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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영화 ‘베테랑’ 속 갑질이 현실로...하청업체사장 ‘자살’ 부른 태림그룹

매출단가 속이고 추가비용 전가外 낮은 운송료에 과적강요...하청업체들에 '갑질' 만연
하도급법 위반행태로 골지생산등 상당수 하청업체들 불공정행태로 공정위 신고 ‘봇물’
동선상운 배 모대표, 운임 갑질에 인격모독까지...갑질에 시달리다 결국 극단적 선택해
동선상운 일부기사들 “영업총괄 이 모전무에게 폭언에 재떨이 등 폭행 당했다” 주장도
경영진 견제 상근감사 모두 신한은행 출신들...재무부사장엔 금감원 전국장 ‘로비’ 의혹
일각, 금감원 출신 선임 두고 ‘신분세탁’ 의구심...신한은행은 자금지원 등 '공생관계(?)'

[FETV=김양규 / 임재완 기자] 골판지 및 골판지 상자 전문 생산업체인 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 등을 주요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는 태림그룹의 하청업체에 대한 갑질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하청업체들에게 매출단가를 속이거나, 하도급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심지어 원청업체가 책임져야 할 장비지원 및 운송, 공장수리비 등 각종 운영비용을 전가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또한 이동통신사들로부터 기지국 설립 및 이용료를 받는 사실을 숨긴 채 기지국 설치로 인해 발생한 전기료는 하청업체에 전가하는 등 반 사기행각도 서슴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본지 11월 12일자 참조 [단독]단가 ‘속이고’ 대금 ‘떼먹고’ 책임전가까지...태림그룹의 ‘슈퍼급(?) ’ 갑질>

 

특히 최근 골판지 운송을 위해 하도급계약을 맺어온 화물운송업체 사장이 하도급단가 후리기로 인한 적자 확대에 태림측의 영업담당 임원에게 욕설과 폭행 등 인격적 모욕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태림그룹의 하청업체에 대한 불공정거래행위는 물론 운송업체 대표의 자살이 하도급대금 지연 등 갑질과 인격적 모독 등 인과관계가 성립될 경우 형사처벌도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외에도 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의 경영진에 대한 견제역할을 하는 상근감사직에 주거래 은행 출신이 모두 선임돼 맡고 있으며, 심지어 지난해 퇴임해 공직자윤리법(공직자 재취업) 3년 제한규정을 적용 받는 금융감독원 국장이 태림페이퍼의 부사장으로 선임, 재무총괄을 맡고 있어 이른바 ‘로비게이트’ 등 적잖은 의구심마저 자아내고 있다.

 

태림그룹은 지난 2015년 사모펀드인 IMM PE가 인수, 이 펀드가 출자해 만든 회사인 트리니티원이 최대 대주주다.

 

■비용전가 및 낮은 운송료에 과적, 폭언까지...'도 넘는'갑질에 운송하청업체 대표 자살 불러

 

15일 법조계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태림과 골판지 운송과 관련 태림페이퍼 등과 하도급계약을 맺어온 동선상운의 사장인 배 모씨가 자살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선상운의 사장인 배 모씨는 30년간 화물운송업에 종사했으며, 태림측과 골판지 및 상자, 원지 등 생산물 운송업무를 맡아왔다.

 

동선상운의 한 관계자는 “태림페이퍼는 안산공장, 마산공장, 의령공장, 정읍공장 4곳에서 박스 원지를 만드는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공장에서 생산한 원지를 전국 태림 계열사로 운송해주는 사업은 동선상운이 맡아왔다”면서 “동선상운의 배 대표는 태림포장이 사모펀드로 넘어가기 전부터 운송사업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태림포장이 사모펀드로 넘어간 후 운송비를 마음대로 깎고 과적을 강요해왔다”면서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일거리를 주지 않겠다고 협박하는 등 횡포가 이루 말할 수 없없다”고 토로했다.

 

태림의 생산물 운송을 맡고 있는 동선상운 내에서는 배 모대표가 자살한 이유를 두고 태림페이퍼의 이 모 전무를 특정하고 있다.

 

동선상운 한 관계자는 “태림의 모든 영업업무는 이모 전무가 총괄하고 있다”라며“ 배 모대표가 자살한 것도 이 모전무로부터 운송비 단가 인상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심한 욕설 등 인격적 모욕을 심하게 받았기 때문이란 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장 힘은 것은 과적을 강요한다는 것으로, 원지가 매일 계열사로 운송되는데 적재물이 초과돼 싣을 수 없다고 하면 이 모 전무가 차(용차)를 보내라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은 운송 하청업체가 내야한다”고 지적했다.

 

즉 운송하청업체 차량으로는 어려운 용량을 운반하도록 하고, 과적이라 어렵다고 하면 용차를 주문해 싣도록 한 후 추가 비용은 운송업체에 전가해 손실을 입혀온 셈이다.

