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최대 순익, 5대 은행 증가세 넘어서...1조원 육박 이자수익 큰 역할
덩달아 뛴 연체율·NPL비율 고민...대출 포트폴리오 전반 '건전성 개선' 시급
[FETV=권지현 기자] 출범 6주년을 맞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은행권 '최대 실적' 행렬에 합류했다. 반기 기준 순익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1조원에 육박한 이자수익이 큰 몫을 했다.
하지만 은행권 최고 수준으로 뛰어오른 연체율(1개월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고민거리로 남았다. 올해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을 더 늘려야 하는 데다, 4분기 새 대출 상품 출시도 앞두고 있어 건전성 개선을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 상반기(1∼6월) 당기순이익 1838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전년 동기(1238억원)보다 48.5% 급증한 규모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을 넘어서는 증가세다. 경남은행 등 지방은행은 이미 제쳤다. 6월 말 기준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순익은 각각 1613억원, 1417억원으로 카카오뱅크보다 수백억원가량 뒤처졌다. 카카오뱅크의 성장세에 대해 박선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당초 인터넷은행으로서 은행산업 내 기대했던 '메기' 역할을 넘어 '청어'로 변모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순익 증가는 대출 성장이 이끌었다.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대출 잔액은 지난해 26.8조원에서 올해 33.9조원으로 26.5% 늘어났다. 이에 이자수익은 9461억원을 기록, 1년 전(5571억원)보다 69.8% 급증했다. 수신 확대에 이자비용도 덩달아 뛰었지만, 인터넷은행이 출범 6년 만에 1조원에 육박한 이자수익을 거둔 점은 고무적이다.
문제는 연체율이다. 카카오뱅크의 6월 말 연체율은 0.52%로 1년 전(0.33%)보다 0.19%포인트(p) 상승했다. 반기 기준 최고치로, 2021년 6월 말 0.20%였던 점을 감안하면 2년 새 배 이상 뛰어오른 수치다. 지난 3월 말(0.58%)보다 0.06%p 개선됐지만 2분기 연속 0.5%대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연체율 0.5%를 넘어선 곳은 광주은행(0.71%), 전북은행(1.07%) 정도로, 지방은행은 비수도권 중소기업 경영난과 부동산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아 지난 1년 새 건전성이 급격히 나빠졌다.
연체율 증가와 더불어 고정이하여신(NPL)비율도 올랐다. 'NPL'은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부실채권을 뜻한다. 카카오뱅크의 6월 말 NPL비율은 0.42%로 1년 전(0.27%)보다 0.15%p 상승했다. 지난 3월 말(0.43%)에 이은 2분기 연속 0.4%대 기록이다. 특히 부실채권 중 '회수의문' '추정손실' 금액은 1년 새 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카카오뱅크가 건전성 개선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인터넷은행 연체율 악화의 주범으로 꼽혀온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의 경우 카카오뱅크는 작년 6월 말 22.2%에서 올해 27.7%로 1년간 5.5%p 늘었다. 이는 전년도 증가분(11.6%p)의 절반을 밑도는 수치다. 하지만 연체율 상승폭은 작년 6월 말(0.13%p)보다 외려 0.06%p 늘었다. 카카오뱅크가 대출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건전성 관리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대출 성장 일등 공신인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년 새 대출 잔액이 7.1조원 늘었는데, 이 중 주담대 잔액 증가분이 5.3조원으로 74.6%에 달한다. 카카오뱅크 주담대 금리가 연 3%대 후반~4%대 초반으로 다른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올해 2분기(4~6월)에만 잔액이 3조원 이상 급증한 점은 부담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대출 성장 목표를 당초 10%대에서 최소 30% 중반으로 상향조정하고 4분기엔 중고자동차 오토론도 출시한다는 계획이어서, 연체율 관리 강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일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 경기 상황과 시장 금리 상황은 불확실성이 있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한 대출 포트폴리오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등을 통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연체율이 (전분기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해지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하반기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해 여신 확대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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