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수식 기자]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제로 슈거’ 소주로 한판 붙는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즐겁게 건강관리를 한다는 의미를 가진 ‘헬시 플레저’가 인기다. 동시에 식음료업계에 과당을 쏙 뺀 제품이 연이어 등장했다. 최근에는 소주에까지 그 영역이 확장되는 모양새다.
'제로소주' 전쟁의 시작은 롯데칠성음료였다. 지난 9월 희석식 소주, ‘처음처럼 새로’를 선보였다. 새로는 초반부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으며 고공행진 중이다. 소주 업계 1위를 공고히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도 움직였다. 진로를 ‘제로 슈거’ 콘셉트로 리뉴얼한다. 오는 1월 9일 출시 예정이다.
업계 1위를 더 굳건히 다지려는 하이트진로와 그 격차를 줄여 나가려는 롯데칠성음료의 새로운 한판이 곧 시작된다. 하이트진로는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진로를 ‘제로 슈거’ 콘셉트로 리뉴얼 하면서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제로 슈거’ 콘셉트의 리뉴얼 제품은 당류를 사용하지 않고 하이트진로의 98년 양조기술로 진로 본연의 맛을 유지했다.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 알코올 도수를 16도로 낮춰 깔끔하고 부드러운 목넘김을 한층 강화했다.
진로는 국내 대표 소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4월 출시 이후 매년 판매량이 증가했다. 올해 1월~11월 누적 판매량은 전년대비 약 5% 증가했으며, 출시 이후 현재까지 약 14억병이 판매됐다. 하이트진로 측은 “1초당 약 12병이 팔린 셈으로 매년 판매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는 제로 슈거 소주 새로를 론칭,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유흥지점은 물론, 편의점, 슈퍼 등 유통 채널에서 상한가를 치고 있다. 수치로도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지난 9월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680만병을 돌파하더니, 한 달 정도 더 지나자 1400만병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유흥채널로 판매처 확대 중이라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의 판매량은 우상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끝 맛이 깔끔하고 칼로리가 상대적으로 낮아 젊은 층에 반응이 우호적이다”라고 말했다.
새로는 출시와 동시에 하이트진로의 ‘진로 이즈백’과 비교됐다. 여러 면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먼저, 소주하면 떠오르는 녹색 병의 이미지를 과감히 깨고 진로는 푸른색 병에, 새로는 투명한 병에 소주를 담았다. 또 있다. 진로가 두꺼비를 내세웠다면, 새로는 구미호를 브랜드 엠베서더로 앞세웠다.
캐릭터를 앞세운 마케팅도 활발히 진행했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어른이 문방구를 콘셉트로 ‘두껍상회’를 열었다.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도시 순회 후, 지난해 말 다시 한 번 서울 강남에 문을 열어 큰 인기를 끌었다.
롯데칠성음료도 구미호 캐릭터를 전면에 세웠다. 이름도 지었다. 소주 이름 ‘새로’와 ‘구미호’를 합쳐 ‘새로구미’이다. 가상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콘텐츠 ‘소주 새로 탄생 스토리’는 공개 한달여 만에 1500만뷰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하이트진로가 선수 교체를 선언했다. 진로 이즈백 대신 제로 슈거 소주를 내놓으면서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되는 것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현재 새로의 인기가 상당하다.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승승장구 중이다”라면서도 “진로는 이미 대중성에서 앞서있다. 새로운 제품이 많은 관심을 끌 거라는 건 자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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