 

이 같은 갑질로 사모펀드가 인수하기 전 동선상운 소속 지입차량이 4개 공장서 200여대가 운행했으나, 현재 불과 80여대 정도가 운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선상운 한 화물기사는 “동일한 운행지인데도 (태림측이)운송비를 제멋대로 책정한다”면서 “이에 문제를 제기하면 할려면 하고 말라면 말라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배 모대표가 운전기사들이 과적강요 및 낮은 운송료 등으로 잇따라 그만두자 태림페이퍼의 모 부사장을 지난달 말에 직접 찾아가 운송료 인상을 요구했는데 부사장은 한달전인 9월 말에 운송료 인상을 결정했다고 답변했다고 한다”면서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자 이 모전무에게 부사장은 해명을 요구했고, 이에 이 모전무가 배 모대표에게 대화하자고 불러낸 뒤 쌍욕과 물건(재털이)을 집어던지는 등 극심한 폭언과 폭행을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배 모대표의 '극단적 선택' 왜?...운송료 갑질로 적자확대에 폭언 등 인격모독 ‘중론’

 

배 대표는 이 모전무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한 후 사무실에서 나오다가 쓰러졌다. 이후 안산 고대병원 응급실에 실려가 응급조치를 받고 퇴원했으나, 집으로 귀가하던 중 농약을 구입,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선상운 한 관계자는 “화가 나는게 이모 전무가 인상된 운송료를 제대로 지급했다면 이처럼 문제가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일부 운전기사들은 기름값과 차량할부값도 못 갚아 차를 판다. 이에 일반짐 일이라도 해야한다고 회사를 나가는 사람도 많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어쩔수 없이 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량의 적재기준보다 초과하는 물량 배송을 요구하고, 어려울 경우 10~15만원 정도 더 비싼 용차를 요구하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서 “배 모대표가 이로인해 발생한 적자를 막아왔고, 한달 적자가 3000만원이 넘는 걸로 안다”고 토로했다.

 

또 과적 요구는 물론 영업실적 보고를 위해 무리할 정도로 운전기사들을 새벽내내 대기시키는 등 이로인한 졸음운전 사고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선상운 한 화물기사는 “생산이라는 명분하에 가능하지 않은 일을 시킨다. 운반비 책정도 어느 정도 맞게 해줘야하는데 기사들 차 팔정도로 만드는 그런 갑질을 한다”면서 “어제만 해도 새벽에 8대 차가 운송 출발 했다. 졸음사고 나면 기사책임이다”고 말했다.

 

이어 “태림 사장이 운반비 올려주라고 했을 때 바로 올려줬으면 배 사장이 왜 자살했겠느냐”며서 “이 모전무가 운송쪽은 총괄하고 관장하며 갑질 한다. 페이퍼쪽도 분명히 이전무가 한 것이란 말도 나온다”고 주장했다.

 

태림측은 이 모전무의 갑질로 자살사건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되고 있음에도 며칠간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최근 김영식 사장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정읍서 두 번이나 일이 있었다. 과적 강요로 화물노조 가입한다고 하니까 배 사장과 태림 직원이 향후에는 과적강요 안하고 부분적인 운송오더 몰아치기 안하겠다해서 잠시 운행 중단한 것을 풀었다”면서 “그러나 일주일도 채 안돼 원상태로 돌아왔고, 배 사장 자살 이후 정읍서 하루 운행 안하자 이 모전무가 찍혔다고 한다. (운전기사들끼지)이번일 끝나면 짐 싸서 다른 곳으로 가자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배 모대표는)화물차로 먹고사는 사람인데 농약을 먹고 자살할 정도면 얼마나 수치심이 컸겠는가 싶다”면서 “이 모전무는 문책 없이 회사 잘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유는 배 대표 자살과 회사측에서 운송업체를 섭외건 등 이래저래 정신없어 그냥 흘러가는 같다”고 말했다. 13일 기준 태림페이퍼는 여전히 인상된 운송료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공정위 신고 봇물등 경영진 견제 상근감사 모두 신한은행 출신...재무부사장엔 금감원 전 국장 ‘의구심’  

 

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 등은 골판지 및 골판지상자의 생산 업무를 위탁한 아산패키지 및 우리팩과 수지업무를 위탁한 청도 등 상당한 수의 하청업체로부터 하도급법 위반으로 공정위에 제소당한 상태이며, 민형사상의 소송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하청업체들에 대한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 경영진의 행태에 내부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갑질 등 경영진의 행태를 견제 감시하는 상근 감사직에 모두 주거래은행인 신한은행 출신들이고, 공직자윤리법(재취업) 3년 제한규정을 받고 있는 금융감독원 국장 출신이 재무담당 부사장으로 선임돼 있다는 점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전직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태림은 제조업이라 공직자윤리법 재취업 3년 제한규정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것 같다”면서 “상근감사 모두 신한은행 출신이고, 생뚱맞게 제조업체에 금융감독원 국장 출신이 부사장으로 선임돼 있다는 건 아무래도 로비게이트가 아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상근감사 모두 신한은행 출신이라면 투자 및 대출과 같은 자금지원 등 태림과 신한은행간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다”며 “특히 금감원 국장 출신이 재무담당 부사장으로 선임돼 있는 것은 대주주가 사모펀드라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이며 신분세탁용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생긴다”고 해석했다.

 

현재 태림포장의 상근감사에는 함상철 전 신한은행 CIB영업본부장이, 태림페이퍼의 상근감사에는 박현태 전 신한은행 신사중앙지점장이 맡고 있으며, 태림페이퍼의 재무담당부사장에는 김재춘 전 금감원 외환감독국장이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