟁력을 강조했다. 이날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 부사장은 차세대 반도체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 부사장은 행사장에서 이뤄진 기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올해 HBM의 캐팩스(시설투자·CAPEX)를 2.5배 이상으로 늘렸다"며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의 철학은 시장의 높고 낮음에 따라서 캐팩스를 변화하는 과거의 형태는 맞지 않다는 것이어서 작년 어려운 시황에도 캐팩스를 상당히 높게 유지했다. 선단 공정 전환 가속화를 통해 미국 서버 시장 점유율 50% 이상 하겠다는 내부적인 목표가 있다"고 전했다.

 

한 부사장은 "2~3년 뒤 삼성전자가 HPC(고성능 컴퓨팅), 생성형 AI 시대에 파운드리와 메모리의 융합을 통한 강자가 될 것이라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서버 고객들이 기존 메모리 설계와 파운드리 로직 공정을 적용하는 등 HBM의 커스터마이즈(맞춤형) 솔루션에 대한 언급을 시작했다"며 "삼성전자는 메모리, 파운드리를 동시에 갖고 있는 세계 유일의 반도체 회사로, 꿈에 그리던 시너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부사장은 이어 "HBM 뿐 아니라 고객들과 LPDDR(저전력 D램), CXL(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 등에 대한 초기 논의를 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형태의 아이디어들이 2~3년 내에는 가시화되고 본격적으로 개화될 것으로 보여 솔루션 적기 개발을 통해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3년 내 시가총액을 200조원으로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바 있다. 현재 대비 2배 높은 수준으로, 인공지능(AI) 메모리를 성장 동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메모리 사업 패러다임도 소품종 대량 생산에서 고객 맞춤형 수주 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같은 목표는 AI용 메모리 시장 수요에 따라 회사가 지속 성장할 것이란 판단에 기인했다. AI용 반도체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라는 차세대 메모리가 적용되는데, SK하이닉스는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수요가 높은 HBM2E·HBM3 등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이날 AI 메모리 경쟁 우위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고객 맞춤형 메모리 플랫폼' 전략도 발표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AI 시스템 발전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다변화된 고객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곽 대표는 “가령 어떤 고객에게는 용량과 전력 효율이 중요할 수 있고, 또 다른 고객은 대역폭과 정보처리 기능을 선호할 수 있다”며 “회사의 AI 메모리 기술력과 연구개발(R&D) 역량을 각 고객 요구에 최적화 하기 위한 플랫폼”이라고 부연했다.

현재 HBM이 이같은 플랫폼 전략에 가장 걸맞은 제품으로, 지금까지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이었던 메모리 제조 형태를 고객 맞춤형 수주 사업으로 전환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HBM은 일반적인 D램과 달리 엔비디아·인텔·AMD 등 고객별로 요구하는 사양이 달라, 사업 수주 후 설비 투자와 반도체 공장(팹) 가동이 이어진다. 메모리 재고 등 공급과 수요 변화에 따른 '반도체 사이클' 주기도 한층 변화 무쌍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곽노정 SK 대표이사는 "HBM 경쟁력은 꾸준히 기술적으로 성장했던 것과 고객과의 밀접한 협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과 소통·협업"이라며 "SK하이닉스의 이번 조직 개편처럼 HBM 관련 내부 역량을 한군데 결집하고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경쟁력을 가속화하는 전략을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HBM은 패키징 공정기술과 실리콘관통전극(TSV) 공정 난이도가 높아 개발과 실제 양산은 별개의 이슈로 판단돼 내년 마이크론은 HBM3E 실제 양산 후 수율 확보와 양산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며 “따라서 내년 HBM 시장은 기술 경쟁력을 갖춘 업체가 이익을 가져가는 승자독식 구조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